[효성적 일상] 식품 포장용 필름과 신소재 포칼(POKAL)
포장은 언제나 불필요한 걸까요? 우리가 무심하게 뜯어서 버리는 것, 우리는 포장을 가볍게 생각합니다. 계륵처럼 취급하기도 합니다. 단지 제품을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그 포장의 대상이 식품이라면, 약이라면 결코 불필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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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 없이도 오래 보존되는 포장의 비밀
우리가 흔히 즉석식품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공기와 세균을 완전히 제거한 후 단층 플라스틱 필름, 금속박 또는 이를 여러 층으로 접착하여 제작한 용기에 담아 만드는데요. 이런 식품 포장재를 사용하게 된 것은 1980년대부터입니다. 손쉽게 먹을 수 있는 3분 요리 시리즈를 시작으로 즉석밥, 죽 그리고 현재의 가정간편식까지 모두 다층 식품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어요. 이런 다층 식품 포장재가 사용되는 이유는 기체 차단성, 내충격성, 차광성 등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재질이 없기 때문입니다.
즉석밥을 예로 들어 볼까요? 즉석밥은 상온 보관 시 유통기한이 9개월이나 됩니다. 포장 필름의 구조를 살펴보면, 가장 위에 인쇄층, 그 아래에 강도 보강층, 산소 차단층, 접착층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중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있는 산소 차단층인데요, 방부제 없이도 식품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죠. 현재까지도 식품용 기체 차단 포장재로 널리 쓰이는 소재는 1970년대 일본에서 개발된 에틸렌 비닐알코올(EVOH, Ethylene Vinyl Alcohol)입니다. 그동안 대체재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EVOH를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어요.
출처: 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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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의 폴리케톤(Polyketone)으로 만든 신소재 포칼(POKAL)
식품 포장용 필름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EVOH에도 단점이 존재합니다. 기체 차단성은 뛰어나지만 유연성이 떨어지고, 물에 닿으면 기체 차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kg당 가격이 10달러 내외로 높아 광범위한 제품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식품 포장재와는 결이 다른 이야기이지만, 효성은 2013년에 폴리케톤을 개발했어요. 열과 마찰, 충격, 화학 물질 등을 견디는 능력이 좋아 금속을 대체하는 공업용 플라스틱 소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나일론 플라스틱과 비교해 성능이 뛰어나고 성형하기가 쉬워 자동차와 전자 부품 등 다양한 산업용 소재로 사용되어 왔죠. 그런데 2017년 무렵, 공업용으로만 쓰일 줄 알았던 폴리케톤을 식품 포장용 필름에 적용해보기로 합니다. 이유는 기체 차단성이 높다는 것 때문이었죠.
효성화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신소재 포칼
효성화학이 가스 장벽(Gas Barrier) 필름 연구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하 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곽순종 박사팀과 협업을 통해 만든 신소재가 바로 포칼(POKAL)인데요. 폴리케톤과 EVOH를 7대3 비율로 섞고 화학적 변화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만들었습니다. 순수한 EVOH와 기체 차단성이 동등하면서도 습도 저항성과 유연성은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으며, EVOH와 비교해서 가격 경쟁력도 우수하죠. 식품 포장뿐 아니라 화장품과 의약품 포장재, 연료 파이프, 진공 단열 패널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파급 효과가 대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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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식품 포장용 필름 기술
상황이 좋아지는가 싶더니 새로운 곳에서 형태를 바꾼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고, 집을 떠나볼 기회가 생겼다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우리는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평소처럼 생활하더라도 언제든 고립되는 상황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죠. 그리고 집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먹는 일에 더 예민해져 간다는 것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많은 재료를 섞어 음식을 만들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고립된 상황에 우리는 만들어 먹는데 하루의 1/3을 투자할 수 없어요. 그 외 많은 일들을 집에서 처리해야 하잖아요. 더 빠르고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품을 오래 저장하는 특별한 기술, 식품 포장용 필름은 앞으로 더욱 우리의 식탁뿐 아니라 안전까지 책임지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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