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읽기] 모두의 삶을 1℃ 더 따뜻하게 하는 나눔 레시피
기부문화연구 대표 브랜드 기빙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의 57.5%가 기부 경험이 있고, 그들의 연평균 기부 금액은 21만 9,000원이라고 합니다. 이들 중 72.2%는 자선기관을 통해, 21.6%는 종교기관, 그리고 19.6%는 거리 동냥인에게 직접 돈을 주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복수 응답).
해외와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지 않지만, 영국의 CAF(Charities Aid Foundation)가 전 세계 160개국을 대상으로 15세 이상 1,000여 명에게 간단한 앙케트를 실시해 만든 국제 기부통계지수(World Giving Index)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국은 2010년 81위, 2011년 57위,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12년에는 45위로 꾸준히 기부지수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국세청에 보고된 기부금을 기준으로 보아도 기부금 총 규모가 2000년 4.6조에서 2012년 11조로 근 3배나 성장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빠르게 기부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한국은 해방과 6.25전쟁 후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애국청년단이나 지자체장이 자의적으로 쌀이나 금품을 걷는 것으로부터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1949년 기부통제법이 제정되어 1997년까지 민간인의 기부가 활성화되기 어려웠는데요. 하지만 기부통제법이 기부금품모집규제법으로 완화된 후 지금까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부금 비율이 2.2%인데 비해 한국은 0.9% 선입니다.
기부 참여율은 비슷한 수준인데 그와 비교해 기부 금액이 적은데요. 이는 거액 자산 기부나 유산 기부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들 수 있습니다. 기부처가 자선단체, 종교기관을 통한 사회복지 지원에 편중되어 있는 점이나 거리 동냥인에 대한 직접 기부 비중이 높은 것도 기부문화의 질적 발전을 위해 관심을 두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선진국일수록 어려운 사람에 대한 직접 기부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인프라를 탄탄하게 하는 문화예술, 지역사회, 연구 등에 대한 기부도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기부가 일상화되지 않은 사회에서는 ‘왜 나누면서 살아야 하는가?’가 중요한 질문이었다면 요즘은 ‘어떤 나눔이 좋은 나눔인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거리 동냥인에게 돈을 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만약 이 사람이 더럽고 불쌍해 보일수록 더 많은 돈을 얻을 수 있다면 이 사람은 점점 더 스스로를 나약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사회복지 영역에서는 기부금 수혜자에 대한 ‘낙인(Stigma)’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있습니다.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일반인보다 열등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그것이 스스로의 자존감을 낮춰 점점 더 심신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에서는 결연이 되어 지원을 받는 아이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나보다 어려워서 챙겨주던 아이인데 외국에서 매달 큰 지원을 받게 되니 더 이상 보살필 이유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재난 재해가 지나간 후 정부와 민간에서 큰 보상금이 나왔을 때 그것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불화 때문에 마을이 붕괴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태풍이 아니라 돈 때문에 마을이 없어지는 것이니 기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풍족해서도 아니고 마음을 내어 선의에 동참한 것이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니 말입니다.
‘어떤 나눔이 좋은 나눔일까?’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나누는 사람의 의도가 좋아야 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하며, 나눔을 주는 과정에서 받는 사람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해야 하는데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나눔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과 관심을 더한다면 훨씬 좋은 나눔이 가능해집니다.
내가 보낸 돈이 아이에게 잘 전달되는지를 비롯해 그 마을이 잘 살 수 있도록 지원되고 있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지원금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존엄성과 관계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거리 동냥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확한 답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멀리서 동전을 던지는 것만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를 낮춰 눈을 맞추고, 혹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결핍은 물질의 결핍이 아니라 사람들 간 관계의 부족에서 기인하기 때문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돈뿐만 아니라 조금의 시간과 관심을 더하는 것이 더 좋은 나눔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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