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홈즈! 좋은 집 구하기 위한 체크 포인트

Story/효성


요즘처럼 젊은 층이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지난해 방송을 시작한 <구해줘 홈즈>라는 프로그램의 인기가 이를 증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매회가 거듭될수록 고개를 드는 궁금증이 있는데요, ‘제작진은 저런 집을 어떻게 찾았을까’라는 것입니다. 작가를 비롯한 모든 제작진이 검색하고 부동산에 전화한 후, 실제 찾아가 보는 것일까요? 정말 그렇다면 프로그램을 만든 모든 제작진에게 상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집 구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집을 구해본 경험이 적은 우리가, 정말 좋은 집, 다시 말해서 나에게 필요한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집을 구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엔 좋은 집을 구하는 과정과 방법, 그리고 체크 포인트를 상세히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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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하기 단계

 


먼저 내가 찾는 조건의 집이 있는지 알아야겠죠? 부동산 어플을 실행시켜 대충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고 검색을 시작하실 것 같아요. 동네마다 많은 매물이 올라와 있는 걸 보시겠죠?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는 집이 눈에 들어올 거예요. 그런데 무분별한 눈팅(바라만 보기)에는 단점이 있어요. 눈이 높아집니다. 실용적이지 않은 것들이 내가 구하려고 하는 집의 조건에 추가되기도 해요. 애초에 내가 원하는 조건을 훌쩍 뛰어넘어 버립니다. 그렇다 보니 내가 본 그 집은 내 집이 될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검색 단계에서는 미리 파악해야 하는 것과 어플을 통해 집으로 접근하는 몇 가지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내가 가진 돈과 대출이 가능한 돈 파악하기

내가 쓸 수 있는 예산을 파악하는 일은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재 가진 돈과 대출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예산을 계산해보세요.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파악이 어려울 수 있잖아요. 주택도시기금 사이트에 들어가면 고객서비스 메뉴에 주택전세자금계산마법사 항목이 있습니다.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면 대출 가능 금액을 알려줍니다.


꼭 필요한 조건을 순서대로 나열하기

집을 처음 구해보는 거라면 조건이라는 게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가구, 가전제품, 책 등을 고려했을 때 꼭 필요한 조건들을 나열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창고가 있었으면 좋겠다든지, 방은 꼭 2개여야 한다든지, 화장실에 창문이 있어야 한다든지, 지하철역에서 10분 거리 내외라든지 하는 조건들입니다. 이 조건들은 나중에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매물을 문의할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시세 파악하기

흔히 어플로 매물을 확인할 때 괜찮은 집만을 체크해두곤 하는데, 그와 동시에 해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시세 파악하기에요. 같은 조건으로 여러 동네를 검색하면서 내가 원하는 조건의 집이 어느 정도의 시세를 형성하는지 파악하셔야 합니다.


살고 싶은 동네 정하기

보통은 구해지는 집에 따라 동네가 결정되는데요, 그러지 마시고 동네를 먼저 정하세요. 동네에서 예산에 맞는 집을 일단 검색해보고 점점 검색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산에 문의하기

한동네 안에서 비슷한 시세를 가진 집을 열 군데 정도 정해두셨다면 아마 겹치는 부동산이 있을 거예요. 적어도 부동산 사무소 세 군데 정도와는 전화 통화를 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매물이 실제 있는지, 볼 수 있는지, 그리고 비슷한 조건의 매물이 더 있는지 문의해보세요. 부동산 중개업자가 하는 일이 바로 고객이 필요한 집을 찾아주는 것이거든요. 부담 갖지 마시고 알아봐 달라고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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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보기 단계

 


중개업자와 이야기가 잘 되어 집을 보러 가게 되었다면, 체크리스트를 확인해야 할 때입니다. 적어도 3곳 이상의 집을 둘러보게 될 텐데요, 잘 정리해두지 않으면 나중엔 정보가 뒤섞여 정확한 판단을 하기 힘듭니다.


집은 세 번 보고 결정할 것. 오전, 오후, 주말

집은 한 번만 보는 게 아닙니다. 마음에 드는 집이라면 여러 번 들러서 햇볕이 잘 드는지, 밤엔 시끄럽지 않은지, 가로등은 많이 세워져 있는지, 평일과 주말엔 각각 어떤 일이 주변에서 일어나는지 살펴보아야 하죠. 시간대별로 달린 보이는 것이 집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채광과 통풍, 그리고 곰팡이

채광과 통풍은 집의 구조에 따라 결정됩니다. 창이 하나뿐이라 해도 통풍이 잘되는 집이 있고 창이 여럿이더라도 통풍이 안되는 집이 있어요. 또 통창이 있지만,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집을 방문할 땐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방문해서 불을 끄고도 빛이 잘 들어오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채광이나 통풍이 잘되지 않는 집의 특징은 결로나 곰팡이가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지만 꼭 계약해야 한다면, 결로나 곰팡이에 대한 대책을 집주인과 계약 전에 상의해보아야 합니다.


