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권]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집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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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싸늘하게 불고 거리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입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해가 짧아지면 마음까지 싱숭생숭해지게 마련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가을을 타는 이유도 감성이 충만해지기 때문 아닐까요? 가을을 맞아, 더욱 감성에 취할 수 있는 직장인이 읽기 좋은 시집을 소개합니다.




 시를 읽는 즐거움을 배우는 강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



출처: YES24



바쁜 직장생활과 일상에 치여 시 한 편 읽을 여유도 없고, 시라는 것이 마냥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바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의 즐거움을 전하는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말이죠.


저자인 정재찬 교수는 시와는 거리가 먼 공대생을 대상으로 ‘문화혼용의 시 읽기’라는 강의를 개설했고, 이 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시 에세이인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집필했습니다. 시의 낭만과 시를 읽는 즐거움을 되찾아주고자 했던 저자의 강의와 같이, 책 역시 누구에게나 친숙한 46편의 시를 담으며 시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어주는데요. “의술, 법률, 사업, 기술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란다.”라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은 시를 잊은 우리에게 시를, 삶의 목적을 되찾아줍니다.




 독자들이 가장 사랑한 나태주 시인의 시를 묶은,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출처: YES24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풀꽃」 -



시를 잘 모르는 이도 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SNS에 정말 많이 오르내리는 시이기 때문이죠. 이처럼 나태주 시인은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운 시를 쓰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시인 중 한 명이에요.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독자들이 선정한 나태주 시인의 시를 엮은 모음집인데요. '내가 너를', '그 말', '좋다', '사랑에 답함', '바람 부는 날', '그리움', '못난이 인형', '허방다리', '첫눈', '섬', '느낌', '한 사람 건너', '사는 법' 등 나태주 시인의 꾸밈없이 순수한, 그리고 주옥같은 시편을 수록하고 있어 올 가을을 더욱 아름답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젊은 시인의 언어적 감수성,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출처: YES24



시인 박준은 아마 가장 주목받는 젊은 시인 중 한 명일 것입니다. 2012년 출간한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가 국내 굵직한 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문단에 큰바람을 일으켰죠. 더불어 젊은 감각의 언어적 감수성으로 많은 독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는데요. 시집이 1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것만 봐도 박준 시인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중에서 -



작고 소외된 것들에 끝없이 관심을 두고 탐구하는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삶의 근원적인 슬픔과 죽음에 대한 사유,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깊은 세계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올 가을, 더욱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줄 매우 서정적인 시집입니다.




 1955년 그때 그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출처: YES24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 윤동주 「서시」 중에서 -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서시’의 구절을 외우고 있을 것 같은데요. 윤동주 시인은 아마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하다가 옥중에서 요절한 민족 시인, 윤동주. 그의 시는 일제의 탄압 속에 암울했던 우리나라의 상황과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는 동시에 아름다운 시구 자체로서도 감동을 줍니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등 주옥같은 시 31편이 수록된 초판본에 유족들이 보관하고 있던 원고를 더해 1955년에 서거 10주기를 기념하여 발행된 증보판의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출판되었는데요.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빼어나고 서정적인 시를 쓴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불안한 청춘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바다는 잘 있습니다>



출처: YES24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등 여행 작가로 더 잘 알려진 시인 이병률의 다섯 번째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는 네 번째 시집 <눈사람 여관>이 나온 지 딱 4년 만에 나온 시집인데요. 이병률 시인은 시를 몰아 쓰거나 가만히 앉아서 쓰지 않고 세월의 속도에 맞춰 한 편 한 편 쓰다 보니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저자의 깊고 오랜 사유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온전히 혼자가 되어 자주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때로는 불안을 잔뜩 껴안은 채로 바깥을 걷고 들여다보는 일에 골몰했다는 저자가 끝내 그만두지 못한 마음속 혼잣말들은 질문이 되고 그렇게 시로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저자는 이 시집을 어렵고 힘들고 불안에 가득 찬 청춘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는데요. 아직 불안한 청춘이라면 이병률 시인의 시를 통해 위로받을 수 있기 바랍니다.



바깥의 일은 어쩔 수 있어도 내부는 그럴 수 없어서

나는 계속해서 감당하기로 합니다

나는 계속해서 아이슬란드에 남습니다


눈보라가 칩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만이 혼자만큼의 서로를 잊게 될 것입니다


- 이병률 「이별의 원심력」 중에서 -




 온라인 댓글 시인의 따뜻한 시선,

<그 쇳물 쓰지 마라>



출처: YES24



7년간 뉴스 기사에 시 형식의 댓글을 남겨 수많은 이들을 감동케 한 이가 있습니다. 바로 댓글 시인 ‘제페토’인데요.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작은 것들의 아픔과 소외된 이들의 고독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시 형식의 댓글로 남긴 것이죠. 제페토가 처음 댓글 시를 남긴 것은 2010년 한 철강업체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섭씨 1,600도가 넘는 쇳물이 담긴 용광로에 빠져 흔적도 없이 사망한 기사였습니다. 청년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 ‘그 쇳물 쓰지 마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는데요. 이후에도 꾸준히 시 형식의 댓글을 남겨 많은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 제페토 「그 쇳물 쓰지 마라」 중에서 -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댓글 세상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사유를 아름답고 고통스럽게 풀어낸 댓글 시인 제페토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쓴 그의 댓글 시와 개인 블로그에 올린 시를 엮은 책으로, 소외된 이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가을엔 시를 읽어 보세요. 여러분 마음에도 바람이 일도록, 단풍처럼 물들도록, 하늘보다 푸르러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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