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일 뿐?” 선거 연령을 비롯한 각국의 분야별 허용 연령

Story/효성




지난 5월9일을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소중한 한 표, 모두 행사하셨나요?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로, 소중한 한 표를 선사해 좋은 지도자를 뽑는 것이 나라를 위한 일이자 곧 우리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만19세 이상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지는데요. 이번 대선은 뜻하지 않게 앞당겨져서, 예정대로 치러졌다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을 많은 젊은이들이 생기면서 선거 연령에 대한 논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몇 살부터 투표를 할 수 있는지가 말이죠. 그리고 선거는 물론 음주, 흡연, 운전, 결혼 등 다양한 분야의 허용 연령까지 모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중한 한 표, 각국의 투표 허용 연령


연령선거권은 선거에 참여해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만19세 이상의 국민에게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의회의원 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선거연령은 지난 1948년 최초의 선거 당시 만21세로 시작돼 1960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만20세로 낮춰졌어요. 이후, 2005년 6월 선거법 개정으로 만19세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선거연령을 만18세로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전 세계 232개국을 기준으로 215개국이 만16~18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만19세 이상을 선거권 부여 기준 연령으로 정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선거권 허용 연령은 몇 살일까요?


 

지난 5월9일 대선에 소중한 한 표, 행사하셨나요?



각국의 선거권 연령


만 16세: 오스트리아, 브라질, 쿠바 등

만 17세: 인도네시아, 북한, 셰이셀, 수단, 동티모르 등

만 18세: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폴란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 등

만 19세: 대한민국

만 20세: 바레인, 카메룬, 나우루, 대만 등

만 21세: 가봉, 쿠웨이트, 레바논,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등



이웃나라 일본은 2015년, 선거권 연령을 만20세에서 18세로 낮췄습니다. 1945년에 25세 이상에서 20세 이상으로 낮춘 이래 70년 만의 개혁이었죠.


미국 또한 1971년, 투표연령을 만18세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이전에는 만21세 이상에게 투표권이 주어졌지만,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당시 징병나이를 만18세로 낮추면서 나라를 위해 싸울 수 있다면 투표권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에요.


캐나다는 1970년 개정된 캐나다 선거법에 의거해 투표 가능연령을 만21세에서 만18세로 낮췄고, 호주에서도 1960~70년대 서구 의회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 투표가능 연령제한을 낮추는 유행이 돌자 그 추세에 따라 1973년, 투표 가능연령을 만21세에서 만18세로 변경했습니다. 현재 호주 국민들은 투표 최저연령을 만16세로 낮추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요.


1853년에 첫 선거를 시행한 뉴질랜드는 당시, 만21세 이상에게만 투표권을 허용했습니다. 이후, 1969년에 만20세로 선거연령을 낮춘 뒤, 1974년 10월부터 만18세 선거를 허용해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1969년 남녀보통선거제도를 확립하며 만18세 이상의 남녀에게 선거권을 부여했고, 독일은 1976년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모두 만18세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연령 제한이 없는 나라도 있다! 각국의 음주 허용 연령


어른이 되면 다른 사람의 제지를 받지 않고 술을 마시고 싶다고 말하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선거권과 마찬가지로 음주 역시 만19세 이상이 되어야 허용되는데요. 나라별로 음주 허용 연령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각국의 주류 구입 허용 연령


만 16세: 쿠바, 오스트리아/벨기에/덴마크/독일/스위스(조건부 허용) 등

만 17세: 브루나이, 키프로스, 몰타 등

만 18세: 알제리, 가나, 모로코,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캐나다의 앨버타/매니토바/퀘벡 주, 중국, 싱가포르,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러시아, 스페인, 터키, 영국, 호주 등

만 19세: 대한민국, 캐나다의 그 외 주, 카타르 등

만 20세: 파라과이, 일본, 태국, 아이슬란드 등

만 21세: 카메룬, 미국,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오만 등



가장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음주허용 연령인데요.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만21세 전에 술을 구입하거나 소지 또는 마시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보통 만18세가 되면 어른으로 인정을 하는 미국에서 음주 허용 연령이 21세다 보니 한편에서는 군 입대가 가능한 18세에 음주가 가능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음주가 허용된 곳에서만 술을 마실 수 있는데요. 앨버타 주, 매니토바 주, 퀘벡 주에서는 만18세, 그 외 주에서는 만19세가 되면 음주가 가능합니다.


한편,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국가 대부분은 만 18세가 되면 음주를 할 수 있고, 아시아의 많은 국가도 마찬가지인데요.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만20세가 되어야 술을 마실 수 있다고 해요.


 

“건배!” 당당하게 술을 마실 수 있어도, 건전하게 마시는 것을 잊지 마세요!



신기한 것은 음주 허용 연령에 대한 제한이 없는 나라도 있다는 것인데요. 세네갈, 캄보디아, 베트남 등은 음주와 술 구입에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의 유럽(체코,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러시아 등)에서는 음주 허용 연령은 제한이 없지만 술 구입에는 보통 만 18세로 제한하고 있는데요. 다만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의 경우 16세부터 구입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국가도 다수 있습니다.


또한 음주나 술을 아예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리비아,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브루나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이 있습니다.




 민증 검사하나요? 각국의 흡연 허용 연령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높아지면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지 않도록 캠페인을 많이 하는데요. 서울 시민 10명 중 8명은 법적으로 몇 살부터 흡연이 가능한지 정확히 모른다고 해요. 여러분은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흡연 및 담배 구입 허용 연령 역시 만19세부터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흡연 제한 나이는 몇 살일까요?


