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기업들 ⑦ 난쟁이 말벌로 지속 가능을 고민하다, 벨기에 Viridaxis

 

글. 홍하상(전국경제인연합회 교수, 작가)

 

밀이나 쌀, 과일, 채소 등을 기르는 데 최대의 적은 벌레이고, 그중에서도 진딧물의 피해가 가장 큽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농부는 살충제와 농약을 대량 살포하지만 오히려 진딧물을 비롯한 벌레들이 내성을 길러 수확 손실률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리한 인간이 몸 크기가 겨우 0.1㎜도 안 되는 진딧물에 진 것이죠.

 

인간은 결국 살충제 대신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고 벨기에의 Viridaxis사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냅니다. 농작물과 식물을 먹어치우는 진딧물이나 벌레들을 먹이로 삼고, 애벌레에 기생해 파괴하는 곤충을 찾아내기로 한 것이죠. 그것이 바로 난쟁이 말벌입니다. 난쟁이 말벌은 진딧물을 먹이로 합니다. 크기도 불과 2~4㎜. 난쟁이 말벌은 하루에 2,000마리의 진딧물을 죽이거나 잡아먹습니다. Viridaxis사는 난쟁이 말벌의 실험실 생산에 성공한 후 양산 체제에 들어가 수백만 개의 난쟁이 말벌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Viridaxis

그동안 벌레나 해충을 잡아먹거나 그들에 기생해 파괴하는 곤충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연구돼왔는데, 벨기에 Viridaxis사가 연구 끝에 진딧물 잡는 곤충의 실험실 생산에 성공했다. 세계에서 다른 곤충에 기생하는 곤충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3개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중 하나가 Viridaxis사다.

 

 

그러나 대규모 농장주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농지 면적이 지평선까지 뻗어 있는 미국이나 호주의 농부들은 난쟁이 말벌을 기르며 해충을 서서히 죽이는 게 이득인지, 아니면 비행기로 강력한 농약을 대량 살포하는 것이 이득인가를 놓고 저울질하기 시작했죠.

 

농부들의 이런 고민을 알아챈 Viridaxis사는 우선 온실에서 재배하는 야채와 화훼의 진딧물 제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즉 고가의 채소 위주로 사업을 전개한 것입니다. Viridaxis사는 현재 야외에서 재배하는 농작물을 대상으로 한 자연 살충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 야외 농작물용 자연 살충제를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업체는 드뭅니다. 진딧물과의 전쟁보다 판로 개척 문제가 더 치열하기 때문이죠. 어리석게도 인간은 살충제로 인한 피해가 더욱 심각해져야 비로소 난쟁이 말벌이야말로 인간의 몸에 해롭지 않은 ‘친환경 상품’이라는 것을 깨닫고 거기에 한 표를 던질지 모릅니다.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이해득실을 따지는 인간의 특성상 그 제품이 쉽게 자리 잡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바로 눈앞의 이익과 편리만을 따지며 더 손쉽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살충제를 선택한 결과가 얼마나 처참할지 우리는 예상할 수 있죠. 좀 더 멀리 보는 지혜로 난쟁이 말벌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질 때 세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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