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 창경궁 야간개장 관람 포인트 세 가지

Story/효성




밤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 스포츠의 꽃 프로야구, 파리의 상징 에펠탑.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눈으로 직접 봐야 가치가 더욱 빛난다는 점인데요, 우리 고궁도 마찬가지예요. 아무리 사진이나 영상을 많이 봐도 직접 보는 것만 못하죠. 특히 밤의 고궁은 더욱 더 말이에요.


이번 달 1일부터 올해 첫 고궁 야간개방이 시작되었는데요, 고궁의 아름다움을 몸소 느끼기 위해 효블지기도 일찍이 밤에 맞춰 창경궁을 찾았습니다. 창경궁에서 즐기는 밤의 정취는 이루 말할 수 없었는데요, 그렇다면 창경궁 관람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낱낱이 소개해드립니다.



 창경궁 야간개방 관람 포인트① 
전각의 배치를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홍화문(정문)은 창경궁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궁궐 건물 중 하나입니다.


경복궁과 창덕궁에 이어 세 번째로 지어진 창경궁은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후 살았던 수강궁 터에 몇몇 전각을 보태 세운 궁궐입니다. 창경궁은 창덕궁과 하나의 사실상 하나의 궁궐을 이루면서 창덕궁의 모자란 주거 공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였는데요, 이 때문에 일정한 원칙을 따라 세워진 경복궁과는 달리 창경궁은 비교적 형식이나 제도 등에서 자유롭게 세워지고 이용되었습니다.


명정문(위), 명정전(아래)


창경궁 야간개방 관람 포인트, 첫 번째는 궁궐의 배치에 있습니다. 원래 궁궐은 남향이 원칙이지만, 창경궁은 특이하게 동향으로 배치되어 있거든요. 동쪽에 왕실의 동산인 함춘원과 낙산이 자리잡고 있어 그것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지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보신 홍화문(정문)과 명정문, 명정전 등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외의 다른 생활공간들은 남향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이 조금은 특이합니다. 참, 명정전은 현재 남아있는 조선시대 전각 중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기도 하답니다.



명정전에서 홍화문(정문)을 향해 바라본 모습.

왕실의 동산인 황춘원과 낙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창경궁 야간개방 관람 포인트②
소실되고 재건된 건축 양식 다시 보기


창경궁은 자연 지형을 따르면서도 생활의 편의를 추구하여 궁궐을 조성했기 때문에 아름다움과 친근함을 두루 갖춘 궁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1592년, 임진왜란 때 서울의 다른 궁궐과 함께 불타버렸었죠. 많은 건물이 소실되고 재건되기를 반복하면서, 건축물마다 각각 다른 양식을 보이기도 합니다.



함인정이 있던 자리에는 원래 성종 15년(1484)에 지은 인양전이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뒤 인조 11년(1633)에 인경궁의 함인당을 이건하여 지은 것입니다. 영조가 문무과거에서 장원급제한 사람들을 접견하는 곳으로 사용했다고 해요.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단층 팔각기와집으로 겹처마입니다.



환경전은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광해군 때에 중건하였는데, 그 후 순조 때에 다시 큰 불이 일어나 불타버리고 지금의 건물은 1834년에 대사 지은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단아한 형태와 화려한 단청이 잘 어우러져 있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목조 건축의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춘전(위)와 영춘헌ㆍ집복헌(아래)


<한중록> 집필의 중심 공간이기도 했던 경춘전 역시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재건된 공간 중 하나인데, 스물 여섯 칸의 비교적 큰 전각에는 인현왕후와 혜경궁 홍씨 등 역대 이름난 왕실 어른들이 거쳐갔습니다. 사도세자와 순조가 태어나고, 정조가 거처하다가 승하한 영춘헌과 집복헌도 순조 30년(1830) 화재로 환경전, 경춘전과 함께 소실되었다가 재건된 바 있습니다.



 창경궁 야간개방 관람 포인트③
우리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


창경궁의 밤의 정취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단연 연못과 정원이 아닐까 하는데요,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기 전에 우리의 아픈 역사를 먼저 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창경군 안의 건물들을 훼손시켰는데요, 동물원과 식물원을 설치해 시민 공원으로 바꾸는 등 조선 왕실의 권위를 훼손하였습니다.



1909년에 조성된 춘당지는 원래 연못이 아니었다고 해요. 임금이 직접 농사를 지었던 ‘내농포’라는 논을 일제가 연못으로 훼손한 것인데요, 두 개의 연못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86년에는 연못 속의 섬이 새롭게 조성되었습니다.



1907년, 일제의 불손한 의도로 지어진 식물원 대온실은 목재와 철재, 유리로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입니다. 현재는 유자, 동백을 비롯한 각종 야생화 등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창경군 안의 건물은 대부분 헐어지고, 동물원과 식물원이 설치되면서 이름조차 창경원으로 격하되었는데, 1983년부터 동물원을 이전하고 본래의 궁궐 모습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계속 해왔습니다. 비록 아직 많은 유적들을 복원하지는 못했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창경궁의 모습에서 왕실 생활의 체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소개해드리지 않은 많은 건물들이 창경궁을 빛내주었는데요, 창경궁 야간개방은 오는 4월 4일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서둘러 방문해보세요. 참, 어플을 이용하시면 창경궁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확인하실 수 있으니 참고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고궁 야간개방 이용 Tip. ‘내 손안의 궁’ 어플을 이용해보세요



‘내 손안의 궁’은 경복궁과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종묘 등 4대궁ㆍ종묘를 더욱 쉽게 알려주는 통합 서비스 어플입니다. 관람 정보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재 정보, 그리고 문화재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정보를 알려주는 자동 정보제공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일본어,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따뜻해진 요즘, 은은한 불빛이 빛나는 고궁에서 봄 나들이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앞서 소개해드린 세 가지 관람 포인트도 잊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