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챌린저 캄보디아편] 짧았지만 행복했던 그 순간들 - 최한묵 대원

Story/효성





 


이론과 실전의 괴리. 왜 관련서적을 공부하고 꼼꼼히 설계도 하고 계획까지 짜서 준비해 갔는데 시작부터 막혔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모든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통제하고 관리할 수 없는 걸까? 탁상공론이라는 말이 너무나 와 닿는 하루였다. 현지의 사정은 모르고 단순히 우리의 경험과 잣대로 예측하는 것의 실패 생각보다 컸다. 미리미리 준비해도 안되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더 찾아보고 연락을 취해 알았더라면...하는 후회가 컸다.

 그리고 회의감. 진짜 내가 설계한 장치가 도움이 될까? 괜히 우리들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그들을 되려 귀찮게 한 것은 아닐까? 적정기술을 너무나 쉽게 생각한 것 같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고 설계를 하여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적정기술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적정기술은 발명전시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참신하다고 생각한 아이디어가 진짜 이들의 일상을 좀더 편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줄지를 항상 생각해야했다. 초기빗물 제거장치 역시 사람이 수동으로 제거해준다면 필요하지 않은 장치이다. 그런데 좀 더 자동화되고 편해보이게 만드는데에 집중하다보니 인간을 위한 적정기술이 아닌 기술을 위한 적정기술이 되어 버린거 같다. 항상 무언가를 설계할 때 기술이 아닌 인간을 생각하면 적정기술을 공부해야겠다.

 또 이러한 고민을 하는 내게 우리조 은솔멘토가 말하기를 적정기술은 단순한 도움만이 아니라 그들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계기로도 작동한다고 했다. 우리가 쉽게 생각할수있는 아이디어라 이들에게는 참신한 발상이 된다라고. 적정기술에는 다양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고 아직도 잘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첫날이었지만 후회도 있고 회의감도 느껴봤던 하루였다.







역시 노동은 힘들지만 사람들을 뭉치게 한다고 생각한다. 캄보디아 출발 전보다 더 친해진 4조가 너무 보기 좋았다. 그리고 우리조가 반나절만 도와주고 간다는 것이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땡볕에서 일하는 팀원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고아원으로 아이들과 만나러 간다는 것에 너무 마음이 무거웠다. 4조!! 고생하셨습니다.!!

누가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해줄 수 있을까? 한국에서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에 나가봤지만 이번 활동만큼 아이들 안기고 좋아하는 곳은 처음이었다. 우리나라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게 낯선 사람들에게 더 호의적이였다. 먼저 다가와 안아달라고 조르고 같이 놀자하는 모습을 보며 고마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아이들이 순수하지 않아 다른 것인지 걱정도 되었다. 아닐꺼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특성상 낯선 사람들과 스킨십이 많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처음 본 나를 좋아해주고 사랑해주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고 오히려 내가 고마웠다. 작은 손으로 내손을 이끌고 가서 자신들이 마시는 물을 퍼주는데 걱정보다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아이들을 보면서 나 또한 사람 그자체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웅진짜 적정기술로 불릴 정수기가 보급되는 것을 보았을 때 기대반 호기심반이었다. 정수기가 잘만 보급된다면 확실히 정수가 된 물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유지관리가 얼마나 될지 걱정이 되었다. 김정태홍보관님과 얘기할 때도 설계 및 보급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지관리였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설계자가 떠난 뒤부터는 현지인들이 관리하게 되는데 어느정도 까지 관리가 될지가 의문이었다. 또한 우리가 귀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도 귀찮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자신의 집에 있는 정수기를 청소하고 관리하는 것을 귀찮다고 느끼듯이 이들도 똑같이 귀찮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들이 못사니까 이정도는 감수해야지!가 아니라 똑같은 입장에서 생각해야할 것이다.


적정기술이 실패하는 원인중에 하나는 현장의 상황은 모르고 단순히 자신들의 생각되로 설계한 것이라 한다. 우리도 이점에 대해 준비할 때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보지 않고 정확학 현지 상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준비해간 포트폴리오 대로 설계를 진행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일단 벽에 설치하는 문제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벽에서 상당히 많이 떨어져서 벽에 고정할 수가 없었다 어쩔수없이 철사를 마을가서 구매해왔다. 설치를 마치고 또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현지와 의사소통 문제로 집수통의 설치 위치가 우리의 생각과 너무 달라서 배제장치를 설치할 공간이 없엇다 이 때문에 L형과 T형을 추가로 구매하기 위해 또다시 마을 밖으로 사러가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었고 결국 설치를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또 벽화와 같은 다른 활동에 도와줄 수가 없어서 미안했다. 좀 더 현지상황을 자세히 알아서 시행착오를 줄였다면 리서치까지 할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쉬운 하루였다.



 




 3일간의 시행착오 끝에 처음과 계회과는 많이 다르지만 같은 역할을 해줄 초기빗물제거 장치를 만들 수 있었다. 처음 설계도를 준비할 때는 너무 쉬웠다. 그런데 설치를 시작하니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였다. 이런 문제들의 원인은 현지와의 소통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데로 설계한 것과 현지에서 요구사항은 큰차이를 보였고 이 때문에 설계도를 다시 처음부터 하게되었다. 다시 처음부터하는 상황이 왔지만 마지막은 성공으로 끝마쳐서 너무 다행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보니 자신의 주장을 나타내었고 그 때문에 조금 혽란스러웠다. 이러한 상황을 이끌고 의견을 통합할 수 있는 것이 리더십이라고 생각되었다. 또 리더십이 왜 필요한지도 느낄 수 있었다.









씨름과 페이스페인팅의 대성공. 이렇게 호응이 좋을 줄은 몰랐다. 특히 씨름은 여자애들도 생각외로 잘 해주었다. 오히려 남자를 이기는 여자애들이 생길정도로. 아이들이 조를 짜는데 우리나라처럼 남녀가 서로 부끄러워하면서 남자끼리 여자끼리 팀을 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럴때마다 너무 흐뭇하게 웃었던 것 같다. 우리팀은 남자애들만 구성되어 게임을 쉽게 이길 수 있었지만 그만큼 활동적이다보니 계속 뛰었다. 특히 달리기는 왠지 지면 부끄러울까봐 전력으로 달렸던거 같다.

 운동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서로 인사를 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예전 해외봉사와는 다르게 우는 사람이 없었다. 경민이형이 그 이유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씀해주셨는데 사람들이 몸이 힘드니까 감정이 늦게 따라오느라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해보니 나조차도 마지막에 헤어질 때 너무 덥고 힘이 들다보니 서둘러 복귀를 원하느라 아이들과 금방 헤어져서 감정이 조금 많이 안 나타난 것 같다. 생각해보니 안타까웠다. 내가 너무 힘드니 남과의 헤어짐의 슬픔이 못 나타내게 되어 아이들한테도 미안하였다.

 마지막으로 마을을 떠날 때 따라와준 아이들을 보면서 항상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는 거 같아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 고생한 우리 광현이 형, 종진, 은솔, 준구, 주호, 다희, 그리고 모든 블챌 팀원들이 건강하게 돌아와서 또 한번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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