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만들지 않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샵

2020. 4. 21. 16:14


너를 산 적은 없었는데 #플라스틱
플라스틱을 주문하니 과일이 딸려온 건지.. #플라스틱
해외 마트들에 이런 용기들이! 우리도 #용기내
마트에 가서 용기를 내보았다 #용기내


한 유명 배우가 자신의 SNS에 용기를 내었습니다. 위에 소개한 문장은 그가 마트에서 사 온 과일과 채소, 생선 사진을 올리며 덧붙인 것들입니다. 마트에 갔다가 플라스틱을 사 온 듯 느끼는 사람이 유명 배우 한 사람만은 아니겠지만 그의 SNS에 사람들이 반응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실행했다는 것이죠. 그는 용기를 집에서 챙겨가 생선을 받아왔습니다. 우리는 어땠을까요? 좋지 않다거나 옳지 않다고 느끼지만 금세 현실을 받아드립니다. 포장이 과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기업과 나의 행동을 눈감아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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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실천법 5R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모든 자원과 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궁극적으로는 그 어떤 쓰레기도 매립되거나 바다에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원칙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자는 사회적 운동이죠.

 

버리지 않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커피 캡슐


최근 글로벌 트렌드가 된 제로 웨이스트는 사실 2000년대 초에 생겨났습니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의 일부 주(州)에서는 정책적으로 제로 웨이스트를 수용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2010년경부터 인플루언서 등 영향력 있는 개인뿐만 아니라 미국의 주요 언론, 유통기업들이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기 시작하며, 강도 높은 환경친화적 삶의 방식을 전파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미국의 제로 웨이스트 인프루언서 비 존슨(Bea Johnson)이 자신의 블로그에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캘리포니아의 밀 밸리에서 남편과 두 아들, 한 마리의 개와 평범한 일상을 살았다고 합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관련 다큐멘터리를 본 뒤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 동참하기로 결심했고, 매주 240L 쓰레기를 배출하는 삶에서 1년 치 쓰레기가 고작 1병의 유리병이 되는 삶으로 바뀌게 되었죠. 작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강연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녀가 강조하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은 5가지입니다.


[비 존슨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 ‘5R’]

Refuse 거절하기: 필요하지 않는 것은 소비하지 않을 것

Reduce 줄이기: 어쩔 수 없이 소비해야 한다면 최대한 사용량을 줄일 것

Reuse 재사용: 모든 자원은 가능한 한 재사용할 것

Recycle 재활용: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자원은 재활용할 것

Rot 퇴비화: 쓰레기로 버려진다면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제품을 쓸 것


출처: Youtube @tvN <제로 웨이스트 원칙 5가지! 1년 쓰레기 ‘딱 1병’으로 줄이는 법>


2019년 5월 25일, 비 존슨의 강연을 다룬 채널 예스 기사(https://bit.ly/3eAZZ0U)에 따르면, 실제로 그녀는 명함, 홍보 우편물 등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거절하고 생필품은 직접 대체품을 만들거나 최소한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화장지의 경우에는 생산 회사에 직접 전화로 주문해서 개별 포장이 되지 않은 벌크 제품을 구입하고, 비누 또한 벌크 제품을 구해서 쓰고요. 이외에도 그녀는 상당히 많은 노하우를 공유해주었는데요. 그녀의 책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에 더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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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 샵


비 존슨만큼은 아니지만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려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중 유명한 곳 몇 군데를 추천합니다. 한 번에 전부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쓰레기 없는 삶을 고려 중이라면 제로 웨이스트 샵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양한 제로 웨이스트 제품들



서울 성동구, 더 피커(The Picker)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13
thepicker.net
www.instagram.com/thepicker


더 피커는 2016년에 문을 연 국내 첫 제로 웨이스트 샵입니다. 곡류와 채소를 판매하는 식료품과 카페를 겸하고 있어요. 이곳의 모든 것들은 포장 없이 판매됩니다. 처음엔 좀 낯설겠지만, 채소나 곡물을 담을 용기나 가방을 여러 개 준비해 가는 게 좋습니다. 또, 더 피커는 온라인 채널도 운영하고 있어요. 사이트에 들어가면 주방용품, 욕실용품 등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 지구 JIGU


서울시 동작구 성대로1길 16
www.instagram.com/zerowaste_jigu


2018년 문을 연 지구샵은 플라스틱이나 비닐 포장 없이 기존의 플라스틱을 대신하여 더 오랫동안 두고 애정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일상용품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제로 웨이스트 전문 편집 브랜드입니다. 견과류와 제철 과일과 플라스틱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세안제, 대나무 칫솔, 스테인리스 스틸 빨대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음료도 함께 판매하고 있으니 텀블러를 가지고 가보세요.




서울 마포구, 얼스 어스 earth, us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50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5번길 148
www.instagram.com/earth__us


카페 얼스 어스 내부는 다른 카페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문구조차 없습니다. 이유는 아마도 쓰레기 줄이기를 강요하는 것보다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느끼고 실천하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로 웨이스트 카페라는 것을 모르고 방문한 고객이 일회용품을 요구하면 환경보호 차원에서 플라스틱류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친절히 설명한다는군요. 커피와 디저트 등을 테이크 아웃하려면 텀블러나 용기를 가지고 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보틀팩토리 Bottle Factory 


서울시 서대문구 홍연길 26
bottlefactory.co.kr
www.instagram.com/bottle_factory


연희동에 있는 카페 보틀팩토리에서도 당연히 일회용품 컵은 제공하지 않아요. 개인 컵 없이 방문한 손님들에게는 텀블러를 빌려줍니다. 그리고 손님이 요청하지 않으면 영수증도 출력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난 2018년부터는 세제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뉴질랜드 친환경 브랜드인 에코스토어의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패키지 없이 원하는 만큼 담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또 서울 합정, 상수, 연희동 등 인근 카페들과 함께 제로웨이스트 커피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일회용품 없는 카페 축제 ‘유어보틀위크’를 해마다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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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보다 만들지 않는 것


우리는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만들면 더 간편할까, 더 편리할까를 고민해왔는데요, 더 간편하고 편리해질수록 결국 버리는 게 더 많아진다는 것을 알지만 모른 척하고 있던 것 같아요. 한 번 사용하면 버려지는 것들, 예를 들어 마트에서 사는 물건의 포장, 카페에서 가져온 일회용 컵, 택배 상자 안 포장재들이 우리 주변에 쌓이고 있는 건 잘 보이지 않거든요.


쓰레기를 사실 건가요, 지구를 살리실 건가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는 번거롭습니다. 많이 고민하고 행동해야 실천할 수 있죠. 사실 몸을 한 번 더 움직이는 번거로움은 당연하고, 간편함과 편리함은 원래 없었던 거예요. 우리는 반대로 편리함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던 것이죠. 지금이라도 번거로움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면 지구는, 바다는, 그리고 우리는 더 깨끗한 환경에서 공존할 수 있습니다.


번거로워야 버리는 것이 줄어들고, 버리는 것을 만들지 않게 됩니다. 쓰레기는 버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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