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남녀] 생애 첫 신용카드 발급 가이드
우주에 가본 적은 없지만, 대기권과 성층권을 뚫고 올라 지구의 중력에서 자유로워진 느낌. 신입사원에게 첫 신용카드가 주는 은행 잔고로부터의 해방감을 이렇게 설명하고 싶군요. 아시다시피 신용카드는 미래에 보장된 고정 수입을 담보로 구매 능력을 높여주는 결제 수단이자 금융 혜택입니다. 일시불과 할부, 지급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업데이트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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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고를 때 피해야 하는 세 가지
신입사원과 신용카드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첫째,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아직 상대방을 알기 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신뢰감 있는 외모, 행동, 언어 등 겉으로 보이는 것에 끌리게 되어 있어요. 당연히 신용카드도 첫인상, 즉 카드 디자인에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둘째, 신용을 쌓기 시작하는 위치에 있다는 거예요. 신입사원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업무에 잘 적용해 구성원의 신임을 얻어야 하는 위치에 있고, 신용카드는 잘 쓰고 잘 갚아나가며 신용을 쌓아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죠. 셋째는 애초에 가지고 있는 능력에 차이가 있어요. 자신만의 무기,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 아직은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고요, 겨우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입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능력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믿었던 신용카드가 바나나 껍질이 아니어야 하기에
그래서 우리는 신용카드를 고를 때 다음 세 가지를 피해야 합니다.
1. 디자인만 보고 신용카드 고르기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디자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카드의 설계라는 것입니다. 누구를 타겟으로 한 설계인지를 파악해야 해요.
2. 지인의 말만 듣고 고르기
많은 사람이 좋다고 추천하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어요. 하지만 사람마다 소비 패턴이 모두 다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카드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아닐 수도 있어요.
3. 내 소비 패턴 스터디 없이 고르기
신용카드는 대개 사용 장소와 사용실적에 따라 할인율이 달라져요. 내 소비 패턴의 복기 없이 무턱대고 고르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이점이 사라집니다.
세 가지를 종합해보면, 디자인만 보고, 지인의 말만 듣고, 내 소비 패턴에 대한 스터디 없이 혜택이 좋다는 이유로 카드를 고른다면 카드사 좋은 일만 하게 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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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겉핥기 말고 속까지 파헤치기
파면 팔수록 더 돈에 가까워진다
몇 개의 후보를 정하셨다면 이제 혜택을 비교해보아야 하겠지요. 보통 신용카드는 거의 비슷해요. 충족해야 하는 전월 실적이 있고 그에 따라 포인트 적립이나 현금 할인 혜택이 주어지죠.
“커피 전문점 50% 할인”
“인터넷 쇼핑몰 10% 할인”
“통신비 10% 할인”
“영화관 5천 원 할인”
“전 가맹점 최대 2% 포인트 적립”
지금까지는 위에 적어드린 큰 글씨만 확인하셨을 거예요. 이제 작은 글씨들을 살펴볼 시간입니다. 보통은 월 최대 할인 금액과 횟수가 정해져 있어요.
만약 커피 전문점을 일주일에 3회 방문한다고 해봅시다. 하지만 모든 커피값을 50% 할인받을 수는 없습니다. 간단히 계산해보죠. 커피값을 3,500원으로 가정하고 한 달에 12번 방문한다고 했을 때, 총 커피값은 3,500원 X 12잔, 42,000원입니다. 큰 글씨만 읽었다면 21,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정해진 최대 할인 금액인 15,000원만 할인받을 수 있어요. 4번만 가면 더 이상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죠.
이 외에도 통신비의 경우 휴대폰 비용은 포함이 되지만 인터넷 비용은 포함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에는 제휴가 되어 있는 몇 개만 적용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전월 실적을 충족해야 해요. 그렇지 않은 경우 할인이 제한되죠. 무이자 할부처럼 전월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 결제 금액이 존재하기도 하고요. 이런 변수들이 이용조건을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죠. 이렇게 작은 부분까지 짚어가며 월 할인 금액을 추정해보면 몇천 원부터 몇만 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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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유리하게 사용하기
이쯤에서 의심이 들기 시작할 거예요. 다 따져봤는데 신용카드가 주는 혜택이 별것 아닌 것 같은 것이죠. 보통 신용카드가 주는 혜택은 결제금액의 10% 내외예요. (단, 카드사마다 사용금액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개인에 따라 기대했던 것만큼의 혜택은 아닐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직장인이라면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전에 사용하던 체크카드를 2배 더 자주 꺼내야 합니다. 이유는 연말 정산과 관련이 있어요.
연말 정산에는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 항목이 있습니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란, 근로자가 1년 동안 신용카드 등의 사용금액이 소득의 25%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 소득공제를 해주는 항목입니다. 여기서 '신용카드 등'은 신용카드, 직불/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을 의미하고, 신용카드는 15%, 직불/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은 30%가 적용돼요. 예를 들어 연 수입이 3,000만 원이라면 3,000만 원의 25%, 750만 원을 초과한 사용금액에 대해서 소득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죠.
직장인이라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소비하기 때문에 25%는 당연히 넘게 돼요. 현금 사용이 더 중요한 것이죠. 그렇다고 가진 현금으로만 살기에는 너무 빡빡하니까 체크카드가 주는 연말정산 혜택과 신용카드의 할인 혜택을 적절히 섞어야 해요.
이 중에 같은 목적으로 같은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신용카드 하나 만드는데 연말 정산까지 생각하려니 머리가 아프시죠? 신용카드는 한 번 만들면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이상 의심 없이 계속 쓰게 됩니다. 사용 빈도도, 결제 금액도 점점 늘어날 것이고요. 어쩌면 신용카드의 편리함과 시스템에 적응되어 현금을 주로 사용하던 때로 돌아가기 힘들 수도 있어요. 생활 패턴은 소비 패턴을 만들고, 특별한 계기(독립, 결혼, 육아 등)가 없는 이상 소비 패턴은 크게 바뀌지 않거든요. 그러니 신용카드를 고르고 있는 지금이 딱 적기인 셈이죠.
시간을 들여 한 번 알아봤다는 것, 내 소비 패턴을 바탕으로 카드를 골라봤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신용카드 생활은 더욱 현명해질 거예요. 이 글을 계기로 사회로의 첫발과 더불어 넓어진 금융 생활이 주는 혜택을 제대로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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