 

흡연은 건강에 해롭습니다. 허용이 된다고 굳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각국의 담배 구입 허용 연령


만14세: 이집트, 말라위, 공고공화국, 이라크, 팔레스타인, 타지키스탄, 예멘 등

만15세: 카메룬,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오만 등

만 16세: 모로코, 방글라데시,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만 17세: 북한 등

만 18세: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중국, 인도, 필리핀,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영국 등

만 19세: 대한민국

만 20세: 일본 등

만 21세: 쿠웨이트 등



싱가포르는 흡연율이 13%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입니다. 현재 싱가포르의 흡연 허용연령은 만18세인데요. 흡연율을 더 낮추기 위해 법적 흡연 가능연령을 만 21세로 대폭 상향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해요.


미국은 지난해 청소년 흡연 시작 연령을 늦춰 흡연율을 감소시키기 위해 하와이를 시작으로 뉴욕시와 시카고, 보스턴 등 200여 개 이상의 지방 정부가 담배 허용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21세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이후에도 흡연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연구 결과와 권고를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주마다 도시마다 18~21세까지 흡연 및 담배 구입 허용 연령이 상이합니다.


영국의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는 만16세 되면 흡연을 할 수 있었는데요. 사회문제로 떠오른 청소년 흡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7년 10월부터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연령을 두 살 높여 만18세로 법이 개정됐습니다.


캐나다는 각 주에 따라 흡연 허용 연령이 다르지만 보통 만 18세~19세가 되어야 흡연 및 담배 구입이 가능합니다. 캐나다 내에서 가장 흡연율이 낮은 브리티시콜럼비아 주는 흡연자 비율을 더욱 줄이기 위해 흡연 허용 연령을 21세 이상으로 높일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요.




 부릉부릉! 각국의 운전 허용 연령


우리나라 청소년이 성인이 되면 가장 먼저 따는 자격증, 바로 운전면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18세 이상이면 보통면허 취득이 가능한데요. 각 나라별 운전면허 취득 가능연령은 천차만별이에요.



각국의 운전 허용 연령


만15세: 멕시코/호주/뉴질랜드(조건부 허용), 프랑스 등

만 16세: 카메룬, 케냐, 캐나다, 콜롬비아, 스웨덴 등

만 17세: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칠레(조건부 허용), 덴마크,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등

만 18세: 대한민국, 알제리, 모로코, 나이지리아, 브라질, 우루과이, UAE, 이란, 중국, 일본, 포르투갈, 스페인 등



미국에서는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만16~18세가 되면 운전면허를 딸 수 있습니다. 단, 16세 이상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는 정식면허를 주지 않고 ‘Probationary License'라고 하는 일종의 견습면허를 발급해주는데요. 견습면허를 가진 청소년은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의 심야운전은 금지되며 주차위반을 제외한 다른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즉시 면허가 취소됩니다.


 

조금 더 커서 운전해야겠네요 :)



캐나다에서는 16세 이상이면 누구든지 면허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면허시험은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까다로운데요. 필기시험을 합격하면 G1(연습)면허를 발급받고 도로에서 연습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때는 G면허 4년 이상의 운전경력자와 동승해야만 운전할 수 있습니다. 이후 G1 실기를 합격하게 되면 G2(예비)면허증이 발급되고 이때부터 혼자 운전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G2 실기에 합격하면 최종적으로 G(본)면허가 발급됩니다.


영국에서 운전면허 취득 가능 연령은 만17세입니다. 우체국에 비치되어 있는 신청서를 기재해 운전면허시험 담당기관인 운전면허청(KSA)에 발송하면, 연습면허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차량에 'L'자 표지판(Learner Driver의 약자)을 붙이고, 21세 이상으로 3년 이상 운전 경력이 있는 사람 또는 국가자격을 보유한 운전강사와 동승하면, 노상연습이 가능합니다. 영국의 면허제도 중 특이사항은 학과시험 전에 연습면허를 발급하며, 실습과 함께 익힌 상식과 법규를 바탕으로 학과시험과 기능(도로주행)시험을 패스하면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각국의 결혼 허용 연령


결혼에도 법적 허용 연령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민법 제800조 (약혼의 자유)에 의거해 만19세 이상이 되면 성인이므로 부모 동의 없이도 결혼할 수 있습니다. 단, 우리나라의 결혼 최소연령은 만 18세로, 만 18세가 되면 부모 또는 후견인의 동의를 얻어 결혼 할 수 있습니다.



각국의 결혼 허용 연령

※ 부모/후견인이나 법정 동의가 있을 경우


만15세: 카메룬(남), 슬로베니아, 코스타리카 등

만16세: 영국, 홍콩, 일본(여),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만18세: 대한민국, 일본(남), 카메룬(여) 등

만20세: 중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결혼 가능한 최소 연령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부모나 후견인, 법정의 동의가 있을 경우에는 16세 정도에도 결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동의를 받지 않아도 자신의 의지대로 결혼할 수 있는 연령은 평균적으로 18세입니다.



어리다고 좋은 남편, 좋은 아내가 될 수 없는 건 아니에요



우리나라는 민법상 성년이 되는 만19세에 대부분의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권리에는 의무와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성년이 된다는 것이 꼭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