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년차 김민경 대리의 '남편을 이해하는 방법'] ① 술 먹은 다음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일까?
효블(효성 블로거) 님들 안녕하세요. ^^ 오늘부터 매달 남편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적고 ‘남편 고발일지’라고 읽는다)에 대해 써 나갈 사내 필진 김민경입니다. 향후 내용의 이해를 위해 간단히 제 소개를 드리면, 현재 두 남자아이의 엄마이고, 남편까지 세 아들을 키우는 것 같은 삶을 살아가는 행복한 워킹맘 입니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남녀가 만나 같이 살아가다 보니 ‘남자들은 왜 이럴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래서 필진이 되면 제가 그간 겪었던 남편 관련 에피소드들을 통해 남편의 이상행동에 대해서 효블님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사건의 당사자 남편입니다. ^^
서두가 길었죠? 오늘 말씀드릴 사건은 남자분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그때의 일은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동영상으로 남기지 못한 바로 그 사건 지금부터 들려드릴게요.
첫째를 낳고 맞벌이 활동을 열심히 하던 어느 평일 밤, 신랑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애기~ 오늘 동생이랑 동생 선배랑 셋이서 술 마시기로 해서 늦게 들어갈 것 같아요” 여러분께 죄송하게도 저희 신랑은 저를 애기 라고 부릅니다. (정확하게는 액이) 파리의 연인 박신양만큼이나 사람이 많건 적건 언제 어디서나 ‘액이’라고 불러서 창피하지만 어쨌든 저는 액이고 신랑은 쟉이 입니다.
▲ 미식축구를 즐기는 상남자 도련님
“형수님, 형이 술 마시다가 사라졌어요. 집에 들어갔나요?”
“어머, 안 왔는데요! 제가 전화해볼게요.”
전화를 아무리 해도 받지를 않는 신랑! 하지만 별 걱정은 안 했습니다. 항상 집에는 잘 들어왔기 때문이었죠. 그러다가 저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경찰인데요. 여기 지금 남편분이 OO건물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어요”
차라리 보이스피싱이길 원했던 제 인생 최초의 경찰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부리나케 옷을 챙겨 입고 나갔어요. 행패 부리는 황희정승이라니 ㅠ_ㅠ 인생에는 ‘GR 총량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더니, 이렇게 절대량을 채우려는 걸까요?
시댁이 같은 동네였지만 차마 전화를 드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련님에게 전화를 해서 빨리 OO건물로 와 달라고 했죠. 그리고 난 후 집에서 10분 거리 정도의 남편이 있는 건물로 뛰어갔습니다. 건물 1층에는 세 명의 경찰관들과 경비원으로 추정되는 분 두 명, 그리고 신랑이 있었습니다. 신랑 혼자 마구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신랑은 게다가 아침에 입고 나간 양복 상의도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셔츠만 입고 있는 상태였고, 메고 있던 가방도 집어 던지고 넥타이도 풀어헤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경찰이 붙잡아서 말리려고 하면 소리를 질렀습니다.
경찰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점점 더 포악해지고, 도련님은 전화하면 계속 “다 왔어요. 근데 거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고. 저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답니다. 다행히 친절한 경찰분께서 경찰차로 집에 데려다 주시겠다고 해서 신랑을 차에 구겨 넣고 옆에 탔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원래 막히는 길도 아닌데 새벽 1시에 길이 막히더군요. 술냄새+토냄새는 계속 나고, 신랑은 앞 좌석과 뒷좌석을 분리해놓은 철조망을 발로 차기 시작했습니다.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한계에 다다른, 그러나 절대 화를 내선 안 된다며 본인을 다스리고 있으신 것 같은 표정으로 경찰분이 ‘내리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연신 죄송하다 굽실거리며 애초부터 가까운 거리인데, 신랑을 질질 끌고라도 걸어갈 걸 왜 차를 얻어 탔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자신을 탓하며 냉큼 내렸습니다. 그래도 성인 남자를 저 혼자 끌고 가기는 힘들어서 도련님에게 계속 전화를 했는데 도련님은 계속 “거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라고 했습니다. 그 순간 저에게 번개같은 깨달음이 왔죠. 아! 도련님도 취했구나. 어쩔 수 없이 아버님께 전화를 해야겠구나.
새벽 2시, 아버님께 대충 상황을 설명하고 저희 집으로 좀 빨리 와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눈앞이 캄캄해져서 그렇게 계속 남편을 길에 굴리다시피 끌고 가고 있는데 저 멀리서 도련님이 나타났습니다. 근데 갑자기 신랑이 벌떡! 일어나더니 두 팔을 번쩍 들며 ‘헤이 브로~’라고 하더군요. 도련님은 ‘왔썹 브로’ 하며 함께 하이파이브를 했습니다. 그 상태로 계속 둘은 서로 사이 좋게 집에 걸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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