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BOX] 아스라한 가을빛 품은 올댓재즈(All that Jazz)

Story/효성



재즈는 그 이름에서부터 진한 매력을 풍깁니다. 발음하는 순간, 이미 오묘한 리듬이 생겨난다고 할까요? 20세기 음악의 가장 특별한 발견이라 일컬어지는 재즈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랑받아 마땅한 재즈


익히 알려진 것처럼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광입니다. 그는 얼마 전 발표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여전히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재즈’를 찾는다고 고백합니다. 재즈의 적확하고 견고한 리듬 속에서 글의 리듬을 찾고 이어 자신만의 언어와 문체로 화음을 만들어나간다는 거죠. 그러다 보면 대미인 임프로비제이션(Improvisation), 즉 자유롭게 연주하는 ‘즉흥 연주’ 단계에 접어듭니다. 어쩌면 여기에 재즈의 매력이 있습니다. 견고한 리듬과 박자라는 원칙 속에서도 변화에는 나만의 방식으로 유연하게 부응할 것. 하여 완성되는 희로애락의 고유한 선율. 과장일지 모르지만 이것이 우리네 인생과 닮은 지점이며 재즈를 사랑하는 이유일 테죠. 



 몰라도 되는 재즈 백과


재즈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미국에서 발달한 대중음악입니다. 흑인 음악에 클래식, 행진곡의 요소가 섞여 약동적이고 독특한 리듬이 있으며, 즉흥 연주를 중시합니다. 비트를 벗어난 오프 비트(off-beat) 리듬에서 비롯한 특유의 스윙감, 즉흥 연주를 통한 창조성과 활력, 연주자의 개성을 십분 살린 사운드와 악절을 그루핑해 연주하는 프레이징(Phrasing)은 재즈만의 특징.  거칠고 폭발적인 음색의 뉴올리언스 재즈에서 시작해 스윙, 모던 재즈, 프리 재즈로 발전했는데 약한 박자에 악센트를 주어 자연스러운 율동을 유도하는 스윙 재즈, 연주자들의 즉흥 연주가 돋보이는 비밥, 비밥의 뜨거움을 자제하고 보다 단순하게 구성한 쿨 재즈, 타악기를 강조해 거친 사운드의 펑키한 리듬을 보여주는 하드밥, 삼바에 모던 재즈를 가미한 보사노바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재즈라는 한 줄기에서 파생했습니다. 하지만 재즈사에만 연연하면 곤란합니다. 시쳇말로 음악을 ‘글’로 배우는 셈이니까요. 감동을 배가할 정도의 지식이면 충분합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느끼는 대로 그저 재즈 선율에 몸을 맡겨도 좋겠습니다. 



 재즈 입문자를 위하여, 스크린에 흐르는 재즈


빌리 홀리데이, 조지 벤슨, 허비 행콕, 레이 찰스, 마일스 데이비스, 쳇 베이커. 재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입니다. 한 편의 영화에서는 그들의 음악과 인생을 함께 만나볼 수 있죠. 오래도록 달팽이관을 유영하는 곡이 있다면, 뮤지션의 다른 음악을 찾아서 듣는 것도 재즈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글 | 홍지은 

참고 도서 | <재즈로 시작하는 음악여행> 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