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생’으로 보는 종합상사

Story/효성

 

 

 

1975년 효성물산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대표적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효성은 일명 국내 7대 종합상사 중 하나입니다. 일명 7대 종합상사는 1975년 해외지사 10개, 수출국가 10개, 자본금 10억원, 연간 수출실적 5,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을 국가에서 종합상사로 지정했는데요. 1973년 1차 오일쇼크 이후 세계 시장의 보호주의 장벽에 가로막혀 위기를 느낀 국가에서 한국형 종합무역상사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국가는 종합무역상사 도입 초기 원자재와 시설재에 대한 세제 감면과 외자도입 허용, 수출 금융 등을 지원해서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종합상사를 알면 ‘미생’이 더 재미있다

 

 

최근 드라마 ‘미생’의 열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출연 배우들의 시청률 공약 실천은 화제가 되었고 만화책으로 출간된 원작은 100만부 이상이 팔렸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미생 속 회사 원인터내셔널이 바로 종합상사라는 것은 알고 있으신가요?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슈퍼맨도 팔 수 있는 상사맨들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까요?

 

 

 

 

80년대 전세계를 누비던 수출역군 상사맨

 

 

종합상사는 1970년대 기업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소속 그룹의 수출 창구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계열사들의 영업과 판매 관련 지수 등 모든 숫자를 종합상사에서 파악했기 때문에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였습니다. 1975년 각 기업에서 종합상사가 탄상함과 동시에 우리나라는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이후 7대 종합상사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연평균 10%대의 경제 성장을 주도해나갔죠. 또한 해외여행이 쉽지 않던 시절 칼정장에 007가방 하나 메고 전 세계를 누비던 상사맨들은 많은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종합상사 지정제는 폐지되었고 전문무역상사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종합상사보다는 수출 전문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상사맨은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입니다. 

 

 

 

 

효성물산의 역사

 

 

효성물산은 1976년 8월 종합무역상사로 지정받은 것을 계기로 계열사별로 이루어지던 수출 업무 일체를 관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76년 1억불, 1977년 1억불, 1978년 3억불, 1979년 5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해서 매년 수출유공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는데요. 당시 효성물산의 주력 수출 품목은 섬유∙의류가 40%, 타이어가 33.9% 등으로 공산품이 주를 이루었고, 수출대상국은 총 66개국으로 미국, 이란, 일본 등이 있었습니다.

 

IMF 이후 직격탄을 맞은 종합상사들 가운데 효성물산은 1998년 효성중공업, 효성물산 등 주요 4개사를 ㈜효성으로 통합하여 책임경영체제 아래 7개 PG와 25개 PU로 사업부문을 구성했습니다. 현재는 철강∙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유통과 물류 사업 부문 등 전 세계에 50여개 해외지사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중남미,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 등 신시장 개척과 3국간의 거래 활성화로 무역구조를 다양화하여 고객에게 최상의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무역 업무의 흐름 한 눈에 보기(L/C 거래 기준)

 

 



 

 

L/C(Letter of Credit, 신용장)

 

 

수출입 거래 시 서로 직접 현금거래를 한다면 간단하고 편하겠지만 거래 당사자들끼리는 거리가 너무 멉니다. 은행 계좌로 송금하는 것 역시 수출 후 대금 회수를 하지 못하거나 대금을 지불하고도 물건을 받지 못하는 위험이 있을 수 있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L/C를 발행합니다. L/C는 특정 은행이 수입자의 지불 능력을 특정 조건 아래에서 보증하는 것인데요. 수입자는 물품 거래 계약 이후 계약 금액만큼 은행에 가서 L/C를 개설하고 은행은 이를 수출자에게 은행을 통해 통지해 줍니다. 수출자는 물품을 선적하고 개설된 L/C를 기반으로 선적서류를 은행에 판매하고 은행으로부터 미리 물품대금을 지급받습니다. L/C를 개설한 은행은 수입자가 물품대금을 지급하면 수출자에게 매입한 선적서류를 내어주고 수입자는 그 선적서류로 물건을 찾을 수 있습니다.

 

 

B/L(Bill of Loading, 선하증권)

 

 

B/L은 운송화물의 청구권을 나타내는 유가증권(돈의 가치가 있는)입니다. 쉽게 말해 이 B/L을 가지고 가면 선적되어 온 물건을 찾을 수 있는 권리증이지요.

 

 

 

 

미생 속 이 장면, 궁금했어요!

