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레터] GWP는 신뢰를 근간으로 이뤄지는 것
초록의 봄기운이 가득한 4월로 달력을 넘기니 ‘만우절’이라는 재미있는 날이 눈에 들어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인 BBC는 해마다 만우절만 되면 기상천외한 뉴스를 내보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번은 스웨덴에서 스파게티가 열리는 나무를 재배하는데 성공했다며 실제 나무에서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자료화면을 내보내기도 하고 어느 해는 하늘을 나는 펭귄을 발견했다며 특집 다큐 예고방송을 내보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만우절이 아무리 거짓말이 용서되는 날이라고는 하지만 세계 최고의 공영방송국이 이렇게까지 공들여 거짓말을 하는 데에는 일년 365일 중 만우절을 제외한 나머지 364일은 오직 진실만을 말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이런 자세가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공영방송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뢰는 이처럼 진실된 마음을 실천함으로써 형성됩니다. 일을 할 때는 투명하고 공정해야 하고, 개인의 욕심보다는 자신이 속한 조직과 사회의 이익을 보다 중요시해야 합니다. 이런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될 때 비로소 신뢰가 쌓이고 서로 믿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회사를 영어로 표현할 때 쓰는 말이 ‘컴퍼니(company)’입니다. 원래 ‘컴퍼니’라는 말은 라틴어로 ‘함께’라는 뜻의 ‘com’과 ‘빵’이라는 의미의 ‘panis’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으로 ‘한솥밥을 먹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을 지칭할 때 보통 식구(食口)라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보면 ‘회사’와 ‘가족’이 비슷한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긴 우리 모두는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으니 회사동료, 상사, 부하들이 가족만큼이나 가까운 사람들인 것도 당연할 것입니다.
가족은 서로에게 대가 없는 사랑과 이해를 주고받습니다. 그 속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이것이 한 가족을 지탱해주는 중심이 됩니다. 가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풍비박산난 가정을 보게 되는데 그 원인은 대부분 가족 구성원간에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회사라는 조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신뢰가 없는 조직에서는 누군가 잘못되고 있어도 ‘나만 아니면 돼’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팽배하거나 나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하는 일도 서슴치 않습니다. 결국 누구도 믿을 수 없기에 ‘우리’는 없고 오직 ‘나’만 존재하게 되겠지요.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조직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하여 나라가 존립하고 개인의 관계가 유지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GWP(Great Work Place) 또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도 동료들과 신뢰관계가 없으면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며 조직생활을 오랫동안 해나갈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직을 하는 직원들에게 퇴사 이유를 물었을 때 절반 이상은 ‘일’때문이 아닌 ‘사람’ 때문이라고 답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모두가 보람과 긍지를 갖고 회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다닐 수 있으려면 조직 내에 끈끈한 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에는 ‘All For One, One For All’이란 말이 나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역량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가 특성이나 취향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무조건 비판하거나 배척한다면 효성이라는 배가 앞으로 잘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동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솔직히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서로 돕고자 할 때 신뢰가 생기고 팀웍으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내부에서 탄탄하게 쌓은 신뢰의 문화는 우리의 고객, 주주, 협력사, 지역사회 등 우리 주변의 많은 이해관계자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결국 우리 임직원들에게 다시금 긍지와 자부심으로 돌아오게 되고 자기 일에 더욱 최선을 다하게 함으로써 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주인공이 되어 효성의 신뢰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그래서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데 함께 힘을 모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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