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스토리 이기는 부드러움, ‘착한 가족 드라마’

즐기다/트렌드 2016.09.05 13:45



뜬금없이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 맥락 없는 스토리 전개. 소위 ‘막장 드라마’들의 특징입니다. 김치로 뺨을 후려치는 것은 기본, 자기 이익을 위해 타인을 해치는 것도 불사하는 악역이 등장하곤 하죠. 시청자 입장에선 왠지 보고 나면 뭔가 찝찝하고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반면, 예전부터 우리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극화해 막장 스토리나 악역 없이도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들도 많은데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즐겁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추억의 가족 드라마를 소개합니다. 



 <한 지붕 세 가족> 

방영: 1986. 11. 9 ~ 1994. 11. 13


출처: MBC entertainment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근 10년간 일요일 아침을 책임졌던 <한 지붕 세 가족>을 기억하시나요? 드라마 제목은 몰라도 ‘순돌이’ 나오는 드라마라고 하면 기억하시는 분이 많을 것 같아요. 오동통한 볼이 귀여웠던, 순수하고 엉뚱한 순돌이가 온 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었죠. 


순돌이뿐 아니라 순박하고 정 많은 우리네 이웃들이 나와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일요일 아침을 유쾌하게 열어주었습니다. 주인집 부부와 세입자들의 인정 넘치는 이야기, 순돌이 아빠(임현식)와 세탁소 만수 아빠(최주봉)가 티격태격하며 만들어내는 에피소드, 그 밖의 동네 주민들과 아이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민 드라마입니다.



 <사랑이 뭐길래>

방영: 1991. 11. 23 ~ 1992. 5. 31


출처: MBC entertainment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90년대 초반 최고의 가족 드라마로 기억되는 작품이죠. 대발이네 가족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인데요. 탤런트 이순재 씨는 지금도 대발이 아빠로 기억될 만큼 캐릭터가 강렬했습니다. 딸이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크게 꾸짖을 만큼 가부장적이고 엄격한 집안인 대발이(최민수)네와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지은이(하희라)네가 사돈이 되면서 겪게 되는 생활 방식과 가치관의 충돌을 재미있게 그려냈습니다. 


지은이가 대발이와 결혼을 하면서 자신의 친정과 너무 다른 환경의 시댁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데요. 점점 가부장적인 시댁의 가치관을 허물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코믹하게 그렸습니다. 부모시대의 전통적인 가치관과 자식 세대의 자유분방한 가치관이 충돌하는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죠. 최민수, 하희라, 신애라, 임경옥 등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모두 스타덤에 올랐으며 대발이 어머니(김혜자)가 남편에게 구박당하고 신세 한탄을 하며 틀어놓은 노래, ‘타타타’ 역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무명가수 김국환 씨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죠. 평균 59.6%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금까지도 역대 평균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목욕탕집 남자들> 

방영: 1995. 11. 18 ~ 1996. 9. 1


출처: KBS entertainment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서울 변두리 쌍문동에서 30여 년간 대중 목욕탕 운영을 업으로 살아온 고집스러운 김복동 할아버지(이순재)와 이기자 할머니(강부자)를 비롯해 3대에 걸친 대가족이 함께 살면서 다투고 화해하는 가족 이야기를 건강하게 그린 드라마입니다. 희생적인 큰아들 부부(장용, 고두심), 독특하고 코믹한 캐릭터로 늦둥이 임신을 했던 둘째 아들 부부(윤여정, 남성훈),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이 많은 막내딸과 부부(양희경, 송승환)가 엮어내는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담았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대가족의 가부장적 분위기에서 며느리로, 딸로, 노처녀로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펼쳐 보이며 주부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큰 몫을 했죠. 가부장 남편의 부도덕한 행실에 ‘별거’라는 반기를 들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 강부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맏며느리의 책임과 설움을 보여준 고두심, 목석 같은 남편 곁에서 외로워 하는 아내의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한 윤여정 등. 이들의 호연은 우리 시대 어머니 상을 잘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아울러 배종옥, 도지원, 김희선은 개성이 뚜렷한 딸 역할을 맡아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주었죠. 



 <넝쿨째 굴러온 당신>

방영: 2012. 2. 25 ~ 2012. 9. 9


출처: KBS 공식 홈페이지


잊을 수 없는 코믹 패밀리를 탄생시켰던 착한 가족 드라마입니다. 시댁 식구들과 얽히는 것을 싫어해 능력 있는 고아를 이상형으로 꼽아온 커리어 우먼 차윤희(김남주)가 완벽한 조건의 외과 의사 방귀남(유준상)을 만나 결혼에 골인합니다. 돈도 잘 버는 데에다 자상하고 착하기만 한 남편과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꾸려나가던 윤희는 사사건건 앞집 사람들과 부딪히게 되는데요. 사실 앞집 부부는 귀남이 오래전 잃어버렸던 가족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잃어버린 아들을 그리며 살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데요. 나중에 귀남이 친부모를 찾게 되면서 윤희에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시댁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시댁이 생기고 가치관과 생활 방식에 간섭을 받게 되면서 고부 간의 갈등, 시누이와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시댁과의 갈등과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고충, 그리고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드라마입니다. 


  

  <아이가 다섯> 

2016. 2. 20 ~ 2016. 8. 21


출처: KBS 공식 홈페이지


최근 종영된 <아이가 다섯>은 시청률 30%를 넘기며 대박 가족 드라마에 합류했습니다. 누구 하나 밉상 캐릭터가 없는 착한 드라마라는 명성까지 얻었어요. 친구와 바람이 나서 나가버린 남편과 이혼한 커리어 우먼 안미정(소유진). 마음속 상처와 아이 셋을 한꺼번에 안고서 씩씩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별한 아내를 잊지 못해 아이 둘과 처가살이를 하는 이상태(안재욱). 이 둘이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으로 만나 결국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재혼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이 작품은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고충과 재혼 가정의 어려움, 그 밖에 다른 가족들의 소소한 재미를 코믹하고 밝게 그렸는데요. 안미정, 이상태 부부뿐 아니라 호태(심형탁)와 순영(심이영), 태민(안우연)과 진주(임수향), 상민(성훈)과 연태(신혜선)의 순수하고 가슴 떨리는 사랑 이야기가 극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미정은 상태의 부모님과 전처 부모를 모두 시댁으로 갖게 되지만 그녀의 긍정적이고 현명한 태도로 결국 모두 행복해지는 사랑스럽고 따뜻한 가족이야기입니다.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를 치유하는 


지금까지 막장 없고, 악역 없는 착한 가족 드라마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그 시대 가족 형태와 갈등,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드라마를 보면 기분도 좋고 가족 생각에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시대를 반영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닌, 시대를 치유하는 힘까지 지닌 착한 가족 드라마들. 앞으로도 이런 작품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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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효성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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