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인 동물사전 인터뷰 – 고양이 편 "고양이의 보은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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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하게 집안을 누비며 츤츤한 매력을 뿜어내는 냥이부터 천진난만함과 애교로 집사의 마음을 홀리는 일명 ‘개냥이’까지. 고양이의 매력은 천차만별이지만, 고양이를 키우며 집사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건 매한가지겠죠.


이따금씩 보여주는 고양이의 보은에 감격하며 집사의 보람을 느끼는 효성인들의 이야기. 오늘은 <효성인 동물사전 인터뷰>의 마지막, 고양이 편을 준비했습니다. 때로는 까칠하고 도도하게, 때로는 귀엽고 사랑스럽게 집사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냥이들을 만나보시죠!




 “나의 동거묘, 남김이”

    화학 PG Optical Film PU QA팀 남대철 님

 


저 사진빨 잘 받나요?



Q1. 나의 반려동물을 소개해주세요.


이름은 남김이라고 하고 종은 러시안 블루입니다. 2016년 4월 4일생이라 이제 곧 있으면 첫 돌을 맞이하네요. 러시안 블루가 원래 애교가 많은 편인지 잘 모르겠지만, 다른 고양이들보다 애교도 많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아요.



애교냥



Q2.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강아지는 예전에 키워봤는데요. 아무래도 잘 돌봐줘야 하고 보살핌을 많이 필요로 하는 동물이라 바쁜 직장생활 중에 키우기 어려울 것 같아서, 고양이를 키워보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었습니다. 러시안 블루가 좋아서 인터넷 고양이 커뮤니티를 통해 남김이를 분양 받게 되었어요.


Q3. 남김이가 가장 예쁠 때는 언제인가요?



같이 놀자옹!



가장 예쁠 때는 장난감을 가지고 뛰어다니고 뒹굴 거리며 신나게 놀 때에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천진난만하게 잘 놀더라고요. 또 곤히 잘 때 너무 귀여운데, 어디서든지 잘 자요. 빨래 바구니나 옷장 속에서도 잘 자고요, 쇼파 위나 침대 위, 또는 이불 속, 그리고 제 무릎 위에서도 잘 잡니다.



어디서든 잘 놀고 잘 자는 남김이



Q4. 남김이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동물이라기 보단 동거인, 아니 동거묘라고 해야겠죠? 같이 동거한다는 느낌을 주는, 보면 힘이 나는 친구 같은 아이에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자주 못 놀아줘서 녀석한테 미안할 뿐입니다.




 “우리집 최고의 보모! 은혜 갚는 냥이, 달식이!”

    기어솔루션설계팀 햇살이 님


Q1. 나의 반려동물을 소개해주세요.



카리스마 있는 눈빛, 제가 달식입니다



이름은 달식이, 수컷이고요. 코라온숏헤어로 일명 길냥이죠. 2007년생이니 11살이 되었네요. 가슴에 반달곰처럼 무늬가 있어요. 그리고 저희 집에는 또 한 마리의 고양이가 있는데, 이 녀석은 지나라고 해요. 암컷이고, 브리티쉬숏헤어로 13살입니다. 빵을 좋아하는 차도남이죠.





Q2.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대학시절 제가 자취를 하였는데, 자취방 창가에서 며칠 동안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어미를 잃은 아기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어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손 위에 앉힐 수 있는 작은 고양이였지요. (지금은 거대해서 두 손으로 들어도 무겁지만..) 처음에는 신체적인.. 외형 때문에…(하하하) 암컷인줄 알고 달순이로 이름을 지었다 달식이로 개명을 하였답니다.


Q3. 달식이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달식이는 제 딸이나 아들이 울면 낮잠을 자다가도 달려와 애들 옆에 앉아서 야옹거리며 같이 울어주고 아이들 발도 핥아줘요. 울음을 그칠 때까지 옆에서 그러고 있지요. 가끔 저나 와이프가 옆에 있어도 달래주지 않을 때면 야옹거리면서 애들을 달래라고 신호를 줘요. 그래도 안 달래면 주기적으로 저나 와이프를 물기까지 합니다. 달랠 때까지…


Q4. 달식이가 가장 예쁠 때는 언제인가요?


달식이는 아이들을 엄청 좋아해요. 아이들이 놀고 있을 때 항상 옆에 앉아서 보거나 졸고 있어요. 가끔은 옆에서 같이 장난을 치기도 하죠. 애들이 올라타고 괴롭혀도 할퀴거나 물지 않고 조금씩 옆으로 비켜나서 앉아있어요. 하지만 어른들이 조금만 괴롭히면 물고 도망가죠. 



달식이는 아이들과 스티커 놀이하는걸 좋아합니다



Q5. 달식이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달식이는 우리집 최고의 보모에요. 와이프랑 항상 달식이를 ‘은혜 갚은 냥이’라고 부르는데, 어릴 때 어미를 잃은 자신을 거두어 길러준 은혜를 이제 저희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으로 갚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달식이, 그리고 지나와 오래도록 같이 살고 싶다고 소원을 빌어요. 하지만 이제 둘 다 10살이 넘어서 얼마나 더 함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랍니다.




 “마당냥이로 활동 중인 니코”

    차단기 생산기술팀 러블리니키 님


Q1. 나의 반려동물을 소개해주세요.


