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배운다] 효성인이여, IMF 경영 위기를 스스로 극복한 데 자부심을 가져라

2014. 8. 14. 10:17








A. 이한구 : 한국 기업들은 지난 시절의 고도 성장기를 거쳐 IMF 외환 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는 힘든 상황에서 잘 버티며 성장해왔습니다. 지금은 많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됐지요. 기업이 태동하던 시기를 비롯해 한국의 기업역사를 살펴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물론 그 와중에 잘못한 부분들도 없지 않습니다. 저는 기업들의 긍정적인 면만 주목하지는 않습니다. 될 수 있으면 객관적으로 장단점을 보려고 노력하지요. 그렇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이 잘 돼야 한다는 소신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저는 스스로 ‘비판적 지지자’라고 평가합니다. 한국이 IMF 외환 위기를 비롯한 엄청난 경제 위기를 극복한 저력은 결국 기업에 있습니다. 기업이 잘 돼야 나라도 바로 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A. 이한구 : 당시 한국 경제는 단기간에 추진된 개방화, 국제화로 인한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생산, 유통, 금융 등 모든 산업 분야가 동시에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그야말로 국가는 물론 모든 경제 주체가 총체적으로 부도난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당시 흑자 도산한 기업만도 7,000여 개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직장인 4명 중 1명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었지요. 한국 경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자 정부는 경제회생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공적자금 투입재원도 한계가 있었기에 당연히 기업 스스로의 자구책 강구를 원했습니다. 오너가 있는 기업에는 사재 출연을 강요하거나 다른 계열사가 부실을 떠안더라도 그룹에서 자체적으로 부실을 해소하길 기대했습니다. 효성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 구조조정과 4사 합병 등을 단행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경영난을 기업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이상적일 뿐 아니라 이는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지요.  





A. 이한구 : 그런 부분에 있어 억울해하는 기업들이 있을 것입니다. 방만한 경영으로 국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전가함은 물론 공적자금 투입 과정에서 불법적 사익 편취 등이 있었다면 분명히 처벌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당시는 분명 비상 상황으로서 기업회생이 절체절명의 과제였지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모든 경제 주체들이 일단은 살아남아야 했던 겁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당시 대규모 부실을 감추고 분식을 통해 회생을 도모하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었지요. 당시의 특수한 상황을 외면한 단죄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대기업만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식의 반기업 정서도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과는 별개로 기업이 잘한 일에 대해선 국민적 지지와 박수도 쳐주어야지요. 비록 ‘고용 없는 성장’을 하며 대기업을 힐난하는 경향이 농후하나 기업 덕분에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경제가 성장해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A. 이한구 : 우리나라 기업사를 연구하면서 효성 창업자 만우 회장님에 대해 존경의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유교적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견리사의(見利思義)’를 실천하신 대표적인 기업가였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그것이 의로운 일인지를 먼저 생각했다는 뜻입니다. 만우 회장님은 기업을 통해 애국하겠다는 정신이 강했는데, 저는 이런 분들을 ‘지사형 기업가’라고 정의합니다. 나라별, 지역별로 각각 고유한 기업문화가 있습니다. 


미국식 경영’, ‘일본식 경영’ 등이 있듯 우리에게도 ‘한국식 경영’이 있는데 만우 회장님의 가부장주의적 경영 철학이 산업화기 한국식 경영의 전형이지요. 창업자 정신이 오늘날 효성의 기업문화에도 여전히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 했지요. 이런 점은 지금의 기업가들이 꼭 본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A. 이한구 : 그동안 효성은 여러모로 잘 운영돼왔고, 지금도 밖에서 볼 때 큰 문제 없이 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들이 있더라도 모든 구성원이 실망하지 말고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다 보면 곧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나 꼭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임직원 모두 애사심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한국 기업이 오랜 기간 망하지 않는 동력은 애사심(=조직에 대한 충성)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 젊은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적어 걱정입니다. 전 세계인들을 무한경쟁의 심연으로 몰아넣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이 근본 원인이지요. 국내적으로 획일적인 산업화시대의 종언은 설상가상이고요. 그러나 임직원들의 충성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의 시스템 개선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권오정(지원본부 홍보3팀 팀장) 사진 박종혁(Day40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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