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읽기] 디테일이 경쟁력이다

2014. 6. 11. 18:04

디테일이 경쟁력이다

 

 

우리가 몰랐던 디테일의 힘

 

 

디테일의 힘

 

 

초조와 불면증은 21세기 기업의 숙명입니다. 쏟아지는 신기술과 신제품 속에서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합니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는 이를 두고 앞 글자만 따서 ‘속수무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무지 빠르고, 수시로 위기가 발생하며, 경쟁자가 무섭게 치고 들어오며, 책에는 답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생존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빌 매리어트, 매리어트인터내셔널 회장은 “성공은 시스템에서 결정된다. 실패는 디테일에서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디테일한 부분을 무시하는 기업은 자갈 속에 발이 묶여 발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디테일(Detail)은 작고 덜 중요한 세부사항이라고 해석됩니다. 디테일을 챙긴다는 표현이 ‘대범하지 못하고 꼼꼼하다’ 또는 ‘인간성이 너무 잘다’로 해석되는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 품질관리 전문가인 필립 크로스비는 “직원들의 정상 궤도를 벗어난 행위가 1% 혹은 2%만 되어도 기업은 지탱하지 못하고 곧 무너져버린다.”고 강조했습니다. 디테일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일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KFC는 1987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확실한 맛, 깨끗한 위생, 동일하고 높은 품질, 친절한 서비스로 급성장했습니다. KFC를 직접 견학하고 중국인의 입에 맞는 맛과 싼 가격으로 도전장을 내민 곳이 바로 룽화지(榮華鷄)입니다. 순식간에 인기몰이를 하면서 ‘KFC가 가는 곳이면 룽화지도 간다’는 슬로건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지나지 않아 실패의 길을 걸었습니다. 매장에서 파리를 잡고, 뚜껑을 닫지 않은 프라이드 치킨과 볶음밥 앞에서 고객이 마음을 닫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신입사원 교육에만 평균 200시간을 할애하는 KFC와 비교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디테일을 챙기지 않은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흔히 책상을 하루에 6번 닦으라고 하면 일본이나 독일 사람들은 꾸준히 그대로 지킨다고 합니다. 한국이나 중국은 처음 일주일간은 잘 지키다가 점차 5번, 4번으로 줄입니다. 그 차이가 결국 품질의 차이, 사고 발생 여부로 나타납니다.

 

 

 

 

 

 

자동차 부품 하나가 고장이 나면 사람들은 뭐라고 말하나요. 차가 고장 났다고 얘기하며 자동차 메이커를 탓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영국인이 독일 자동차 업체의 최고경영자에게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 비결을 물었습니다. 답변은 간단했다. “영국의 잔디가 세계 최고인 것은 100년이 넘도록 끊임없이 손질하고 가꿨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흔히 동양사회에서는 늘 거대담론만 얘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경>을 보면 ‘실지호리 차이천리(失之毫厘 差以千里)’란 표현이 나옵니다. 터럭만큼의 실수가 천 리나 되는 엄청난 잘못을 초래한다는 뜻입니다. 한 순간의 실수나 잘못을 그때그때 바로잡지 못하고 내버려두면 결국 엄청난 화를 입게 된다는 의미에서 세월호 참사와 이를 계기로 언론에 많이 언급된 하인리히 법칙(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을 떠올리게 합니다. 

 

 

최선을 다해 꼼꼼함에 목숨 걸어라

 

 

 

 

디테일을 잘 챙기면 미래를 잘 내다볼 수 있습니다. 발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꼼꼼함보다 미래 예측 측면에서 디테일을 더욱 강조하고 싶습니다. 작은 변화를 읽고 이를 향후 흐름과 접목시켜 큰 그림을 그려내야 미래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노스다코타 주(State of North Dakota)의 윌리스턴은 2010년만 해도 인구 1만 4,716명의 시골 소도시였습니다. 이곳이 셰일가스 붐을 타고 인구가 급증하고 집값이 치솟았다며 미국 언론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재미있다고만 생각하면 낙제점입니다. 그보다는 셰일가스 채굴로 미국 에너지 값이 내려가고, 미국의 경쟁력이 높아지며, 수출로 먹고 사는 아시아 나라까지 파급 효과를 미친다는 점을 읽어야 합격점입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10년 새 영어학원이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깨끗한 일본에서 편안하게 살려는 젊은이들이 굳이 해외로 나가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의 국제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을 고립된 섬 갈라파고스에 빗대어 표현한 ‘잘라파고스(Japan+Galapagos)’가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한편 송미자세가(宋微子世家)에 보면 은나라 말기의 현자였던 기자(箕子, 조선으로 건너와 기가조선을 세웠다는 인물)가 폭군이자 마지막 왕인 주(紂)임금이 귀한 상아 젓가락으로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얘기합니다. “상아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했으니 틀림없이 옥으로 만든 잔을 사용할 것이다. 옥으로 만든 잔을 쓴다면 틀림없이 먼 곳의 진기하고 괴이한 물건들을 차지하려 할 것이다. 수레와 말 그리고 궁실도 점점 이렇게 되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라고요. 그는 사소한 사례를 보고 은나라의 멸망을 예언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바로 견미지저(見微知著, 미세한 것을 보고 장차 드러날 것을 안다)입니다.

 

 

Detail

 

 

그렇다면 디테일의 힘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먼저, 경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제대로 이뤄지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안전점검 하나하나, 서비스 하나하나가 생존과 직결됩니다. 100에서 1을 빼면 99가 되는 게 아니라 제로가 될 수 있는 게 기업 경영입니다. 직원 한 명 한 명의 헌신은 절대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의 세세한 부분을 상상력을 발휘해 미래와 연결시키는 것도 디테일의 힘입니다. 


리더가 되려면 대담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마치 경제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거시와 미시를 동시에 이해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정성스럽게 가꾸면서 숲을 조망할 수 있는 사람, 그게 기업이 진정 필요로 하는 ‘디테일 인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글을 쓴 김상민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매일경제 신문 부장과 MBN 경제부장 등을 지냈으며 경제•경영의 실용 학문과 역사•지리•철학의 인문학을 접목시켜 삶의 지혜를 풍성하게 만들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저서로 <재테크 마인드>, <아시안하이웨이 1, 2>, <디테일을 잡아야 성공이 보인다> 등이 있다.

 

 

  김상민  일러스트 이은미  진행 이윤정(지원본부 홍보3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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