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챌린저 베트남편] 5일간의 타이응웬성 답사기 - 조해송 대원

Story/효성

 






오늘 아침은 매우 일찍 일어났다. 평소에는 상상도 못하던 6시였다. 전날 완벽하게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부푼 가슴은 아니었다. 외국에 오랜만에 나가긴 하지만 처음 외국에 나가던 그 기대와 설렘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다. 사실 이런 저런 일 때문에(사실 핑계일 수도 있지만) 전력을 다해 이번 효성 블루챌린저를 준비하지 못했고 팀별 모임에도 몇 번 참석을 하지 못하였다는 죄책감에 눌려 있었던 것 같다. 같은 조인 정태형과 함께 효성 본사로 가기 위해서 숭실대학교 3번 출구 앞의 벤치에 앉아서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성경의 한 구절인 ‘형제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건 심플하지만 ‘같이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여정의 주제를 ‘형제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로 정하기로 했다.

효성 본사에 도착하고 짐도 싸고 밥도 먹고 안전수칙도 들었다. 안전수칙에서 특히 감명 받은 것은 ‘배우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천 공항에 도착하고 간단하게 출국 절차를 마친 후 면세점에서 부모님께 드릴 비타민제를 샀다. 베트남으로 떠나는 여정은 4시간 밖에 되지 않아 지루함이 없었다. 집에서 다운 받아온 EBS세계테마기행 베트남 편을 보고 조금 자고 보니 우리의 목적지인 하노이국제공항에 도착했었다.

숙소인 타이응웬성으로 가는 1시간 30분의 여정동안 노트에 길에 가면서 보이는 것들 중 인상 깊은 것들, 생각나는 것들에 대해 써보았다. 배워야겠다는 의지에서였다. 그것들을 정리해서 몇 개 써보겠다.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많이 탄다. 도로 신호등에는 우리나라 횡단보도처럼 남은 시간이 표시됐다. 그건 아마 오토바이가 사람의 형체가 그대로 드러내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베트남에는 한 달에 만 명이 오토바이 때문에 사고가 난다고 한다. 교통의 위험성을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 생각했으며 이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베트남 안까지 다국적 기업이 들어서 있는데 이러한 진출이 과연 베트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 그리고 선진국의 과거의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국가가 나아가야 하지 않을지 에 대해 생각했다. 호텔로 들어가니 몸이 너무 피곤해서 아무런 생각도 안 들고 바로 골아 떨어 졌다.




아침 5시 45분에 일어나 약간의 피곤함이 있었지만 씻고 식사를 먹었다. 출발하기 직전에 오늘부터 우리와 함께 베트남 현지를 리서치 및 봉사할 때 통역을 담당해줄 베트남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들을 만났다. 우리 조에 배정된 짱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 친숙한 얼굴이었다. 조금 어눌하고 서툴지만 먼저 한국말로 말을 많이 걸어 주어서 친근함이 배가 되었다.

현지로 가는 길에 창밖에 배경을 보며 현지 조사차 보이는 풍경에 대한 특징과 내 생각, 궁금증을 노트에 매우 난잡하게 기록했다. 그중 특히 현대적인 건물 위에 반짝이는 금속 물통을 많이 관찰하였다. 기아대책 현지 간사님께 여쭈어 보니 전기가 나올때 물을 끌어다 두어 전기가 없을 때에도 물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라 하셨다. 나중에 한 생각이지만 이처럼 전기가 없을 때를 대비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좋은 적정기술 제품이 될 것 같다. 이외에 많은 사실들과 의문들을 기록해 두었다. 이 모든 것들을 현지 선생님 또는 통역 친구들에게 여쭈어 답을 알아 내가 베트남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최선을 챙겨 가서 적정기술 또는 사회공헌사업 및 국제개발의 아이디어를 내는데 이용해야겠다.



빙타잉 초등학교에 도착해서 현지 분들의 환영사와 어린아이들의 공연을 보고 짐을 옮기고 바로 우리의 주된 미션인 벽화 그리기에 돌입했다. 청음에는 다 처음 해보는 일이고 물감을 섞는 것도 쉽지 않아서 많이 해맸고 중간쯤이나 나중에는 방법이 잡혔지만 재료가 부족하고 업무가 밀도있게 진행되지 않아 어려움을 겼었다. 특히 내가 게으름 병이 발생해서 페인트를 만든답시고 앉아 잇던 죄가 크다. 나의 이번 여정의 주제를 ‘형제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로 잡았는데 이렇게 나만 편하자고 남에게 업무를 떠넘긴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페인트칠은 내일 할 것까지 많이 남긴 채 시간이 다 되어서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숙소로 돌아와야 했다.

