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리포트] 효성의 미래 전략,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

2015. 4. 10. 09:00





D’ou venons nous? Que sommes nous? Ou allons nous?(우리는 어디서 왔나?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효성의 미래 전략에 대한 글을 부탁받았을 때 떠오른 생각은 폴 고갱의 그림 중 <D’ou venons nous? Que sommes nous? Ou allons nous?(우리는 어디서 왔나?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그림의 제목에 대한 답이 결국에는 미래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고 ‘미래 전략을 이렇게 한 장의 그림으로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을 보면 다들 느끼겠지만 해당 주제는 한 장의 그림으로 그리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 장으로 그렸다고 해서 그림의 의미를 완벽하게 해석할 수 있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효성의 미래 전략을 표현하는 것이 이처럼 불가능에 가깝다면 미래 전략의 지향점에 대해서라도 이야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지향점을 잘 이해하면 이에 도달하는 방법을 아는 것 또한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물론 미래 전략의 지향점도 매우 다양하지만 모든 사람이 수긍할 만한 포괄적인 지향점을 꼽아보라면 그중 으뜸은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업이 무엇이며 디지털 기업은 어떻게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도 그리 쉬운 건 아니지만 지극히 사적인 생각이라는 전제하에 최선을 다해 얘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효성 리포트] 효성의 미래 전략,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



디지털이란 물리적인 사물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형태화하는 것입니다. 이때 물리적인 사물을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얼마나 세세하게 혹은 선명하게 나타낼 수 있는가를 천문학이나 물리학에서는 그래뉼래러티(Granularity)라고 표현합니다. 기업은 보통 초기에는 돈이나 상품, 주요 자산 등을 디지털화하기 시작하고 이들의 높낮이와 흐름을 표시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기업의 모든 활동과 객체를 디지털화하는 데 이르게 됩니다.


지난 수십 년간 디지털화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 세계의 저장 데이터 포맷의 대부분은 아날로그였습니다. 그러다 2007년에 95% 정도 디지털화됐고 2020년에는 이렇게 디지털화된 자산의 대부분이 인터넷으로 연결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이제 디지털은 본격적으로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화되지 못한 기업이나 산업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영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효성 리포트] 효성의 미래 전략,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



현재 모든 기업은 기술, 즉 Technology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물론 경영 활동에 있어 기술 이외에도 중요한 요소는 많습니다. 자금 문제, 글로벌화, 소비 패턴의 변화 등 매우 중요한 사안이 산적하지만 단언컨대 기술은 이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최근 모든 사물이 디지털화됨에 따라 기존의 장애 요소들이 없어지고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기회가 열림으로써 모든 사람과 모든 기업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기 때문입니다.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는 서베이나 포커스 그룹과 같은 구세대 마케팅의 한계를 넘었고, 모바일 컴퓨팅 환경은 구성원들이 장소에 관계없이 최고의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합니다. 기술의 진보, 특히 IT의 발전은 지난 수십 년간 진행돼왔으나 최근 들어 엄청난 속도를 내며 소비자 시장을 지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IT는 기업의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매출 창조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된 것입니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은 물론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기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토리지, 이들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한 리얼타임 기술, 또 이를 효과적으로 분산 처리하는 기술 등 디지털화는 최근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센서 기술, 서버 기술, 오퍼레이팅 시스템 등 수십 년간 더디게 변해오던 분야까지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기술이 기업들에 이 정도로 영향을 미친 것은 산업혁명 때 새로운 기계들이 상업화, 자본주의 그리고 인류 역사 자체를 바꾼 것에 필적할 정도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기계들이 지능화(Intelligence)되고 서로 연결되며 제품 하나하나가 디지털 객체로 인식됨에 따라 바뀌는 세상은 지금과는 엄청나게 달라질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30~40년 후를 위한 경종이 아닌 향후 5~10년 사이에 일어날 현상이며 이는 디지털화를 여유롭게 바라볼 수 없는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효성 리포트] 효성의 미래 전략,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



새로운 디지털 기업 시대를 맞이해 효성 또한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즉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동종 업계의 경쟁자보다 높은 수익률, 생산성, 성능을 내야 하고, 디지털화가 가져온 새로운 기회를 잡고 새로운 사업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디지털 역량과 리더십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디지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 응대, 내부 경영 관리, 비즈니스 모델까지 기술을 이용해 바꿀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 모바일 컴퓨팅, 애널리틱스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것은 고객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한, 구성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내부 경영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 모두 디지털 역량을 높이고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이러한 기술을 진정 꽃피우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리더십 역량일 것입니다. 기술을 진정으로 Intelligence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활용한 리더십의 디지털 역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의사결정이 실시간으로 되지 않으면 재고 관리 시스템이나 제조 판매 시스템이 리얼타임으로 바뀔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 기업의 Intelligence화는 이를 운영하는 매니지먼트의 Intelligence 필요도와 정비례합니다.


따라서 디지털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Top-down으로 방향성을 정하고 모멘텀을 만들며 전사가 이를 따르도록 실행력을 불어넣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디지털 리더십은 미래에 대한 명쾌하고도 포괄적인 비전과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비전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해야 합니다. 또 이러한 변화를 선도함에 있어서 리더들이 솔선수범하고 미래의 비전과 상충되는 경영 방침이나 행동을 손수 바꿔나가야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다음 단계의 디지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길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은 더이상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변화의 시기에 격랑을 헤쳐나가 남부럽지 않은 디지털 기업이 되도록 전 구성원이 힘을 합칠 때임이 확실합니다.



가종현(전략본부 미래전략실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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