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 소방관 내열복의 비밀, 아라미드 섬유의 기술

 

영화 <S.W.A.T 특수기동대>나 <뜨거운 녀석들> 등 외국의 경찰영화를 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이 방탄조끼를 입고 나오는 장면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대도시 지역들은 근무 중에 항상 방탄복을 입도록 되어있다는데요. 또 ‘Saves 클럽’이라고 하여, 총을 맞았지만 방탄조끼 덕분에 살아난 경찰들의 모임도 있다고 하네요.

영화 <S.W.A.T 특수기동대> 중.

출처: 네이버 영화

우리의 ‘국민 영웅’ 소방관들이 화마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도 꼭 필요로 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소방복(특수방화복)입니다. 화재로부터 생명을 지켜주는 소방복이 있어야만, 소방관들이 국민을 안전하게 구할 수 있죠. 그런데 이 소방복 속에는 아주 특별한 비밀이 숨어있다는 거, 아시나요?

그 비밀은 바로 ‘아라미드’인데요, 아라미드는 극한 조건과 환경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설계된 소재로, 불에 타거나 녹지 않을 뿐 아니라 자동차도 들어올릴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고 해요. 그렇다면 아라미드 섬유에는 어떤 기술이 숨어있을까요? 지금부터 소개해드릴게요~

 타지도, 녹지도 않는 아라미드 섬유의 기술

‘아로마틱 폴리아마이드(Aromatic Polyamide)’의 줄임말인 아라미드는 극한 조건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섬유로 고강도, 충격안정성, 내열성, 내피로성(경화, 균열, 변형에 견딜 수 있는 성질), 경량성, 고탄성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금빛에 가까운 연한 노란빛을 띄는데, 불에 타지도, 녹지도 않으며 500℃가 넘어야 검게 탄화할 뿐 아니라, 5mm 정도 굵기의 가는 실이지만 2톤의 자동차를 들어올릴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고 있어요. 또한 아무리 힘을 가해도 늘어나지 않아, 가장 좋은 플라스틱 보강재로 손꼽힙니다. 폴리에틸렌과 나일론, 폴리에스터보다 2.5배나 강도가 높으며, 폴리에틸렌보다 9.5배, 나일론보다 19배, 폴리에스터보다 6배 정도의 탄성을 자랑한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라미드가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라미드 섬유와 같은 강직성 분자쇄 구조의 고분자 섬유는 고분자를 용융(열에 의해 녹는 것) 또는 용해(용매에 의해 녹는 것)하여 분자의 방향을 나란히 배열하면 높은 강도와 탄성률을 가진 슈퍼섬유를 만들 수 있지만, 아라미드는 용융되지 않기 때문에 용해시켜야 하나 녹일 수 있는 용매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1972년 미국 듀폰(Dupont)이 우연히 원료 물질을 녹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여 시험 생산이 가능했고, 1982년부터 아라미드 섬유를 본격 양산하게 되었습니다.

 방탄복부터 소방복, 골프채까지… 아라미드의 놀라운 응용력

아라미드는 주로 복합재료로 사용되어 군인이나 경찰의 방탄복이나 폭발이나 화재 위험 장소에서 착용하는 보호복, 광케이블의 보강재, 자동차 호스ㆍ벨트ㆍ브레이크 패드ㆍ타이어코드 등의 자동차 관련 소재, 각종 복합재료의 보강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 방탄과 자동차 관련 소재로 쓰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방탄소재용

분쟁지역이나 총기의 사용이 허가 된 나라에서 방탄복은 총탄의 위협으로부터 인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과거에는 섬유를 여러 장 겹쳐 제조하거나 강철판 등을 삽입한 방탄조끼가 이용되었지만, 방탄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량이 10kg 이상 되어야 하는 등 너무 무거워서 이를 입고 행군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요. 이러한 방탄복에 아라미드를 사용하면 동일한 방탄효과를 내면서도 무게는 훨씬 가볍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방탄소재로 사용되는 직물은 아라미드 중에서도 특히 강도가 높은 원사로 제직됩니다. 또한 군용차량이나 현금수송차량 등 총탄의 위협으로부터 운전자와 재화를 보호해야 하는 방탄 차량에도 아라미드 섬유가 사용되고 있답니다.

보호소재용

 

아라미드는 열에 강해 난연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도 자체 난연되는 특성이 있어, 소방관의 소방복 보강재나 내열 안전장갑으로 쓰여 화재 진압 및 구조작업에서 소방관을 화재와 화염에 의한 위험으로부터 보호합니다. 또한 산업현장에서 가스나 액체 등의 가연성 물질에 의한 순간적인 화재나 고압의 전기불꽃 사고로부터의 신체 보호, 건설 및 토목현장, 금속 구조물 작업장, 자동차∙조선 공장의 용접 작업 시 용접 불꽃에 의한 발화의 위험성에서 작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염작업복에도 쓰이는 똑똑한 섬유랍니다.

광케이블 보강소재용

통신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광케이블’에도 머리카락 정도의 두께인 섬유가 사용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런데 이 광섬유는 극히 가늘기 때문에 잡아당기는 힘에 약해요. 이때에도 아라미드가 사용되는데, 광섬유가 늘어나게 되면 정보 전송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아라미드 섬유로 중심 혹은 외부를 보강하여 광케이블의 지지체로서 안정성을 부여해줍니다.

자동차 소재용, 복잡재로 보강용

이 밖에도 아라미드는 자동차 및 오토바이용 타이어, 자동차용 호스 및 벨트, 브레이크 패드 안의 석면을 대체하는 보강재로 사용되어 제품의 수명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골프채 등 스포츠 용품과 경량성과 내구성을 중시하는 항공기의 날개 및 동체 부분, 자동차의 차체, 풍력 발전기의 날개 및 건축 보강재료(교각에 감아 교각을 더욱 튼튼하게 함)로 쓰입니다. 아라미드가 쓰인 비행기는 같은 강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금속보다 가볍기 때문에 훨씬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고, 보다 많은 짐이나 사람을 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된답니다.

또한, 가스 및 오일 수송관과 해양용 로프에 아라미드가 보강재로 쓰이기도 하는데, 아라미드는 물을 흡수하여 무거워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밧줄의 코어(Core)부분이나 관의 내부에 쓰입니다.

 세계 네 번째 아라미드 섬유, 효성 ALKEX®

앞서 아라미드가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씀드렸죠. 원료 물질을 녹일 수 있는 용매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독자기술로 아라미드를 생산하는 것이 지금도 많은 기업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하지만 효성은 세계 4번째로 ‘알켁스’라는 이름의 아라미드 섬유를 독자기술로 상용화하였답니다. 알켁스는 고대 그리스어 ‘Strength & Protection’을 의미하는 ‘ALKE’와 Extreme, Expert, Extraordinary의 의미를 포함하는 ‘X’의 합성어로, 고객이 원하는 최상의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알켁스는 전세계 군인 및 경찰을 비롯, 산업현장의 근로자나 일반 고객들에게 좀 더 가볍고 강한 섬유를 공급하여 고객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로 북∙남미의 방탄차량 시장, 미국 경찰 방탄조끼 및 경찰특공대 방탄 방패(Shield), 안전장갑 등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관의 안전을 지켜주는 착한 소재, 아라미드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셨나요? 하이브리드 소재로 쓰이는 아라미드, 앞으로도 안전을 위해 개발을 더욱 더 지속해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생활 속에서 방탄조끼를 입은 경찰관이나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을 마주친다면 효성을 살포시 떠올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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