그래도 좋았던 점은 현지 어린이들과 친해진 것이다. 청음에는 나를 별로 안 좋아하고 민국이형만 좋아하는 것 같이 느껴져 서운했었지만 일 안하고 노는 동안 아이 들과 고음내기 대결을 하며 노니 친해지게 되었다. 나를 샌드백 삼아 때리는 아이들이었지만 관심을 받는 다는 점에선 좋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아이들과 선을 흔들며 하루 동안 길게 느껴졌던 빙타이 초등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엔 매우 피곤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잤지만 나는 피로를 참고 배경을 보며 개략적으로나마 현지조사를 하였다. 돌아오는 길에도 같은 경로지만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과 생각들과 궁금증들이 많았다. 이처럼 한번 수첩에 정리하고 그 풍경을 다시 보면 이전에 사실, 생각에 얽매이지 않아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좋은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 매우 성대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내일을 위해 오늘 일을 피드백하고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 일을 정리할 때 인애 멘토님께서 ‘6색깔 모자기법’을 이용하여 매우 빠르고 자세하게 하루일과 느낌을 정리하셨다. 집에 가서 이 방법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조별 팀 프로젝트 아이디어 회의 같은데 이용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오늘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일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난타 공연 연습을 했다. 처음이지만 정태 형은 만족스럽다고 하셨다. 나도 좀다 다듬으면 괜찮아 질것이라 기대를 가진다. 오늘 매우 길었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내일을 기대하며 잠에 청한다.

* 이날의 적정기술 아이디어

1조
· 화장실 물을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하여 물 없는 화장실 만들기
· 삽자루가 왜 길까? 삽자루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게...

2조
· 태양열을 이용한 소형 펜으로 집안 연기를 배출 한다.
· 값싼 전기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만들어 전기가 없을 때에도 사용할 수 있게

3조
· 배기 배출이 매우 잘 안 된다.
· 건물 벽에 금이 나 있다
· 정수기를 커피포트처럼 끓어서 먹을 수 있게, 정수유속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






주일이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예배를 드렸다. 피곤했지만 베트남에서 얻어내야 할 것을 다 얻어가야겠다는 일념으로 버스에서 자지 않고 밖을 관찰했다. 연예인 사진이 붙어있는 가게가 사진관이란 것과 논 사이에 있는 납골묘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오토바이가 주된 교통수단인 베트남에는 교통법규도 오토바이 위주로 되어있는지 궁금해졌다. 이것저것 관찰하다 보니 1시간의 이동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빙타이 학교에서 어제 덜했던 벽화그리기를 시작했다. 재료가 다 갖추어져 있어서 작업속도가 전날보다 훨씬 더 빨랐다. 벽화에서 사람의 살색을 만드는 일은 나의 가장 큰 공이라고 할 수 있다. 오전 시간이 끝나고 현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곳에서 현지 가옥을 관찰하며 사진을 찍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연통의 크기로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대나무 통을 건축자재로 이용하는 점과 바둑판 모양으로 배열된 나무위에 야자수 잎(현지 어로 CŎ)를 엮어서 지붕을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점심을 먹고 오침을 했더니 오후에 일하는 데 더 수월했다. 원래는 앉았다가 일어나는데 빈열 기가 약간 있었는데 오침 후 사라졌다. 그림을 다 그리고 뒷정리를 살짝 한 뒤에 다시 숙소로 오는 버스를 탔다.

오는 길에 점심때 식당에서 봤던 지붕의 야자수 잎이 비단 지붕 뿐 아니라 농사할 때에도 양산으로 많이 이용한다는 것을 보았다. 또한 논 옆에서 쌀 껍질(왕겨)를 벌레를 쫓기 위한 용도로 쓰는 것 같이 태우고 있는 것을 보고 쌀이 많은 많큼 왕겨도 많을 베트남에서 왕겨를 숯이나 미백제와 같이 좀 더 가치 있게 쓸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또 사회적 기업을 통한 유기농 쌀 재배 및 공정무역에 대해 생각했는데 베트남 살의 주요 수입국과 수입목적에 따라 현실성 여부가 달라질 것 같다. 저녁에 회의를 할때 각 조별로 적정기술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나는 적정기술 아이디어를 위해 현지를 관찰할 때 건물이나 주위 환경위주로 보았는데 다른 분들처럼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또한 녹차티백의 정수기 아이디어와 같이 우리 실생활에서 주로 쓰이는 것을 적정기술에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문제의 해결방법은 우리 가까이에 있지 않을까? 고민해 봐야겠다. 오늘도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는 좋은 날이었다.

