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 감성을 표현하다, 아티스트 기린 인터뷰
효성 블로그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최근 옛 것, 지나간 것들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문화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어린 시절 즐겼던 장난감, 그 시절 음악과 패션, 놀이 등 소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관련 문화들이 키덜트(kidult)‘들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고, 이러한 옛 것들은 요즘 세대 사람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오면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이러한 열풍의 중심에서 20,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는데요. 8090 감성과 콘셉트로 당시 유행하던‘뉴잭스윙’이라는 음악을 만들고, 팝아트를 기반으로 독특하고 위트 넘치는 회화들로 자신을 표현하는 전방위 아티스트 ‘기린’을 만나고 왔습니다. 인터뷰 당일에도 뮤직비디오 촬영, 앨범 녹음 등 바쁜 일정에도 흔쾌히 응해준 쾌남 아티스트 기린! 지금부터 기린과 함께 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Q1)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림도 그리고, 뉴잭스윙 음악도 하고 있는 아티스트 기린입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지금은 음악과 미술을 통해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하게 뛰고 있습니다!
Q2) 뉴잭 스윙 가수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뉴잭 스윙이란 장르는 정확히 어떤 장르를 일컫는 건가요?
쉽게 말해 뉴잭 스윙은 ‘리듬감 있는 흑인 음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흑인 음악의 장점을 모두 합친 댄스풍의 음악인데, 테디 라일리라는 프로듀서가 80, 90년대에 유행시킨 장르에요. 한국으로 치면 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와 같은 그룹들이 주력으로 했던 음악들인데, 어릴 때 이 두 가수를 너무 좋아하고 동경해서인지 이러한 정서나 향수를 제 음악과 회화로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되더라고요. 90년대 초에 잠깐 유행하긴 했지만 크게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다 보니 제가 마치 거의 유일한 뉴잭 스윙 가수처럼 알려지게 됐네요. (웃음)
Q3) 음악 뿐 아니라 특히 기린의 회화들은 특히 SNS를 통해서 많이 회자되고 있었는데요.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 래퍼 빈지노 등이 그의 작품을 자신의 SNS에 소개하거나 업로드하기도 했다) 기린만이 추구하는 작업 스타일이나 특징, 혹은 전략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특별히 ‘요즘 이런 코드가 대세니까 이걸 그려볼까?‘ 이렇게 전략적으로 접근하지는 않고 그냥 제가 그리고 싶은 재미있는 소재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그려내려고 해요.
제가 추구하는 작업 방식은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는데요. 우선은 시각적인 관심을 끄는 아름다움이나 비주얼적인 면모도 중요하지만 무릎을 탁 칠 수 있는 메시지나 위트, 스토리를 전달하는데 더 집중하려고 해요. 시사만화 <장도리>를 보면 한정된 네 컷 안에 너무나 쉽고 명쾌하게 메시지를 표현하는 게 놀라울 따름이에요. 단순히 재미있는 것 뿐 아니라 어떠한 메시지를 명쾌하게 전달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웃기고 마는 건 인터넷 ’짤‘ 밖에 되지 않잖아요. (웃음)
두 번째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들이나 일상의 내용들을 재치 있게 재해석하는 작업들인데요. 이를테면 우리 시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남녀 차이의 문제를 흔히 알고 있는 만화 캐릭터들을 통해 재미있게 표현해요. 지구를 지키는 중요한 인물을 맡은 강인한 만화 속 여성 캐릭터가 “나랑 일 둘 중 뭐가 먼저야?”라고 묻는 상황이라거나, 아니면 불조심 포스터 같은 느낌에 언어유희를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의 작업을 좋아해요.
요즘은 한국 사회에 알게 모르게 만연해있는 강박적인 내용들을 소재로 공익 광고 포스터처럼 표현하는 작업들도 진행하고 있어요. 일상적이고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주변의 이야기를 조금 더 새롭고 낯설게 표현하는 작업들을 즐겨하고 있어요.
Q4) 무엇보다 기린의 회화와 음악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코드는 촌스러운 듯 하면서 세련됨이 동시에 느껴지는 8090의 복고적인 감성 코드인데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요즘 시대 사람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이러한 8090 코드를 차용하여 작업하시는 의도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제가 하는 작업들은 사실 어릴 때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제 방식대로 표현한 것들이에요. 현재의 관점에서는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추억을 자극하는 복고적인 성격이라 할 수 있겠네요. 뉴잭스윙이라는 장르도 어린 시절 제가 좋아했던 음악들이었고요. 제가 입는 패션 스타일에서부터 브랜드까지 당대 유행했던 코드를 그대로 가져와서 오늘날에는 이것들이 신선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방식이에요.
최근에 낸 싱글 <Jam>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어린 시절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던 ‘미니카’를 소재로 청춘 남녀가 사랑의 대결을 펼친다는 유치하면서도 추억을 자극하는 내용을 소재로 만들기도 했고요. 요즘은 <My Fila>라는 곡과 뮤직비디오를 작업하고 있는데, 어린 시절 제가 좋아했던 브랜드인 ‘FILA’에 대한 애정을 담은 내용들이에요. 어릴 때부터 이 브랜드를 좋아해서 제 회화와 음악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하고는 했는데요. 마침 FILA KOREA에서 제작 후원을 해주어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고요. 조만간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웃음)
제가 어린 시절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느낌을 제 스타일로 잘 재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일만큼 재미있고 보람되는 일도 없다고 생각해요.
Q5) 아무래도 일반인들에게 ‘예술’은 참 멀게 만 느껴지는데요. 처음 어떻게 미술과 음악과 같은 예술 분야에 입문하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예술과 예술가라는 직업은 어떤 사람인지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어요. 어릴 때부터 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꾸준히 회화를 그리면서 미대 입시를 준비했어요. 처음부터 어떤 거창한 계획이나 결심을 가지고 했던 건 아니고 좋아하는 걸 바탕으로 조금씩 하다 보니 이것들이 점점 쌓여서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음악 작업 역시 제가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평소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 어떤 내용은 문자로 하게 되고, 어떤 내용은 전화로 할 때가 있잖아요? 제게 음악과 미술 작업을 결코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예술가란 항상 도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거창한 계획이나 결심보다도 미약하지만 자신이 생각한 것들을 조금씩이라도 실행하고 차근차근 이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건 예술가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Q6) 앞으로의 향후 방향 및 계획이 있다면?
매체나 미디어에 구애 받지 않는 조금 더 자유롭고 스케일 큰 작업들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작은 캔버스 안에서만 표현하고 있지만 건물 외벽이나 여러 가지 공간 등을 이용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작업들을 해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사람이 많이 오가는 역세권 주변에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작은 전시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이곳에서 매주 제 작품들을 꾸준하게 ‘업데이트’해서 보여주고 싶어요. 마치 신문 가판대처럼요. 자판기처럼 제 작품과 관련된 제품들을 구입도 할 수 있는 기린만의 공간을 갖는 것이 꿈입니다.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웃음)
그리고 다가오는 10월 24일에는 다른 작가들과 함께하는 회화 단체전 <이태원전>이 열릴 예정이고, 31일에는 <HIPHOP PLAYA SHOW>에 가수로서 출연할 예정이니 많이 놀러 와주세요.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멋진 아티스트 기린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데요. 기린의 유쾌하면서도 자신만의 확고한 예술 철학과 함께 성실하고 진지한 면모를 엿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기린의 앞으로의 행보에 효성도 많이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린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뮤직비디오 감상하면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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