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심석희의 드라마. 영화로 풀어낸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오륜기가 펴지지 않다니~) 즐거운 세계인의 겨울 축제, <소치 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대회에도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새롭게 탄생했죠. 단체전 우승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된 여자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 여왕의 자리에서 화려하게 마지막 무대를 가진 김연아 선수, 또 새로운 가능성을 지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 모두 모두 너무나 수고하셨습니다.
올림픽을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저녁 늦은 시간까지 몇 년 동안을 운동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훈련을 하는 것은 메달리스트뿐만이 아닙니다. 노르딕, 루지, 바이애슬론, 스켈레톤, 컬링, 스키점프, 봅슬레이 같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도 피땀을 흘리는 것은 마찬가지지요. 필사의 노력으로 올림픽에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고 정상에 서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는 스포츠 선수들의 화려한 모습만 보고 있습니다. 그 화려함 이면에는 선수들의 피와 땀이 짙게 녹아 있는데 말이죠. 그들의 오랜 노력을 알고 있다면 금, 은, 동의 색은 정말 상관이 없을 것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애틋하거나 재미난 수많은 스토리들이 많았는데요. 그중 여론에서 가장 주목했던 이야기들과 관련 영화를 통해 여러분이 그 순간을 다시 느끼고 재미있는 영화도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왕의 아름다운 마지막, 김연아 선수
밴쿠버 올림픽에서 우리에게 아름다운 금메달을 안겨주었던 김연아 선수, 여왕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외신은 물론, 피겨 전문가들 또 관계자들은 그녀의 금메달을 의심하지 않았는데요. 복귀 후 가진 세계 무대에서 예전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압도적인 경기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주최국 러시아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어 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를 두고 또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러시아에게 유리한 심판진 설부터 푸틴의 외압설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이런 잡(?)스러운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우리 김연아 선수는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마지막 갈라쇼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런 스토리와 비슷한 영화를 찾는다면! 바로 <리얼스틸>입니다. 조금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야기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김연아 선수 스토리와 비슷한 점이 있답니다.
이 영화는 가까운 미래에 링 위에서 싸우는 거대 로봇 파이터의 이야기입니다. 전직 복서인 ‘찰리켄튼’이 존재도 모르고 지내던 아들 ‘맥스를 만나고 우연히 고철 로봇 아톰을 발견하면서 ‘아톰’을 최고의 파이터로 키우기 위해 훈련합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마침내 ‘아톰’은 세계 로봇 경기 챔피언과 경기를 갖게 됩니다. 접전 끝에 경기가 끝나고 챔피언을 압도한 아톰이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판정은 기존 챔피언의 승리로 끝나버립니다. 챔피언 로봇은 거대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모든 관중은 “아톰”의 이름을 연호합니다.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죠. 진짜 챔피언이 누구인지를요. 장내 아나운서는 환호의 주인공인 맥스를 인터뷰하며 사람들에게 People’s champion! 이라고 소개합니다. 사람들의 챔피언. 모두의 가슴 속에 남은 승리자인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 역시, 완벽한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우리 마음속에서는 영원한 Queen연아로 남아 있을 거예요. 모두 그렇게 생각하시죠?
컬링팀의 서러움 속에 노력으로 피워낸 꽃
이번 동계올림픽 비인기 종목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종목이 바로 컬링입니다. 컬링은 빙판에 둥글고 납작한 돌(스톤)을 미끄러뜨려 표적인 원 안에 넣으면 점수를 따는 경기예요.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한국은 컬링 경기에 처음 참여했습니다.
한국은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았고 선수들도 화제가 됐는데요. 올림픽 진출을 위해 수년을 참아온 맏언니 신미성, 어린이집 선생님을 하다 대표팀에 합류한 이슬비, 중국유학파이자 팀의 사령탑인 김지선,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에서 컬링으로 전향한 김은지, 또 컬링 엘리트 엄민지까지. “괜찮아요. 언니”, “헐~(Hurry up의 준말)” 같은 말이 웹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국내 유일하게 있는 실업팀인 경기도청 컬링팀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팀원 부재로 해체위기에 처한 경기도청 컬링팀을 살려낸 것은 바로 대표팀을 맡은 정영섭 감독이었는데요. 팀원을 모으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세계선수권에 나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고, 결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했답니다. 언뜻 <우생순>이라는 영화를 연상시키죠?
할리우드에도 이런 비슷한 영화가 있는데요. 바로 2011년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머니볼>이라는 영화입니다.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실화를 바탕에 둔 영화입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이 돈을 쓰지 않고도 약팀에서 강팀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야구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세이버 매트릭스를 활용해 팀을 재정비하고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통해 2002년 기적 같은 20연승을 이끌어냅니다. 브래드 피드의 야구단 단장 역할도 제법 잘 어울리는 감동 실화 영화! 야구를 좋아한다면 꼭 봐야 할 영화입니다.
