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체감온도 -5℃” 시원한 영화

Story/효성




극심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폭염 경보 메시지가 연달아 울리더니 최고기온이 38℃까지 오른 곳도 있다고 합니다. 수치로 볼 때도, 체감으로 느껴지기에도 너무나 무더운 여름입니다.


바람, 습도, 개인의 체질 등 여러 가지 외부 요인에 따라 몸이 느끼는 온도는 달라지죠. 이를 체감온도라고 하는데요. 심리적 상태 역시 체감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여름만 되면 TV에서 납량특집으로 등골 오싹해지는 공포물을 방영해주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떨까요? 체감온도 5℃는 그냥 떨어질 것만 같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영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더위에 지친 여러분들을 위한 시원한 영화를 효성이 추천합니다.




 남태평양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모아나>


 

사진: 다음 영화



명작 <알라딘>과 <인어공주>를 탄생시킨 론 클레먼츠와 존 머스커 감독이 <겨울왕국>, <주토피아> 제작진과 의기투합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애니메이션 제국 디즈니에서 또 하나의 명작이 탄생하였습니다. 바로 <모아나>를 두고 하는 얘기였습니다. 북미에서는 ‘천만 애니’ <겨울왕국>의 흥행신드롬을 뛰어넘었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모아나>는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가 전설의 영웅 마우이와 함께 저주에 걸린 자신의 터전 모누투이 섬을 구하기 위해 항해를 떠나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대부분 장면이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죠. 실제로 제작진은 생생한 바다를 묘사하기 위해서 약 15m의 작은 바다를 만들어 수중 촬영을 할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그토록 영롱한 바다를 표현할 수 있었던 건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에라도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시원한 바다가 펼쳐지는 <모아나>. 애니메이션 속에서 그녀를 선택한 바다가 이번에는 여러분들을 선택하였습니다. <모아나>를 통해 올여름 바다와 한 몸이 되어보세요.




 지구에서 가장 추운 남극에서 전해진 감동 실화 <에이트 빌로우>


 

사진: 다음 영화



앞서 소개해드린 <모아나>가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에 다룰 <에이트 빌로우>에서는 눈보라 치는 설원이 펼쳐집니다. 보고만 있어도 손발이 시릴 정도죠.


사실 <에이트 빌로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더 화제가 되었습니다. 원작인 영화 <남극 이야기(1983)>가 1959년 일본 남극탐험대 기지 주위에서 발견된 썰매 개 2마리 이야기를 각색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이 개들은 2년 전인 1957년 일본 탐험대가 철수할 때, 남긴 15마리 중 일부였다고 하는데요. 더욱 놀라운 점은 자신들을 버리고 간 탐험대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이 영화는 위와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극한 속에서의 인간과 개의 우정, 용기 그리고 희생을 통해 고난을 뛰어넘는 이야기로 재구성됩니다. 8마리의 개들과 남극으로 떠난 탐사대은 다른 대원들의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그들을 그곳에 남겨둔 채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만 남긴 채요. 그리고는 정확히 175일 만에 개들을 구하러 돌아오죠. 


<에이트 빌로우>는 매섭게 몰아치는 눈보라로 눈은 시원해지고 8마리 개들과 게리의 우정으로 감동까지 더해지는 영화였습니다.




 시원하다 못해 서늘해지는 공포영화도 빠질 수 없다! <장산범>


 

사진: 다음 영화



간혹 등산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은 산에서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하곤 합니다. 긴 털을 가진 무언가가 ‘휙’하고 지나간다든지 아니면 어떠한 물체가 다가오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다가 심지어 내 이름을 부르더라는 그런 종류의 괴담을요. 이런 이야기들을 통틀어 소위 ‘장산범’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지금까지 괴담으로만 떠돌던 ‘장산범’이 2017년 여름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시각적인 공포도 무섭지만, 사람이 두 눈으로 볼 수 없는 곳에서 청각만으로 이를 감지했을 때 느끼는 두려움은 그 이상입니다. 몹쓸 상상력이 발휘되면서 실제보다 더 크게 공포가 증폭되기 때문이죠.


<장산범>을 연출한 허정 감독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본능을 이용했습니다. 그간 영화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은 ‘목소리’라는 소재에 초점을 두고 공포심을 끌어내고자 하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생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질 듯하네요.




 피도 눈물도 없는 핵사이다급 복수혈전! <장고: 분노의 추적자>


 

사진: 다음 영화



오스카를 거머쥔 세 남자가 만났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네 남자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이미 폭스, 크리스토프 왈츠. 주연 배우들만으로도 굉장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게다가 명실상부 명감독으로 손꼽히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을 맡았으니까요.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전 세계 스윗 가이의 대명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노예제도가 판을 치던 시절, 미국 남부의 대지주 ‘캘빈 캔디’로 분해 악랄함의 끝을 보여주었죠. 이에 맞선 정의의 사도는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 역의 크리스토프 왈츠와 노예였으나 킹에 의해 해방된 후, 익힌 사격 솜씨로 그의 최고의 파트너가 된 ‘장고’, 제이미 폭스 콤비입니다.


영화에서 장고는 캘빈 캔디에게 빼앗긴 아내를 되찾기 위해 닥터 킹과 함께 피의 대결을 펼칩니다. 사회적 약자였던 그가 성장하여 악당을 물리치는 통쾌한 복수극을 통해 답답했던 체증이 뻥 뚫려 내려가는 듯한 속 시원함을 느껴보세요




 쿨내 진동하는 츤데레 사랑꾼의 <내 사랑>



사진: 다음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최고의 나이브 화가(naïve artist,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화가) 모드 루이스와 그녀의 남편 에버렛 루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특히 그녀의 남편인 에버렛 루이스 역을 맡은 에단 호크의 180도 연기 변신이 눈에 띄는데요. ‘비포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사랑꾼의 면모는 온데간데없고 츤데레가 되어 쿨내를 풀풀 풍깁니다.


작품 속에서 그는 실제 마음과는 달리 아내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 분)에게 욕과 구박을 일삼습니다. 보는 사람이 다 무안할 정도로요. 실제 영화를 보고 나온 관람객들은 에단 호크를 일컬어 ‘미국판 김첨지’라고 하는데요. 에버렛 루이스에게 있어 장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모드 루이스의 몸 상태는 아웃 오브 안중입니다. 바로 그러한 부분이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와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죠.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짐에도 불구하고 에단 호크의 쿨한 연기만을 놓고 보면 머쓱해져서 어찌할 바 모르게 되는 그런 쿨한 영화 <내 사랑>이었습니다.




무시무시한 공포영화만이 체감온도를 낮춰준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영화를 소개해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한편의 영화만으로도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여름철 극장가가 유난히 붐비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겠죠.


입추도 왔고 이제 서서히 가을이 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은주는 여전히 30℃를 웃돌며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무더위는 가시지 않고 있지만, 시원한 영화 한 편과 함께 잘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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