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태국 요리 이름, 기본 단어만 알면 어렵지 않아요

Story/효성




“오늘 점심은 쌀국수 어때요?” “좋습니다.” “지난주에 문 연 베트남 음식점 가볼까요?” “좋습니다.”

사무실 식구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펼칩니다. 이런, 음식 사진들이 없습니다. 오로지 텍스트로만 구성된 메뉴판입니다. 메뉴 설명 문구도 없습니다. 요리 이름과 가격만이 단출하게 적혀 있습니다. 음, 분명히 한국어 표기는 맞는데 영 낯섭니다. ‘퍼보’가 뭐지? ‘분짜’는 또 뭐람? 베트남어 할 줄 아는 직원이 있다면 주문이 좀 더 빨라질 텐데. 결국 종업원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쌀국수 종류는 어떤 거예요? 이건 어떻게 나오는 거죠? 국물이 들어가요? 매워요? ···. 


외국 요리 전문점에서 종종 발생하는 상황이죠. 앞서 예로 들었던 베트남 음식점, 또는 태국 음식점이 대표적일 텐데요. 특히 베트남·태국 요리를 처음 접한 경우라면, 주문 단계에서부터 진입장벽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음식 사진 없이도 메뉴판 독해력을 높일 수 있는 팁. 베트남·태국 요리 이름의 어휘 구조 분석!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제1강. 베트남 요리


베트남 음식점 메뉴판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포’, ‘분’ 같은 것들이죠. 이 단어들의 뜻만 알고 있어도 요리 이름 파악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거예요. 

   


베트남 요리의 대표주자 쌀국수



단어 편


   가(gà)

   '닭'입니다. 베트남 원어 발음은 ‘가’보다는 ‘그-아’에 가깝습니다. 


   까오 떰(go tm)

   본래 뜻은 ‘싸라기’이고, 요리에서는 ‘싸라기밥’을 의미합니다. 

   줄여서 ‘떰’이라고만 표기되는 경우도 있어요.


   까이(cay)

   ‘매운’을 의미하는 형용사입니다. 


   깐(canh)

   '국'입니다. 


   껌(Cơm)

   '밥'입니다. 첫 글자가 소문자인 경우, 즉 cơm일 때는 ‘과육’을 뜻해요. 


   꾸온(cun)

   ‘감다’라는 뜻으로, 돌돌 말아서 먹는 요리 이름에 주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느억(Nưc)

   ‘물’이라는 뜻인데, 소스류 이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디아(đĩa)

   '접시'입니다. 베트남 요리 메뉴 중에 ‘껌 디아(Cơm đĩa)’라는 게 있죠. 

   직역하면 접시에 담긴 밥인데, 한국식 백반 상차림에 해당합니다. 


   맘(mm)

   새우나 생선을 절여 만든 '젓갈 혹은 젓국'을 가리킵니다. 


   미(mì)

   ‘밀’입니다. 


   바인(bánh)

   쌀이나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떡 혹은 빵'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보(bò)

   '소'입니다. 베트남 원어 발음은 ‘보’보다는 ‘버’에 가깝습니다. 


   분(Bún)

   역시 '쌀국수'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포’가 쇠고기나 닭고기를 넣은 쌀국수라면,

   ‘분’은 보다 포괄적인 범위의 쌀국수를 뜻합니다. 


   지우(riêu)

   일종의 '육수'입니다. 생선, 게 등을 우려서 만들며 시큼한 맛이 납니다. 


   짜(ch)

   고기, 생선, 새우 등을 다져 조미료와 함께 기름에 지진 음식을 일컫습니다. 

   우리나라의 '완자'를 떠올리시면 되겠네요. 


   쨩(tráng)

   동사로는 ‘비게 하다’, 형용사로는 ‘하얗게 된’이라는 뜻입니다. 

   ‘밥’을 의미하는 바인(bánh)과 함께 쓰면 ‘바인 쨩(bánh tráng)’인데, 

   우리가 흔히 ‘라이스 페이퍼’라 부르는 것을 가리킵니다. 


   쩜(chm)

   명사로는 ‘점’, 동사로는 ‘점을 찍다’라는 뜻입니다. 

   소스 같은 것에 찍어 먹는 음식 이름에 주로 쓰이는 단어예요. 


   찌엔(chiên)

   ‘튀기다’, ‘볶다’라는 뜻입니다. 당연히 튀김·볶음 요리 이름에 들어가겠죠?