포기란 없다! 여섯 번의 올림픽 이규혁 선수
어릴 적부터 스피드 스케이팅에 두각을 보이며 혜성처럼 나타난 이규혁. 16살 때 처음 국가대표로 올림픽해서 무려 여섯 번의 올림픽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림픽에서 메달은 따지 못하고 은퇴를 했는데요. 이규혁 선수의 끝없는 도전은 그 어떤 색의 메달보다도 값지고 빛나는 것입니다.
20여 년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늦은 밤까지 훈련한다는 일! 상상이 가시나요. 그 끈기와 놀라운 열정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런 무시무시한 열정은 <록키 발보아>라는 영화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이 영화는 록키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시리즈의 완결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는 평가입니다. 복싱을 은퇴한 후 식당을 운영하고 있던 록키는 어느 날, 아들을 찾아가지만, 아들은 그를 외면합니다. 챔피언의 아들로 살아온 그에게 은퇴한 복싱 선수인 아버지란 존재가 짐이 됐던 것이죠.
복싱을 떠날 수 없었던 록키는 결국 다시 도전하기로 합니다. 록키의 도전이 또 시작된 것이죠. 상대는 현역 챔피언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사나이입니다.
챔피언과의 대화 장면에서 록키는 이런 말을 합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챔피언은 80년대 유행어냐며 조롱합니다. 결국, 경기가 시작되고 모든 상대방을 1라운드에 쓰러뜨렸던 챔피언을 상대로 무려 10라운드까지 접전을 벌입니다. 그리고 결과는! 영화를 보시면 알 수 있겠죠? ^-^
열정이 가지는 힘은 정말 시간과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불모지에서 새로운 도전. 봅슬레이와 스키점프
컬링뿐 아니라 이번 동계올림픽은 비인기 종목들이 많이 발굴됐고 국민적인 관심도 높았습니다. 또 대부분 좋은 마무리로 평창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컬링을 비롯한 스키점프,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의 종목은 훈련할 수 있는 시설도 부족하고 사비를 털어 훈련 도구를 장만할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유명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지금껏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가 메달을 딴 종목은 모두 빙상 종목이었는데요. 평창에서는 설상에서의 메달도 기대해 봄 직합니다.
불모지에서 피어난 스포츠선수들을 그린 영화라고 하면 역시 할리우드의 <쿨러닝>과 우리나라의 <국가대표>가 떠오르네요. 쿨러닝은 겨울이 없는 나라 자메이카에서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봅슬레이를 시작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욕조에서 봅슬레이 연습을 하며 올림픽에 대한 꿈을 키우고 그들의 봅슬레이에 대한 열정은 무척 감동적입니다. 아직 보시지 않았다면 강추!
또 국가대표는 스키점프가 뭔지도 모르는 연습할 시설조차 없는 상태에서 동계올림픽에 나가게 되는 우리나라 스키점프 선수들의 이야기입니다. 훈련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일화가 무척 재미있었죠.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과 크게 흥행했다는 것입니다. 또 이 영화를 통해 종목을 알리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메달이 아니라 선수들의 노력을 보는 여론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가장 많이 바뀐 것이 있다면 바로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달의 색깔에만 관심이 있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올림픽은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두고, 선수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응원하며 많은 선수가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선수들은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고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오히려 우리 국민들은 장하다,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두루두루 하고 있습니다. 언론 또한 메달에만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려 했고요.
결국, 올림픽의 큰 의미가 드러났다는 점에 있어 이런 의식의 변화를 뜻 깊습니다. 메달로 우열을 가리는 게 아닌,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을 봐주고 응원하는 것을 통해 선수와 전 세계인이 한마음이 되는 것이죠.
결국, 본질에 다가설수록 세상은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인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책은 도끼다>는 본질을 보고, 깊이 있는 사고를 도와주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문학을 배경으로 책 읽는 법을 제시하고 그걸 뛰어넘어 세상 보는 방법을 일깨워 주려고 합니다. 작가는 책을 깊이 있게 읽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하며 시정하지 말고 견문하라는 말을 하는데요.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우리가 가치를 두고 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소치 올림픽에 쏟아낸 우리 선수들의 노력을 하나하나 돌아보았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의 가슴을 애태웠던, 또 두근거리게 했던 선수들의 얼굴이 떠오르는데요. 4년 후 평창에서 다시 만날 생각하니 벌써 설레네요. 여러분의 2014년 2월은 어떠셨나요? 우리 선수들만큼이나 열정적이고 뜨겁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다가오는 3월, 봄에는 하루하루 더 힘찬 나날들을 보내시길 바랄게요. 그 곁에 My Friend 효성이 항상 함께합니다!
☞ 소치 올림픽, 김연아 특집 예습! 피겨 스케이팅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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