이름은 니코에요. 제 영어이름인 Nicky를 따서 Nico라고 지었어요. 종은 노르웨이 숲과 터키쉬 앙고라 숏헤어 믹스로 2011년 11월 18일 생이에요. 현재 마당냥이(외출냥이)로 활동 중인데 집은 또 기똥차게 알아서 찾아 들어와요. 가끔 길냥이들이나 개들과 싸우고 상처를 입고 오기도 하지만 잠은 꼭 집에서 잡니다. 또 제 차가 주차 되는 소리만 들으면 2층에서 현관으로 내려와 저를 마중 나오기도 하죠.



마닐라에 있던 시절 니코 입니다. 눈을 가리고 자거나, 저렇게 늘 몸을 이상하게 꼬고 자더라구요 ㅎ



Q2.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마닐라에서 근무하던 시절,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노르웨이 숲 고양이를 키웠는데, 그 고양이가 사고를 치고 들어와서 새끼를 가졌다고 하면서 고민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 고양이가 워낙 크고 예뻤었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새끼 한 마리를 입양하겠다고 했어요. 얼마 후 새끼들이 태어나고, 그 중 수컷이었던 지금의 니코를 한달 조금 넘었을 때 업어왔죠.


Q3. 니코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함께한 시간이 6년이다 보니, 에피소드가 참 많은데 그 중 제일은 니코를 데리고 한국으로 귀국 하기 위해 준비하던 시기에 있었던 일이에요. 국적기 기준으로 케이지 포함해서 5kg이 넘어가면 안 되는데 그때 이미 니코는 5kg이 넘었어요. 그런 경우엔 수하물로 가야 해서 4시간 비행 동안 아이가 공황상태가 오거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로 했죠. 약 2주동안 하루에 총 20알도 안 되는 사료와 물만 줬어요. 그렇게 다이어트를 비롯해 온갖 검사와 백신까지.. 아이가 정말 죽을 거 같았을 때, 한국 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탑승수속 카운터에서 니코 케이지를 올렸는데 그때 정말 딱 5.0kg이 나와 OK를 받았어요. 그리고 화장실에 가서 몰래 2주 만에 한 그릇 가득 밥을 주어 배부르게 먹이고는 4시간 비행 시간 동안 한번도 깨거나 울지 않고 꿀잠 자며 인천에 도착했었죠.



서울 살이 시절, 미용을 했더니 멘붕이 왔는지 온 방충망을 다 타고 다녀서 곤욕이었지요.

지금은 그 누구보다 늠름하고 멋지게 자라주었습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서울에서 지내다 본가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니 이 녀석이 이렇게나 사냥을 잘 하는 아이인지 처음 알았답니다. 고양이의 보은이라고, 고맙다고 생각 되는 사람에게 자기가 생각하는 좋은 것(?)을 가져다 주는 버릇이 있는데, 하루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는데 현관 입구에 웬 고구마가 있길래, 어머니께 “엄마 왜 고구마가 현관에 있노?” 라고 여쭸더니 어머니께서 치우시다가 기겁을 하시곤, 두더지라고 하시더군요, 머릿털 나고 처음 봤어요 두더지… 그 뒤로 니코는 잊을 만하면 참새 같은 새와 개구리, 얼마 전엔 모친 말씀으론 쥐로 추정되는 작은 생물체도 물고 왔다고 해서 지금 한동안 뽀뽀를 안 하고 있습니다. 하하;

가끔 여름엔 어디까지 다니는지, 일주일씩 집을 비우고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래도 꼭 집에 다시 돌아오고 되려 살이 쪄서 올 때도 있어 동네 어딘가에 마음씨 좋은 분이 보살펴 주시나 싶기도 합니다.


Q4. 니코가 가장 예쁠 때나 나에게 가장 위로가 될 때는 언제인가요?


마닐라에서 혼자 가족과 떨어져 살 때 혼자 너무 외롭고 힘들었는데, 우울해하면 먼저 다가와 애교 부려주고, 울면 옆에서 조용히 눈물을 핥아 주기도 하고, 제가 주차만 하는 소리가 들리면 저 멀리서든, 아니면 집 안에서 자다가도 현관으로 나와 저를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게 너무너무 행복하고 예쁘고 사랑스럽답니다. ^^



지금은 마당에서 개 ‘봉구’와도 잘 지내는 너무 착한 여섯 살이 되었어요.



Q5. 지금 니키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태어난 지 한 달이 되었을 때 데려와 4시간 마다 분유 타 먹여가며 키운 자식이며, 홀로 지내던 시절 나의 보호자이자 내가 보호해야 할 아이였고, 지금은 동침하며 함께 늙어가는 동반자이자 반려해야 할 나의 사랑입니다.




효성인들의 매력만점 냥이들이 일상의 활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 참 보기 좋은데요. 때론 놀라게도 만들고 때론 웃게도 만드는 냥이들의 활약상이 참 인상적입니다.


고양이뿐 아니라 모든 반려동물들이 그렇듯,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일상의 행복이 되며 삶의 일부분이 되어가는 존재이기에 적어도 하루 한번은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 조건 없이 나에게 온기를 나누어 주는 반려동물, 사람과 동물이 서로가 서로를 돌보아 가며 따뜻한 위로가 되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