 

 

1. “업체명, 판매자, 구매자 정보 다 숨기고 스위치 B/L(Switch) 발행해서 뒤로해 먹은거 아니야?” 제5국 내용 중 자원팀 마 부장이 영업 3팀에서 넘어온 업무 인계서를 검토하던 중 드래프트 B/L(정식 B/L 발행 전의 초안) 밖에 없자 오리지널 B/L이 넘어오지 않았다고 항의하며 한 말인데요. 무슨 뜻이었을까요?

 

 

오리지널 B/L은 원본을 말합니다. Original B/L 즉 O B/L이라고 부르죠. 중계무역은 3국간 무역이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나라에 있는 세 업체가 거래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아래의 그림과 같이 물품은 A→C로 B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동하지만 자금은 중계 무역국인 B가 중심이 되어 이루어집니다. B는 직접 거래를 하지는 않지만 중계를 통해 차액으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입니다. 미생에서 영업 3팀의 오 과장은 바로 B의 역할을 했는데요.


 




<일반적인 중계무역의 예>

 

 

여기에서 스위치 B/L이란 말 그대로 변경된 B/L입니다. 중계무역에서 사용되는 B/L로 중계무역업자가 실제 공급자와 수요자의 정보를 상호 보호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A는 선사에서 발급받은 B/L을 B한테 보내주는데, 이 B/L에는 A와 B에 대한 내용만 들어가 있습니다. B는 이 B/L(A-B)을 선사 및 포워딩 업체(수출입 물품의 운송을 대행)에 반환하고 다른 B/L(B-C)을 다시 발급받습니다. 이 새로운 B/L에는 B와 C의 내용만 들어가죠. 이때 두 번째 발급받은 B/L(B-C)을 스위치 B/L이라고 부릅니다.

 

스위치 B/L은 원래의 제조업체와 수입자를 중계자만이 아는 중계무역 상황에서 발행이 되는 서류이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마 부장은 오 과장이 드래프트 B/L만을 보여주고 실제 B/L이 어떻게 발급되었는지는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 내용입니다.

 

 

 

 


 

2. 제3국 내용 중 영업 3팀 김대리는 FTA 정식 발효 전 계약한 극세사 먼지떨이 수출 건에서 계약 당시 FTA 조건에 맞춰 달라고 한 업체의 구두계약을 흘려듣는 바람에 물건을 선적한 배가 떠나기 직전 계약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는데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구두계약은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영업 3팀에서 서면 계약서를 근거로 국제상사중재기관에 중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재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중재 기간도 길어 이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지요. 게다가 물건이 모두 선적되어 배가 출발하기 직전이었고 거래 상대방이 물건이 와도 받지 않겠다며 계약 취소를 무기로 으름장을 놓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첫 거래였기 때문에 영업 3팀 입장에서는 설령 선적 지연으로 인한 패널티를 문다고 하더라도 주어진 납품기일 내에 거래 상대방이 원하는 조건에 맞춰 선적서류를 다시 완벽하게 갖추어 선적하는 것이 중재를 요청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일 것입니다.


오 과장은 배를 못 잡으면 에어도 고려해보겠다고 하는데 에어는 항공운송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항공운송 비용은 선박 운임에 비해 몇 백배 정도 비싸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 운임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인데요. 오 과장은 첫 거래이기 때문에 납기일을 맞추고 계약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항공운송까지 생각한 것입니다.

 

 

  



대한민국 무역은 오늘도 밝음

 

 

11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4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 518억달러, 수입 443억달러, 무역수지 75억달러로 13년 10월, 14년 4월에 이어 3번째로 월간 수출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선박(해양플랜트)과 철강이 강세를 보였고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이 호조를 보였는데요. 미국의 경기 상승과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수요 증가가 수출 급증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물론 11월에는 조업일수의 감소, 유럽과 일본의 경기회복 지연, 우크라이나 사태 등 일부 부정적 요인도 있지만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11월 말경 무역규모 1조달러 돌파가 예상되며 올해 사상 최대 무역규모 및 수출실적을 달성할 예정입니다.

 

 

상사맨을 꿈꾼다면 ‘글로벌 무역 인턴십 제도’를 확인하세요!

 

 

글로벌 무역 인턴십 제도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고 한국무역협회가 시행하는 해외인턴십 제도입니다. 무역에 관심 있는 국내 소재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4학년생이나 졸업생을 대상으로 매년 2회 선발하는데요. 4주간의 국내 교육과 4개월의 해외인턴십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종합상사를 비롯한 무역업체의 해외법인 및 유관기관에서 일하게 되므로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전 해외영업 분야를 경험해볼 수 있어 해외영업 직무와 수출역군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매우 유익한 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