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트레일러] 소박한 일상처럼 느리게 흐르는 골목, 창원공장 옆 도리단길 산책

Story/효성




 창원 도리단길





창원 도계동 원이대로 주변 주택가에 몇 년 전부터 카페가 하나둘 생기며 ‘도리단길’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마다 고유한 개성을 품은 이곳의 카페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죠.






 낯선 듯 익숙한 풍경의 동화





키 작은 빌라와 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 시간의 그림자가 드리운 듯 고즈넉한 골목은 평범해서 더 특별합니다. 새 옷처럼 단정하지는 않아도 오래된 것의 편안함과 정취가 담긴 까닭이죠. 가정집과 한 지붕을 쓰거나 나란히 어깨를 기댄 카페들이 낯선 듯 익숙하게 다가오는데요. 도리단길은 풍경의 참견 아닌 동화(同化)를 꿈꿉니다.






 삶의 온도를 높이는 소소한 시간





바람에 몸을 맡긴 빨랫줄의 옷가지와 오후 4시를 닮은 사람들의 발걸음. 골목은 요란하지 않고 느리게 흘러갑니다. 그 속도에 발맞춰 걷다가 은은한 불빛으로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밥집을 만납니다. 안온한 분위기에서 마주한 정성 가득한 가정식 한 상. 삶의 온도를 높이는 일상의 소박한 풍경에 서서히 행복이 번집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쓸모


간직한 시간은 잊히지 않고 시간이 흘러도 기억은 낡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흔적이 깃든 공간에 또 다른 이들의 새로운 추억이 쌓여가는데요. 옛 간판 그대로 원두를 볶는 커피집, 낡은 공간에 앤티크 소품을 배치한 카페는 그래서 멋스럽습니다. 세월의 흔적에 하나둘 더해지는 이야기가 커피 향을 머금고 추억을 만들어갑니다.






 우연에 기대어 산책자가 되다


도리단길에서 여행자가 아닌 산책자가 되어봐요. 우연에 기대어 천천히 걷다 보면 사소한 모든 것이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낮은 담벼락을 타고 온 유년의 기억에 설레고, 길모퉁이에서 마주친 카페가 더없이 반가운 골목 산책. 목적 없는 걸음 속에서 부드러운 생을 바라봅니다.






 오롯이 나와 마주하는 오후의 서정


창밖을 지나는 바람의 인사, 찻잔에 내려앉은 햇살이 반가운 오후의 서정.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달빛 같은 조명 아래서 오롯이 나와 마주합니다. 겨울을 노래한 어느 시인의 언어를 길어와 마음에 밑줄을 긋습니다.







글 | 김희선

사진 | 박해주(Day40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