* 이날의 적정기술 아이디어

1조
· 노점상 해산물판매의 보존기간을 늘리기 위한 Pot in Pot 같은 저장장치
· 아이들과 오토바이를 같이 탈 때 안전을 위한 디자인
·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

2조
· 적정기술 재료 : 굻은 대나무를 이용한 연통, CŎ잎이 단단하고 넓어서 좋다. 쌀겨를 이용한 화장품, 숯

3조
· 티백 형태의 정수장치
· 습기 수증기를 집수할 수 있는 워터콘
· 닭의 품종 개량을 통한 생산량 증대




전날 늦게까지 공연연습을 했기 때문에 아침에 버스 밖 베트남을 관찰하지 못하고 잠에 들고 말았다. 눈을 뜨니 벌써 학교 앞에 도착해 있었다. 전날 하지 못했던 블루챌린저 라는 글씨를 써 화룡점정을 하고 그 자리에 효성에서 구입해준 PC와 PC데스크를 옮기는 작업을 했다. PC와 PC데스크 모두 현지 시세를 기준으로 매우 비싸기 때문에 제시카 씨께선 조심조심 옮기라고 신신당부 하셨다. 짐을 합심하여 금방 다 옮기고 나서 내일 있을 컴퓨터실 첫 교육을 기념하기 위해 컴퓨터실을 꾸밀만한 장식을 만들었다. 오전 작업이 끝나고 전날과 같이 현지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베트남 현지식이 다행이 내 입맛에 매우 잘 맞아 신기해하며 많이 먹었다.

오후에는 처음으로 현지 집 가정방문을 하며 연통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였다. 현지의 가정은 집이 높게 지어져 있는 전형적인 베트남 전통가옥의 형태였으며 닭과 오리를 매우 많이 기르고 있었다. 연통은 처음에 우리가 설계했던 연통과 같은 모양이 현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어 판매 및 설치업자를 불러서 우리가 아닌 그분들이 직접 설치하시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집 구조를 살피고 집 주인 아저씨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냥 취객인 어떤 아저씨에게 의미 없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설치업자 분들은 불을 지피는 곳 위에 대나무 대들보를 두어 개 뜯어내고 그곳에 연통의 경사면을 밀착시켜 못으로 박아 고정하셨다. 불을 지피는 곳으로부터 2m정도 떨어져 있어 과연 연기가 연통 속으로 잘 들어갈까? 의심을 하였지만 작업을 제지할 별다른 방도가 없어 그냥 지켜만 보았다. 취객 아저씨는 인터뷰 동안 계속 “괜찮다”, “완벽하다”는 말만 하셨다. 딱 한 가지 도움이 되었던 것은 전기가 자주 꺼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다는 것이었다. 지붕에 구멍을 뚫고 연통을 빼내어 비가 새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비닐과 실리콘으로 뚫린 부분을 보완하여 해결되었다. 현지 집에는 제사를 지내는 장소가 마련되어있고 그곳에 부처님 사진이 걸려있었다. 정수기와 솔라 랜턴을 보급해주니 주인아주머니께서 매우 기뻐하셨다. 일하시는 분들의 발이 매우 더러워 지셨는데 어디서 씻을까 보다가 집 옆에 빗물을 받아 놓은 곳에서 물을 빼 쓰는 것을 보았다. 그닥 청결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집에 연통을 모두 설치하고 다시 빙타이 학교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현지인이 인식하지 못하는 불편을 알기 위해선 우리가 직접 그곳에 살아봐야 한다는 것을 깊게 깨달았다. 숙소로 돌아와 조별 회의를 가졌다. 회의가 끝나고는 다음날 있을 마을공연 때문에 늦게까지 난타공연 연습을 했다.

* 이날의 적정기술 아이디어

1조
· 솔라셀의 잔여량을 볼수 있는 기술
· 전기 콘센트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있으므로 대나무를 이용하여 케이스 만듬
· 옥수수를 먹고 남은 대를 이용한 기술

2조
· 연통을 블라인더 형식으로 만들어서 바로 불을 지피는 곳까지 내려와 연기가 잘 빨려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 경운기의 연기 배출 방향을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하여 연기로 인한 교통방해가 없도록 한다
· 대나무를 이용한 연통
· 오토바이를 이용한 소형 비상용 발전기 제작
· 지붕의 위쪽에 구멍이 길게 뚫려있고 ㅅ 자로 별도의 지붕이 있어 연기가 잘 빠져나가게 만들자

3조
· 바닷물을 이용하여 밥을 짓는다.