   타이(tái)

   ‘살짝 삶는다’를 의미합니다. 


   포(Ph)

   쇠고기 또는 닭고기를 곁들여 넣는 베트남식 쌀국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포’라고 적힌 곳들이 많은데, 정확한 한국어 발음 표기는 ‘퍼’라고 하네요. 

   ‘포타이(Ph tái)’라고 하면, ‘쇠고기나 닭고기를 넣어 살짝 삶은 쌀국수’입니다. 


이것이 바로 ‘포’



응용 편

기본 단어들을 알아봤으니까, 이제 실제 요리 이름 몇 가지를 보면서 뜻풀이를 해보겠습니다. 


   껌찌엔 = Cơm + chiên

   볶음밥


   바인미 = bánh + mì

   밀가루 빵(베트남식 바케트빵)


   분짜 = Bún + ch

   다진 고기를 올린 쌀국수


   분지우(분지에우) = Bún + riêu

   생선 또는 게로 우린 시큼한 육수로 만든 쌀국수


   퍼보까이 = Ph + bò + cay
   소고기(차돌박이)를 넣은 매운 쌀국수




  제2강. 태국 요리


앞서 살펴본 베트남 요리 이름과 마찬가지로, 태국 요리에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어요. 메뉴판 독해력을 월등히 높여줄 기본 단어들이죠. 



태국 음식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메뉴 ‘똠양꿍’



단어 편


   까이(ไก่)

   ‘닭고기’를 뜻합니다. 


   깽(แกง)

   ‘수프’, ‘탕’, ‘국’, ‘찌개’, ‘즙’ 등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꾸어이띠여우(ก๋วยเตี๋ยว)

   '쌀국수'를 통칭하는 단어입니다. 


   꿍(กุ้ง)

   ‘새우’를 뜻합니다.


   느어(เนื้อ)

   ‘소고기’를 뜻합니다. 


   똠(ต้ม)

   ‘끓이다’라는 뜻입니다. ‘카우똠(ข้าวต้ม)’이라 하면 ‘끓인 밥’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죽’입니다. 


   무(หมู)

   ‘돼지고기’를 뜻합니다.  


   바미(บะหมี่)

   '중국식 국수'를 뜻합니다. 단어의 어원도 중국어라고 하는군요. 


   쏨땀(ส้มตำ)

   덜 익은 파파야를 채 썰어 만든 생채 요리의 이름입니다. 


   씨유(ซีอิ๊ว)

   ‘간장’을 뜻합니다. 


   얌(ยำ)

   본래 뜻은 ‘뒤섞다’, ‘혼합하다’입니다. 

   야채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재료들이 들어간 요리 이름에 주로 쓰입니다. 


   운쎈(วุ้นเส้น)

   면발이 가느다란 녹말 국수, 즉 '태국식 당면'입니다. 


   카우(ข้าว)

   '쌀 또는 밥'을 뜻합니다. 


   타이(ไทย)

   ‘태국’의 태국어 표기입니다. ‘자유’, ‘독립’이라는 뜻도 있다고 하네요. 


   텃(ทอด)

   ‘튀기다’라는 뜻입니다. 


   팟(ผัด)

   ‘볶은 음식’을 통칭하는 단어입니다.



태국식 볶음 요리 ‘팟타이’



응용 편


태국 음식점의 메뉴판에서 볼 수 있는 몇 가지 요리 이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단어들이 조합되었는지를 알면 그 음식의 맛을 미리 짐작할 수 있겠죠?


   똠양꿍 = ต้ม + ยำ + กุ้ง

   야채와 새우를 넣고 끓인 찌개


   팟타이 = ผัด + ไทย

   태국식 볶음 요리


   팟씨유 = ผัด + ซีอิ๊ว

   간장을 넣은 볶음 국수


   얌운쎈 = ยำ + วุ้นเส้น

   태국식 당면에 야채를 넣어 버무린 샐러드 


   깽까이 = แกง + ไก่

   국물 있는 닭고기, 즉 태국식 닭볶음탕 




 이름값이 곧 맛값


베트남 요리 및 태국 요리 이름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단어들을 배워봤습니다. 두 나라의 음식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고, 종류도 맛도 다양해서 메뉴 가짓수를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인데요. 요리 이름에 반복되는 단어 몇 개만이라도 알아둔다면 생소한 메뉴를 접했을 때도 미리 맛을 예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동석한 지인에게 메뉴를 설명해줄 수도 있겠고요. 이름값, 맛값 모두 챙기는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