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타카'와 '인 타임'을 통해 본 미래사회의 명암(明暗)

2014.07.24 18:01




효성 블로그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과학잡지를 보게 되면 당시의 기준에서 미래사회를 예측한 상상도가 많이 게재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때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나온 것은 아님에도, 오히려 어떤 부문의 기술은 옛날에 떠올렸던 어렴풋한 상상도보다 훨씬 빠른 발전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령 보고 싶은 영상을 어느 때라도 볼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의 혜택은 어느덧 TV를 넘어 손바닥 위의 스마트폰에까지 미치게 된 것처럼요.

 

이번 달에는 미래의 사회상을 독특한 시각에서 바라본 두 작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앤드류 니콜(Andrew Nicole) 감독의 <가타카 Gattaca>와 <인 타임 In Time>입니다.



유전자 조작이 가능한 미래의 모습을 그린 <가타카 Gattaca>



<가타카 Gattaca, 1998>

 


“그리 멀지 않은 미래 In the not-too-distant future”라는 가정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태어날 인간의 유전자를 완벽하게 조작 가능한 기술의 사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예상수명은 물론, 질병의 발생확률, 장래의 폭력적 성향과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도 예측 가능해진 시대이지요. 


리스크를 감소시키고자, 사람들은 사전에 완벽하게 설계된 유전자를 지닌 자녀를 인공수정을 통해 얻고자 합니다. 이와 대비적으로 소위 “신의 아이”라고 불리는 자연 잉태된 사람들도 일부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계급에 함몰되고 맙니다.


주인공 빈센트(에단 호크) 또한 부모님의 자연임신을 통해 태어났지만, 출산 직후 차트에 기록된 그의 기대수명은 고작 30년이었습니다. 더불어 심장질환 발병 가능성은 무려 99%나 되었지요. 어릴 때부터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었던 빈센트에게, 아버지는 “네가 우주선을 보는 방법은 그곳에서 청소부를 하는 방법뿐이다”라고 냉정하게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주변의 비관적인 시선 속에서 빈센트는 자신이 우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한 가지의 해결책을 찾게 됩니다. 과거 수영 은메달리스트였지만 현재는 하반신마비로 실의에 빠져있는 제롬 머로우(주드 로)와 서로의 유전자정보를 교환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완벽에 가까운 제롬의 ‘스펙’ 덕분에 빈센트는 오늘날의 ‘NASA’ 와 같은 조직인 가타카(Gattaca)에 입사하게 됩니다.

 


영화 가타카와 인 타임을 통해 본 미래사회의 명암



하지만 서류상 정보뿐 아니라, 실제로도 ‘제롬 머로우’와 같은 사람으로 가타카 내에서 행동해야 했기에 빈센트는 자신의 유전자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매일 눈물겨운 노력을 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머리카락 한 올조차도 떨어뜨리지 않도록 관리하고, 빗에는 일부러 진짜 제롬의 머리카락을 끼워놓는 등의 대비책을 세우기도 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되돌아갈 힘같은 것은 남겨두지 않았다”는 빈센트의 대사처럼, 인간의 역량을 조정하는 과학기술도 인간의 의지만큼은 한계지을 수 없음을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곧 화폐가 되는 미래 <인 타임 In Time>



<인 타임, In Time, 2011>

 


“시간은 금이다”라는 격언은 이제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관용구가 되어, 우리는 종종 그 중요성을 잊고는 합니다. 더욱이 오늘날처럼 하루하루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는, 지금 순간의 일을 처리하는 것만도 벅차게 느껴질 때가 있지요.


앤드류 니콜이 2011년에 선보인 <인 타임 In Time>은 이야기 구성의 긴밀함 등에 있어 많은 아쉬움을 드러내는 작품이긴 하지만, ‘시간’이라는 미래의 가상 화폐수단을 통해, 참신한 시각으로 그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미래사회에서 모든 물물교환은 각자 25살이 되는 시점부터 부여받은 “1년”이라는 시간을 활용하여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한 잔의 커피는 5분, 고급 스포츠카는 오랫동안 축적한 57년이라는 시간을 지불해야만 얻을 수가 있습니다. 시간은 화폐로서의 기능을 할 뿐 아니라 남아있는 삶 그 자체이기도 해서, 부여받은 시간을 모두 소진하면 사망하도록 유전자가 설계된 다소 극단적인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 가타카와 인 타임을 통해 본 미래사회의 명암



그래도 초기에는 각자 부여 받은 시간을 아껴 사용하고, 또 일을 하면서 추가의 시간을 확보하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다만 이 시간을 신체 외부에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 발명되고 이에 따라 시간의 보유량이 사람에 따라 편중되면서 자연스럽게 계층이 형성됩니다. 머지않아 시간이 풍족한 사람들은 수 천 년에 이르는 시간을 저장해두고 영생을 누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벌어서 살기에도 벅찬 시기가 도래합니다.


주인공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 또한 하루 단위로 시간을 벌어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였지만, 어느 날 100여년의 시간을 보유한 한 남자를 만나 “영원히 사는 것은 한편으로, 한 순간도 제대로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는 다음 날 새벽, 남자는 자신의 시간 중 5분만을 남겨둔 채 나머지 시간 모두를 윌에게 양도하고 떠납니다. 벽에는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말게”라는 글을 남겨둔 채.



영화 가타카와 인 타임을 통해 본 미래사회의 명암


 

영화가 진행되면서 윌은 많은 사건을 겪게 되지만, 정작 중요한 일들은 일분일초가 다급한 찰나 속에서 이루어지는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하루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지”라는 그의 대사는 약간의 과장을 담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정말 여유가 있을 때보다는, 짧은 시간 속에서 그 순간을 소중히 인식하게 되는 때가 더 많지 않을까 합니다. 다행히 영화와는 달리 지금의 우리는 모두 똑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지요. <인 타임>은 그 시간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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