생활 방음

보통 여러 세대가 붙어 있는 원룸이나 다세대 주택에서는 방음이 제대로 되어 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잘되는 곳을 찾아야 하니까 방문했을 때 벽을 두드려보세요. 옹골차게 꽉 차 있는지, 설렁설렁 공간이 비어 있어서 속이 빈약한 나무나 석고판 소리가 나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옆집에서 어떤 TV 채널을 즐겨보는지, 부부싸움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게 될 테니까요.


수압

최근 건축된 집들은 수압이 괜찮지만 오래된 건물이나 주택의 경우 수압이 낮은 경우가 상당합니다. 방문했을 때 세면대와 샤워기, 변기 물을 내려 수압이 적절한지 확인하세요. 가장 기본이지만 집주인이나 중개인의 눈치만 보다가 못해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물이 잘 내려가는 것만큼 변기 물이 금방 잘 차는지도 확인하는 것도 잊으면 안 됩니다.


관리비에 포함되는 것들

보통 관리비에는 인터넷, 전기세, 수도세, 도시가스비, 공용전기료, 청소비 등 많은 부분이 포함될 여지가 있어요. 관리비에 어떤 항목이 포함되고, 또 어떤 항목이 포함되지 않는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관리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전기세와 도시가스비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운 집이죠. 관리비가 너무 적어 의심스러울 땐 중개인을 보내고 다시 찾아가서 옆집 사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생각이 들기도 하실 거예요. 하지만 집은 마우스나 키보드처럼 소모품이 아니잖아요. 한 번 들어가면 적어도 1년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아야 합니다.


주변 환경과 편의 시설

집 주변에 꼭 있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편의점, 대형마트, 세탁소, 약국, 공원 등 집에 편하게 머물면서 주로 이용하는 주변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는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 요소겠죠. 혼자 살더라도, 함께 살더라도 꼭 주변을 꼼꼼히 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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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단계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을 찾으셨다면 이제 계약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도장을 찍거나 사인을 남겨 거래를 성사시키는 이 계약이라는 행위는 무례할 정도로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인생에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등기부등본 열람하기

등기부등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주소와 소유권자, 그리고 근저당입니다. 먼저 계약하려는 집 주소와 등기부등본상의 주소가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집주인이 현재 소유권자와 같은 사람인지도 확인해야 하고요. 근저당은 쉽게 말해 융자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인데요, 근저당이 많은 집일 경우 혹여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 보증금이 위험해질 수 있어요.


주인과 계약하기

집주인이 아닌 집주인의 배우자가 계약하러 오면 계약해도 될까요? 아니죠. 배우자라 하더라도 집주인의 위임장과 인감증명서가 있는 경우에만 계약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계약금과 잔금은 집주인 명의의 통장으로 이체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특약 사항은 꼭 계약서에

계약만료 시 집주인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원상복구, 집 열쇠, 관리비, 벽에 못 박기, 기타 집수리 등 별도로 협의된 사항들은 꼭 계약서에 기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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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단계


기분 좋게 계약을 하고 나머지 잔금을 모두 치렀다면 새집에서의 행복한 시작을 기대하고 있으시겠네요. 떨리는 마음은 잠시 내려놓으시고 다음 두 가지를 먼저 하세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받기

신분증, 도장, 전세계약서를 챙겨 주민센터로 가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갑자기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었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죠. 요즘은 온라인으로도 받을 수 있으니 평일 주민센터를 찾기 힘든 직장인이라면 전입신고는 정부24 홈페이지에서 확정일자는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에서 하시면 될 것 같네요.


전세금반환보증 가입하기

전세금반환보증은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할 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집주인 대신 전세보증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집주인이 당장은 전세보증금이 없으니 나중에, 새 입주자가 계약하면 주겠다고 할 때를 대비하는 것이죠. 보증료는 전세보증금이 1억일 경우 1년에 약 12만 원~15만 원 정도 나옵니다.

 


긴 글을 따라 읽는 것도 힘드셨을 테지만, 실제 집을 구하기 위해 절차를 하나하나 따라가는 것은 더욱 힘이 듭니다. 단지 편히 쉴 수 있는 집을 구하고 싶은 것인데 말이죠. 집 구하기는 마치 ‘총량 불변의 법칙’과 같아요. 수고스러움의 총량을 정해져 있고, 그 수고스러움을 집을 구할 때 감수하느냐, 아니면 집에 살면서 감수하느냐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저라면 미리 품을 들여 더 좋은 집을 찾으려고, 나쁜 집을 피하려고 할 것 같아요. 후자의 경우 집주인과의 마찰은 정신적 고통이 함께 따라오거든요. 오늘도 좋은 집을 찾고 계시나요? 그렇다면 열심히 뛰셔야겠어요. 더 좋은 집을 찾는 여러분의 발걸음에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