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대중문화에서 만나다
단군 조선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어요? 모르긴 몰라도 오늘 주제와 관련된 이분 역시 베스트 5 안에 들 것입니다. 그만큼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인데요. 대충 짐작할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오늘의 주인공은 조선 제4대 왕 세종대왕 이도(李祹)입니다.
그리고 그 업적에 걸맞게 오늘날 문화 콘텐츠 소재로 가장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역사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그 영역 또한 광범위한데요. 따라서 오늘은 대중문화 속, 세종대왕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뮤지컬 속 세종대왕
‘HOW’가 아니라 ‘WHY’에 집중한 <1446>
10월 9일(월)부터 10월 15일(일)까지 뮤지컬 <1446>이 여주시 세종국악당에서 막을 올립니다. 이 뮤지컬은 올해 세종대왕 즉위 600년을 기념하여 제작되었는데요. 그간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세종대왕이 공공연하게 등장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뮤지컬’로는 처음 제작되었기에 기대를 모으는 작품입니다.
또한, 기존의 콘텐츠들이 주로 그의 업적에 중심을 두었다면, <1446>은 인간 이도가 느꼈을 법한 고뇌와 같은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다시 말하면, 어떻게 한글을 창제하고 과학을 발전시켰는지가 아닌 왜 그러한 일을 하려고 했는지, 왜 애민정신을 중요시했는지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제작 의도 안에는 현실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 또한 담겨있다고 하는데요.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스산함을 느꼈다면 하루쯤 교외로 나가 문화생활을 즐기고 온다면 여러분의 마음이 조금은 채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 속 세종대왕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제작된 <뿌리 깊은 나무>
이번에는 세종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드라마는 이정명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요. 무엇보다 1995년 <호텔> 이후로 드라마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한석규 배우가 약 11년 만에 주연을 맡은 작품이라 화제가 되었었죠. 그뿐만 아니라, 백윤식, 송중기, 조진웅 등 쟁쟁한 배우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그간 국사책에서 많이 다루어져 잘 안다고 생각하는 세종 시대를 재해석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특히, 훈민정음 반포 전 일주일간 벌어진 집현전 학자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며, 그 속에서 이도가 만들고 싶었던 조선의 모습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고뇌 과정 등을 흥미진진하게 잘 그려내었는데요. 그래서 그럴까요? <뿌리 깊은 나무>는 최고 시청률 2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10개월 간의 대장정 <대왕세종>
세종이 주인공인 또 다른 드라마는 <대왕세종>입니다. 대하 드라마답게 장장 10개월에 걸쳐 방영되었는데요. 그의 어린 시절부터 한글을 창제하고 훈민정음을 반포할 때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브라운관으로 옮겨졌습니다. 사실 <대왕세종>은 표절 의혹, 역사 왜곡 논란, 편성 변경 등 약간의 부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광해군이나 연산군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자주 다루어지지 않았던 세종의 일대기를 잘 나타냈다는 점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세종대왕
세계 최초의 로켓 화포 <신기전>
이번에는 영화 <신기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앞서 소개한 두 개의 드라마가 문(文)과 관련이 있다면, <신기전>은 무(武)와 연관이 있습니다. 세종 30년 조선은 ‘신기전’이라는 로켓 화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무기는 북방의 여진족을 조선 땅에서 몰아내는 4군 6진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하죠.
이 영화는 전술한 역사적 사실에 모티브를 얻어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총 5년 8개월의 제작 기간 중, 시나리오 작업만 4년 6개월이 걸렸는데요. 그만큼 철저한 고증과 탄탄한 스토리 구성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죠. 그뿐 아니라, 실제로 신기전을 복원하여 스펙터클한 볼거리마저 놓치지 않았는데요.
물론 영화이기에 완벽한 현실 반영이 아닌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실(fact)과 허구(fiction)의 합성어 팩션(Faction)이라는 장르가 있을 만큼 영화는 각색의 묘미가 뛰어난 예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한 건 <신기전> 같은 영화라면 ‘팩션’일지라도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세종대왕이 성군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을 유쾌하게 풀어낸 <나는 왕이로소이다>
조선 제3대 왕 태종 이방원은 처음부터 이도를 세자로 책봉하지는 않았습니다. 유교 사회였던 만큼 당연히 장남 양녕대군에게 먼저 기회가 주어졌죠. 하지만 그의 탕아 기질로 인해 결국 폐세자가 됩니다. 그리고는 셋째 아들 충녕대군을 왕세자로 삼습니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갑작스럽게 왕세자로 책봉된 충녕대군(주지훈 분)은 자기에게 닥친 현실이 싫어 가출합니다. 궁 밖으로 도망 나온 것이죠. 그리고 자신과 똑같이 생긴 노비 덕칠(주지훈 분)과 만나면서 서로의 삶을 바꿔버립니다. 그렇게 세종은 백성의 삶을 경험하게 되어 어질고 현명한 왕이 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전체적인 줄거리입니다. 즉, 세종대왕이 존경받는 왕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한 이야기죠.
물론 실제 역사와는 조금 다릅니다. 하지만 ‘세종대왕은 어떻게 해서 후세에 길이 남을 수 있는 위인이 되었을까?’라는 생각은 누구나 가져볼 법한데요. 이와 같은 자그마한 생각의 씨앗에서 출발해서 무한한 상상력이 가지처럼 뻗어 나갈 수 있는 것 역시 ‘이야기가 가진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571돌을 맞이한 한글날을 기념하여 알아본 대중문화 속 세종대왕의 이야기. 백성을 위하는 마음으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께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한글날이니 ‘올바른 한글 사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끝을 맺을까 합니다. 사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은연중에 영어 번역 투, 일본식 표현 등을 사용합니다. 무분별한 사동 표현, 일본어 한자의 사용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본적으로 언어란 의미의 전달이 가장 우선적이긴 하지만, 이왕이면 바르게 사용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당장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할 거예요. 하지만 어느새 곧 익숙해질 테니 국문법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이나마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려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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