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권] 물욕 없는 세계 (도서 증정 이벤트 종료)

Story/효성



*’한 달에 한 권’ 시리즈의 1주년을 기념하여 도서 증정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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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평을 남겨주신 분들 중 3분을 선정하여 <물욕 없는 세계> 도서를 증정합니다.
이벤트 기간: 10월 9일까지 | 당첨자 발표: 10월 12일



물욕(物慾)은 낱말 그대로 ‘물건에 대한 욕심’입니다. 직장인들에게는 애증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물욕은 충동구매와 무계획적인 지출을 부르지만, 한편으로는 행복감을 안겨줍니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내가 사용하는 물건만이라도 ‘새로웠으면 좋겠다’라는 소심한 바람이 물욕으로 표현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물욕을 통한 일상의 공허감 해소는 일시적입니다. 정체된 내 일상을 리프레쉬 해보려던 것인데, 엉뚱하게도 물욕을 ‘새로 고침(refresh)’ 하게 돼버리는 상황. 그렇게 견물생심은 반복됩니다. 


우리는 과연 이 ‘물욕 리프레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뜻밖에도 그렇다고 말하는 책이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서서히 물욕이 사라지는 중이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지요. 제목 하여 <물욕 없는 세계>. 부제는 ‘갖고 싶은 것이 없어지면, 세계는 이렇게 변한다’입니다. 


 

사진: 교보문고




 물욕 없는 세계에서 행복 찾기 


본문 구절을 인용해 이 책이 던지는 큰 물음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돈=행복’이라는 도식은 자본주의 사회의 커다란 도그마”(190쪽)임이 상식이 되었으며 “수입과 장시간 노동이 행복의 증가를 촉진하지 않는다”(201쪽)라는 것이 각종 통계로 밝혀지고 있는 시대, 이 속에서 우리가 “새로운 형태의 행복을 실현하려면 새로운 엔진, 새로운 동력기관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204쪽)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물욕의 대상인) 무언가를 사고, 또 돈을 벌고, (새로운 물욕의 대상인) 무언가를 다시 사고, ···. 이런 행위의 반복을 행복으로 믿었던 과거와 작별하고 맞이한 ‘물욕 없는 세계’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행복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지요. 책의 차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차근차근 찾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


1. ‘삶의 방식’이 최후의 상품이 되었다 

2. 두 초강대국 속 물욕의 행방

3. 물질과의 새로운 관계 

4. 공유가 당연한 사회가 되다 

5.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

6. 자본주의 너머에 있는 행복을 향해 


 

사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시대

그런데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잘 모르겠는 시대




 물건보다 의미, 다운시프터


다운시프터(downshifter)란, 소비주의를 지양하고 이미 가진 것들에 자족하며 슬로라이프(slow life)를 실천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다운시프트 족’이라고도 불리지요. 다운시프터의 태동을 설명하기 위해 <물욕 없는 세계>는 마케팅 전문가 존 거제마, 저널리스트 마이클 단토니오의 공저 <소비의 전환>을 인용합니다. 


"빚을 지던 시대에는 물건이 주인공이었으나, 저축의 시대가 된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의미’다. 우리는 물질주의를 버리고 실제 있는 것을 중시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품위 유지비’라는 말이 있지요. 특정한 물건들을 소비/소유함으로써 품위가 유지된다는 믿음이 전제된 표현입니다. 현대인들의 소비욕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지위 소비’라는 용어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물건이 나의 지위와 품위를 대표해준다는 이 믿음은, “저축의 시대가 된 지금” 점차 흐려지는 듯한데요. 돈 쓰고 소유하는 데서 얻었던 행복을 이제는 돈 안 쓰고 소유하지 않는 방식으로부터 찾고자 하는 것이지요. 최근 증가하고 있다는 이른바 ‘럭셔리 이탈 경향’이 이해되는 대목입니다. 


오늘날 선진 도시에서 확산하는 럭셔리 이탈 경향에 대해서 제밀라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흐름은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도시들은 이미 성숙한 곳으로, 개개인이 벌써 각자의 태도를 확립하고 있기 때문이죠.”