전날 늦게까지 난타 연습을 해서 매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빙타이 초등학교로 갔다. 오전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골 깊숙이 게이티 마을까지 들어갔었다. 한 집을 방문했을 때 그곳에 마을 이장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모이셔서 매우 쉽게 솔라렌턴을 보급할 수 있었다. 특별했던 점은 그 집이 우리가 연총을 설치해 주었던 집과 달리 불을 지피는 곳이 집의 한쪽 구석에 따로 마련되어 있어 천장의 그을림이나 연기 문제가 심각하진 않았다. 그곳에 이장님께서 우리가 이렇게 방문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것에 감동받으셨는지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하셨지만 일정이 있는지라 우리는 점심대신 저녁에 빙타이 초등학교에서 있을 마을잔치에 와달라고 부탁드렸다. 또 이장님께서 자기 마을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정수기도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곳에 와 계신 아주머니께서도 자기 집에 초대해서 보여주고 싶다고 하셔서 그분 집에 가정방문을 갔다. 그곳에서 아주머니께서 친절하고 성심성의껏 솔직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집의 구조와 불편 사항 이외에도 많은 베트남인의 삶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아주머니께선 자신에게 3명의 자식이 있고 3명 다 대학에 다니는데 그중 2명은 교육대학에 다니기 때문에 학비가 없고 1명은 학비가 1달에 25만동 우리 돈을 1.6만원 정도라고 하셨다. 주로 쌀과 차를 팔아 돈을 버시는데 1달에 100만동 약 6만원을 버는 셈이시다. 그렇다면 하루에 2달러로 자식 학비에 생활비까지 다 이용하시는 것이다. 아주머니께서 정수기를 사고 싶으셨지만 자식 공부를 시킨다고 살 금전적 여유가 없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듣고 자식이 공부해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세계어디에나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돌아오려 할때 아주머니께선 집에 있는 어떤 식물을 배셔서 깎아서 우리에게 먹으라고 주셨다. 그 맛은 아주머니의 인심만큼이나 달콤하고 좋았다.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오는 길은 정말 베트남의 풍경과 느낌이 물씬 풍겼으며 김동률의 출발이라는 노래가 절로 나왔다.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는 베트남 친구들의 모습에서 중학교 때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점심을 먹고는 저녁에 있을 마을잔치를 위해 꾸미는 일에 전념하였다. 규동이형의 진두지휘 하에 점차 틀을 갖추어 가는 아치형 풍성은 매우 아름다웠고 이런 것도 다 사람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풍선 준비가 끝나고 난 후 마을 잔치 준비를 해야 했는데 나는 반성해야 할 것이 더운 날씨에 몸도 마음도 풀어져 열심히 일하지 않고 이리저리 어슬렁거리기만 했을 뿐 재대로 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을 공연 준비를 하고 있는데 빙타이 초등학교 아이들이 놀러왔다. 아이들에게 내가 “싱?(예쁘냐)”이라고 물으니깐 다같이 “사오(못생겼다)”라고 소리질러 매우 재미있었고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이 느껴졌다. 마을 공연을 할 때에는 먼저 아이들이 전통 춤과 같은 것을 하고 ‘방 마이 헝’이란 어린 꼬마 숙녀의 매너있는 노래무대, 단체 합창을 하였다. 그리고 우리 난타 공연 차례가 되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생각보다 반응이 열정적이어서 기분 좋게 공연을 끝냈다. 다음으로 진행된 1조의 Nobody는 현지의 젊고 어린 사람들에게 가히 폭팔적이고 충격적인 반응을 얻어 재미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뜨거운 공감을 얻어낸 것은 카드섹션이었다. 베트남 어가 하나하나 나올 때 마다 베트남 사람들은 환호를 했고 마지막엔 우리들 모두 우리가 이제껏 함께 해왔다는 큰 감동을 받게 되었다. 마지막 끝날 즈음에 오늘 우리와 함께 했던 빙타잉 아이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베트남 사람들과 블루챌린저들이 한 대 섞여 다같이 베트남의 전통놀이 대나무넘기(?)를 하며 마을 공연을 모두 마무리 했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지난 4일간 내가 처음에 마음먹은 것처럼 ‘형제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주제를 자주 잊고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점 그리고 그들의 삶과 아이들에게 진심을 다해 관심을 가지고 교감하지 못한 점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숙소로 돌아와 타이응웬에서의 마지막 회의를 가지고 우리는 아쉬운 잠에 청했다.

