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인터뷰_손미나] 두려워 말고 여행하라, 그리고 치유하라

Story/효성

두려워 말고 여행하라, 그리고 치유하라

 

 

여행작가 손미나는 KBS 간판 아나운서로 근무하다 2007년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작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등을 출간하며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에게 여행은 ‘치유’입니다.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재충전할 수 있으며 꿈을 실현케 하는 동력을 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손미나 작가를 만나 여행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들었습니다.

 

 

길 위의 학교, 여행

 


하나의 방법에 익숙해져서 자신을 옭아매게 된 편견, 그 결계(結界)를 거둬내는 일이 여행입니다. 여행작가 손미나에게는 그러한 길 위의 움직이는 삶, 여행이 바로 공부입니다.

 

 

손미나 작가의 여행 사진입니다.

 

 

여행은 길 위의 학교예요. 교과서 대신에 세상을 통해 또 만나는 사람을 통해 그것을 교과서 삼아 끊임없이 얻고 배우는 그런 신나는 여정, 그런 게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머리만 살찌우던 학교와 달리 가슴과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서 여행이 필요해요.”

 

의사를 꿈꾸던 손미나가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갖게 된 것도 길 위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봉사하러 간 미국의 어느 병원에서 박애정신의 의사를 마주하고 ‘내가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는 좀 더 현실적이다’라고 판단한 후 서어서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이후 여전한 주입식 교육의 대학 생활이 답답해서 변화의 계기를 만들려고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난 게 시작이었습니다.

 

 

나는 힘든 일에 이렇게 대처하는구나, 이런 사람이구나

 

 

호주의 지평선을 따라 이어진 아스팔트 도로 입니다


“호주에서 1년 있으니까 정말 많이 성장하더라고요. 1년 더 있어야겠다 싶어 휴학하고 스페인으로 갔죠. 그곳에서 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어요. ‘나는 힘든 일에 이렇게 대처하는구나, 이런 사람이구나’ 알게 됐고요.”

 

스페인에서 손미나 작가는 거울 보듯이 스스로를 들여다봤습니다. 온통 흰 공간에 검은 점이 찍혀 있는 것처럼 ‘손미나’라는 존재를 확인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제도권 안에 숨어 있던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발견했습니다. 창의적이고 대범함을 보일 수 있는 아나운서는 그래서 선택한 직업이었습니다. 스페인 길 위에서 발견한 ‘또 다른 손미나’ 덕분에 그녀는 KBS 24기 공채 아나운서로 10년을 신나게 살았습니다.


 

so, are you happy?

 

 

손미나 작가가 몰디브에서 만난 외국인과 겪은 일화입니다. 행복하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때 당시 손미나 작가는 어디가 곪았는지도 모르던, 아나운서로 바쁘게 지내던 날들이었습니다. 치유는 느닷없이 찾아왔고 그녀는 순순히 받아들였다. 기시감처럼 스페인이 떠올랐고 휴직을 결심한 후 스페인 유학을 준비했습니다. 두렵지 않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방송 일 잘하던 사람에게 기약도 없는 1년 후라니. 하지만 재충전이 필요했기 때문에 모든 걸 뒤로한 채 스페인으로 떠났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전경입니다

 

 

“공부와 휴식만 생각하고 지냈어요. 그랬더니 자신감을 되찾았죠. 나이가 서른이 넘었는데 열 살 어린 친구들과 공부해서 잘 마쳤다는 게 스스로에게 큰 격려가 됐어요.”

 

아직 괜찮구나, 생각하니 힘이 났습니다. ‘슬픔과 좌절을 수용하는 긍정성’까지 덤으로 얻으니 ‘타인의 인정에 갇힌 삶이 아니라 스스로 자유로운 역동적인 순간’이 간절해진 것이지요.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탈고하고 2007년 퇴사를 결심한 것 모두 그런 맥락에서였습니다. 어느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선물 ‘각성’과 ‘치유’를 잊지 않고 현실로 끌어왔기에 가능한 변화였습니다. 이후 그녀는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파리를 온몸으로 경험하며 작가로 거듭났습니다.

 

 

여행만한 치유가 없다

 

 

“작년부터 드는 생각이 ‘여행만한 치유가 없다’예요. 일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야 현실의 문제를 다르게 볼 수 있어요. 떠난다는 것의 의미죠. 스페인어로 ‘기분 전환’을 ‘Cambio de aires(Change of Air)’ 공기를 바꾼다고 하는데, 공기를 바꾸면 쉴 수 있고 그러면 같은 시간도 다른 시간이 되는 듯해요.
 

 

작은 비행기 모형을 하늘에 날리는 듯한 이미지입니다

 

 


그녀에게 여행이 치유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입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무언지 깨닫게 해준 세네갈 출신의 낯선 흑인 신사, 스스로의 마음을 전환해 행복을 끌고 온 칠레의 마부 아저씨….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녀를 위로하고 더 자유로운 삶으로 이끌어줬습니다.

 

그녀가 요즘 진행하는 팟캐스트 <손미나의 여행사전>은 그 맥락에서 확장된 여행입니다. 
 

 

유럽 지도에 여권, 가이드, 필름 카메라가 올려진 사진입니다

 


“매번 여행을 갈 수는 없으니까 여행에 대한 갈증도 해소하고 듣는 분들한테 제가 알고 있는 것도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숨 트일 공간이 없다면 저와 함께 세계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떠세요? 두려움을 버리고 진짜 이야기가 있는 <손미나의 여행사전>으로 오세요.”

 

 

효성 임직원이 여행작가 손미나에게 묻는다

 

인기 있는 책을 쓰는 비결은?

 

이 시대에 어떤 책이 필요한가, 사람들이 무엇에 목말라하는가, 어디가 비어 있는지 잘 읽고 그 흐름에 맞춰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거에요.

 

끊임없이 도전하게 하는 손미나씨의 원동력은?

 

꿈을 향한 도전이라서 가능했어요. 자기중심적이고 자기만을 위한 욕망 말고, 다른 사람의 삶에도 가느다란 빛이 될 수 있는 꿈이 있었기에 쉬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어요.

 

세계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해주신다면요?


많이 준비하고 가세요. 흔히 하는 말로 아는 만큼 보인다잖아요.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두려울수록 더 많이 알아보세요. 준비하면 두렵지 않아요.

 

 

스페인 너는 자유다,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라는 제목의 책 두권입니다. 손미나 작가의 책입니다.

 

 

흔히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고는 합니다. 효성과 함께한 손미나 작가의 인터뷰가 독자분들의 인생이라는 여행에 작은 나침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