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읽기] 제갈공명에게 배우는 경영 전략
한편 승리를 장담하며 선봉에 나설 것을 간청하는 마속의 청을 받아들여 그를 선봉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제갈공명은 마속에게 “사마의는 대단한 장수이니 가정에 도착하면 중요한 길목에 영채를 세워 적들이 절대로 지나가지 못하도록 하라!”고 지시를 내리며 2만 5,000명의 정예병을 주고 출전하게 합니다. 그러나 마속은 가정에 도착한 후 제갈공명의 지시를 어기고 오로지 자존심과 오기를 내세워 사면이 막혀 있고 숲이 우거진 산 위에 군사를 주둔시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사마의는 산을 포위하고 수로를 차단해 마속의 군사들이 혼란스러워하는 틈을 타 공격하기로 합니다. 결국 촉나라 군대는 마실 물조차 없는 형편이 되어 진영이 매우 혼란스러워졌고, 밤이 되면 산 아래로 내려가 위나라 군대에 투항하는 군사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이에 더해 사마의는 산기슭에 불을 붙이고 공격하는 화공전술을 펼쳤습니다. 결국 마속의 군사들은 크게 패해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촉나라의 요충지인 가정을 사마의의 군대에 뺏기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제갈공명은 “인물을 잘못 쓴 나의 실수로 대사를 그르치고 말았다.”며 발을 구르며 탄식했습니다. 그리고 마속에게 “네가 명령을 위반하고 그릇된 계책을 펼침으로써 장수와 군사들이 죽고 요충지를 빼앗겼으니 이는 모두 너의 잘못이다. 네가 법을 어겼으니 내 지금 너를 처벌해 군율을 세우지 않으면 어찌 군사들을 복종시킬 수 있겠느냐.”라며 마속을 끌어내 참수토록 했습니다.
제갈공명은 군령에 따르지 않은 마속을 가차 없이 베었으며, 그것은 조직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또 마속을 처형하면서 군율을 바로잡고 자신의 직급을 낮춰 자기 자신도 문책했습니다. 이처럼 조직의 지도자는 아무리 자신이 아끼는 사람이라도 조직을 위해 죄를 묻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내리는 신상필벌의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신상필벌의 원칙이란 공과 사를 명확히 해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잘못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이것이 적용된 조직문화에서는 조직 구성원의 상호 신뢰와 충성심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결국 그 조직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조직의 리더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는다면 구성원은 신상필벌을 바탕으로 한 공식적인 제도보다 리더의 사적인 취향에 더 많은 관심을 둘 것이며, 이후 제도는 유명무실해집니다. 실제로도 신상필벌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때, 기업은 다음의 3가지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첫째, 우수한 인재들의 적극성을 해치고 조직을 와해시킵니다. 경영자가 꾸짖어야 할 사람을 칭찬하고 칭찬해야 할 사람을 꾸짖는다면 조직의 기강이 제대로 서지 않는 것은 물론 우수한 인재들의 적극성에 엄청난 타격을 입힙니다. 그러면 경영자가 보는 앞에서만 열심히 하는 척하게 되어 일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결국 조직이 와해되는 상황에 처합니다.
둘째, 눈속임을 조장하게 됩니다. 회사가 야근하는 직원을 격려하고자 저녁 8시까지 근무하는 사람에게는 수당과 귀가할 때 택시비를 지급하는 규정을 마련했다고 합시다. 그러나 회사에는 잔머리 굴리는 직원이 있기 마련. 저녁 8시까지 일하면 수당에 택시비까지 받을 수 있는데 이들이 그런 기회를 놓칠 리 없습니다.
셋째, 불명확한 상벌은 우수한 인재를 몰아냅니다. LG경제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인재가 기업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상 절차와 방식의 불공정성이며, 이런 상황은 보상의 불투명성과 객관성 결여 등으로 인해 생기게 된다고 합니다. 기업이 제일 먼저 회사 내부의 임금 불균형 여부를 조사하고 개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신상필벌의 원칙을 지키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상을 주는 것은 쉽지만 자신이 아끼는 사람, 힘든 시기에 같이 고생한 사람을 처벌한다는 것은 의외로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는 사람이라면 눈물을 머금고서라도 처벌해 기강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큰 뜻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버리고 마속의 목을 벤 제갈공명처럼 말입니다.
글 김태근(대전대학교 무역통상학과 교수) 일러스트 이은미 진행 이하영 |
'Story > 효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기경영론] 위기를 느껴라 그리고 변화하라 (0) | 2014.05.13 |
---|---|
[인문학 산책] 배려를 바탕으로 공정하게 행하다 (0) | 2014.05.13 |
5월 19일 발명의 날! 발명으로 세상을 바꾸다 (4) | 2014.05.13 |
[CEO 레터] 철저히 준비하면 이겨내지 못할 위기는 없습니다 (0) | 2014.05.12 |
4월의 효성 뉴스 (0) | 2014.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