* 이날의 적정기술 아이디어

1조
· 사전리서치의 중요성이 절대적임을 깨달음

2조
· 도자기를 이용한 연통 제작
· 집안 배수 개울에 물 웅덩이가 생긴 것을 효과적으로 배출 제거 할 수 있는 기술
· 연통제조에서의 일괄화를 통한 대량생산 시스템 구축
· 축사에서 냄새 배출이 필요하다.

3조
· 적정기술 보급전 현지인에게 그 기술의 중요성을 교육하는것이 중요함을 깨달음






아침에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출발하여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타이응웬 대학교 녹차학과이다. 그곳에서 타이응웬의 녹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세미나 형식으로 배울 수 있었다. 타이응웬 농대는 한국대학 특히 서울농대와 성균관대와 교류가 많고 교수님들이 많은 세미나를 하시며 특히 차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타이응웬 전역에서 약 17000 ha에서 재배하며 60000만 가구가 재배해 평균 한 가구당 300m2 ~5000m2 정도의 재배면적을 가진다고 한다. 1ha당 연간 8tone의 녹차를 생산하며 75%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25%는 홍차의 형태로 해외에 수출된다. 국내시장에서는 매우 유명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나는 녹차의 공정무역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현재 최종 수익에서 총민의 이득이 차지하는 퍼센트가 얼마가 되는 지 물어봤다. 유통과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홍차는 68.8%, 녹차는 50% 정도가 농민에게 돌아오는 수익으로서 매우 높은 비율임에 놀랐다.

은혜 누나가 왜 농민들이 녹차를 한군데 모아 대규모로 가공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정별로 소규모 가내공업의 형태로 생산, 가공, 유통을 전담하는지 물어봤다. 그 이유는 기술력과 큰 자본이 없고 농민들이 그 과정을 다 하는 것이 농민자신들에게 더 이윤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또한 진혁이 형이 녹차를 다른 용도로 이용되는지에 대해 물으셨는데 우리가 기대했던 화장품이나 다른 웰빙 용도가 없이 그냥 마시는 데만 이용한다는 대답을 얻었다. 현제 타이응웬의 녹차는 여러 집에서 녹차를 받기 때문에 녹차의 질이 천차만별이라 전체적으로 저급의 질로 평가되지만 기후와 토양은 녹차가 자라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라 녹차 잎 자체의 질은 좋다고 한다.

대학에서의 일을 모두 끝내고 녹차공장에 가 보았다 녹차 공장은 생각보다 골동품전시장이라는 느낌이 많이 받았고 넓은 공장부지에 비해 한 구석에서만 녹차를 가공하고 포장하고 있었다. 녹차를 가공, 포장하는 절차가 매우 현대적이어서 놀랐다. 견학을 끝내고 녹차를 직접 구매 하는 곳으로 갔었는데 그곳에 녹차가 매우 저렴하여 많은 사람들이 녹차를 구매했고 나도 선물용으로 녹차를 4개정도 구매했다.

오전 일정을 모두 끝내고 점심을 먹은 후 그동안 정들었던 통역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는 전날 밤 몰래 준비한 선물과 롤링 페이퍼를 선물하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러주었다. 하잉을 비롯한 통역 친구들이 눈물을 보이며 우리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들이 한국에 대해 더 자세히 배우고 공부하여 베트남과 한국사이의 교량역할을 톡톡히 할 미래를 기대하며 우리는 정들었던 통역친구들 그리고 타이응웬성과 이별을 했다. 타이응웬성을 떠나 마지막 하롱베이로 관광을 하러 갔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설렘보단 떠나는 하롱베이와 통역친구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았다.

버스 안에서 마이스토리 2로써 준비된 질문에 대해 서로 대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여차저차 하다 하롱베이에 호텔에 도착하여 저녁으로 맛있는 삼겹살을 배부르게 먹고 호텔 수영장 앞에 모이게 되었다. 그곳에서 늘 하던 조별 회의와 발표를 하고 나서 사람들을 물에 빠트렸다. 모두가 물에 졎은 생쥐 꼴이 돼서 호텔 수영장을 뛰어다니니 호텔 직원이 우리에게 눈치를 주어서 올라갔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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