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이종범 신입사원 이야기] ① 내게 조금은 특별한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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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지나고,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4월입니다. 효성 가족 여러분들께서는 봄을 만끽하고 계신가요? 온화한 날씨와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그런 의미로 저의 첫 블로그 글 주제를 봄 그리고 벚꽃으로 정해봤습니다.



봄날 그리고 벚꽃



이미 많은 분들이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꽃놀이를 다녀오셨을 텐데요. SNS에도 진해, 여의도 그리고 출근길 벚꽃까지 많은 벚꽃 사진이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인천 지역은 올해 벚꽃 개화 시기가 다소 늦어졌지만, 햇살을 가득 머금은 곳에서는 이미 만개하여 축제가 한창이었습니다. (이 글이 발행됐을 때쯤이면 봄비로 인해 벚꽃이 많이 떨어져 있겠군요)



봄날 그리고 벚꽃



누구에게나 그러하겠지만 제게 봄은 조금 특별한 계절입니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은 특히 특별한데요. 제 생일이 있는 달이어서 혹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제게 봄은 ‘행복’을 연상시키는 계절입니다.


이 사진을 찍어 준 친구가 그 해 저의 생일에 이 사진을 액자에 넣어 선물해 주었습니다. 아직 벚꽃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던 순간이었고 사진 밑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습니다. "스물 둘, 봄, 행복 = 성취/욕망"



봄날 그리고 벚꽃

 

 

살다 보면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마음의 짐도 없이 평온한 날들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순간들이 있지 않나요? 제게는 지금으로부터 6년 전, 그러니까 제가 스물두 살이었던 해의 봄이 그런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쩌면 가장 행복했어야 할 시절에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고 고민했었습니다. 밀도 높은 행복의 순간을 제 스스로 갉아먹었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 꽤 오랜 시간을 이 문제로 사춘기 소년처럼 끙끙 앓았었고 그만큼이나 당시의 저는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봄날 그리고 벚꽃



올 봄에는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봄을 맞이하러 갔습니다. 한강 주변에도 벚꽃이 피기 시작한 터라 부푼 마음을 이끌고 충남 당진의 순성 벚꽃길로 향했습니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2시간 가까이 달려 간 당진에서 블로그에서 보았던 화사함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봄날 그리고 벚꽃



그래도 당진 시청 주변 음식점을 검색하여 찾아간 쌈밥 집은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았고 서해대교 옆 바다가 보이는 카페인 ‘해오름’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하였는데, 주말에 기분 전환하러 다녀오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봄날 그리고 벚꽃



다음날 아침 일찍,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 전시를 보고 한강 여의도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작년 이 맘 때에도 여자친구 손을 잡고 윤중로를 거닐었는데, 1년 만에 다시 찾아와 같은 곳을 바라보니 기분이 참 오묘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문득, 함께 한 시간들이 쌓이고 서로 공유하고 있는 기억들이 많아진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광천에 다녀왔습니다. 불광천은 6호선 응암역에서 월드컵 경기장 역을 따라 이어진 하천인데요. 윤중로보다 화사함은 덜하나 물길 따라 양 옆으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장관입니다. 작년, 벚꽃이 질 무렵 내년에 벚꽃이 만개하면 꼭 함께 구경 가자고 여자친구와 약속을 했었는데 그때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행복했답니다.



봄날 그리고 벚꽃



‘스물둘의 저’는 평온한 날들에 동화되어 ‘행복 = 성취/욕망’ 이라는 공식에서, 분모가 작아 행복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스물여덟의 저’는 스물두 살의 제가 던진 물음표에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행복은 한결같이 곁에 있어준 사람들 덕분이라고, 새롭게 인연을 맺은 우리 스판덱스PU 식구들 덕분이라고, 그리고 언제나 힘이 되어주고 저를 따뜻하게 해주는 여자친구 덕분이라고 믿습니다. 효성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여러분들 모두 싱그러운 봄, 더욱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이종범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