_ 본문 83쪽(편집숍 ‘디에치 코르소코모’ 상하이 지점 마케팅디렉터 제밀라 슈 인터뷰)




 물욕 없는 세계의 행복, 플레니튜드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유명한 말,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듯합니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라캉이 했던 이 말을 수용했던 것일까, 애플을 설립한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뭔가를 보여주기 전까지 사람들은 자신들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소비나 물욕은 자연적이고 자발적인 것이 아니다. 기업과 사회가 사람들에게 이를 구조적으로 강요하고 있을 뿐이다. 

_ 본문 195쪽 


그렇다면 이러한 ‘강요된 물욕’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행복을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물욕 없는 세계>는 ‘플레니튜드(Plenitude)’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경제 저널리스트 줄리엣 B. 쇼어가 저서 <제3의 경제학>을 통해 제창한 용어인 ‘플레니튜드’는 ‘plenum’과 ‘atitude’를 합친 말입니다. ‘만족한 상태’를 뜻하지요. 


쇼어는 플레니튜드의 조건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든다. 하나, 시간을 새롭게 배분할 것. 둘, BAU(business as dsual, ‘기존 그대로의 경제’라는 뜻으로, 성장 우선, 대기업 중심, 에너지 과잉 소비 경제 운영을 지속하는 일) 시장에서 탈피해서,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고, 기르고, 행동할 것. 자기 시간을 되찾는 일은 자급을 가능케 하고, 사야만 하는 물건이 적어질수록 돈을 많이 벌 필요도 없어진다. 셋, 진정한 물질주의를 택할 것. 소비할 때 환경을 고려해서 접근하라는 것이다. 

_ 본문 198쪽 


간단해 보이면서도 선뜻 실행에 옮기기에는 왠지 과감한 결단력을 발휘해야 할 듯한데요. 세 조건 모두, 익숙했던 일상으로부터 탈피해야만 가능한 것들이니까요. 쉬느라 또 바쁜 퇴근 후 시간을 새롭게 배분해야 할 것이며, BAU 말고 다른 경제(이를테면 ‘공유경제’)에 대해서는 아직 낯설어하는 인습을 극복해야 할 것이며, 회사의 이익 창출을 위한 일(업무)만 해왔던 타성을 벗고 나 자신이 뭘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를 돌아보아야 할 것이므로. 


 

때로는 물끄러미, 물건 말고, 물이라도 보며, 진짜 행복을 물어보는 시간을 갖기를




 물욕의 장막이 걷힌다, ‘나’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어제는 날아가버린 새를 그려

새장 속에 넣으며 울었지

이젠 나에게 없는 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


가수 이상은의 노래 ‘삶은 여행’에서 옮겨 온 한 소절입니다. 새는 새장을 벗어나 날아가 버렸고, 자신이 새의 주인이라 착각했던 화자는 새 그림을 새장 속에 넣고는 울었다고 하네요. 가질 수 없는 새를 새 그림으로나마 대신하려 한 소유욕이라니. 그 허허로움이 화자를 울게 했던 건 아닐까요. 


나는 정말 ‘그것’을 갖고 싶어서 사는 걸까, 되물어봅니다. 근사한 카메라를 사고 싶었던 건, 실은 (그 카메라에 담겼으면 하는) 새로운 시간과 장소를 욕망했던 건 아닌지. 새 스마트폰을 장만하려던 건, 실은 (그 스마트폰으로 듣거나 보고 싶은) 새로운 사람과 소식을 바랐던 건 아닌지, ···. 그러니까 나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걸 찾으려 하기보다 ‘그것’으로나마 대신하려 했던 건 아닌지. 


 

새에겐 새장 없는 세계를, 사람에겐 물욕 없는 세계를



이러저러한 물욕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새장 속 새를 날려 보내고, 새 그림도 다 버리고, 새장조차 치우고 나면, 드디어 진짜 ‘나’의 모습이 보이게 되지 않을까,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고, 노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