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뷰티 디렉터, 오민코삽스 오민 원장을 만나다

Story/효성




안녕하세요, My Friend 효성입니다! 쌀쌀한 가을, 감기 없이 잘 지내고 계세요? 오늘은 지난번 2014년 뷰티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던 오민 원장의 인터뷰, 그 두 번째입니다. 현재 오민 원장은 국내외의 많은 패션쇼에서 헤어 연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가 그런 뷰티 디렉터로 거듭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뷰티 디렉터로 또 트렌드 세터로 활약하고 있는 오민 원장의 열정을 통해 이 시대의 청년들, 직장인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죠~



<오민 원장의 사무실에는 그동안 진행했던 쇼의 사진들이 걸려있다>

 


Q. 안녕하세요, 오민 원장님 이번에는 원장님 뷰티 디렉터로 성공하기까지의 일들, 또 패션, 뷰티업계의 트렌드나 치열함이 청년, 직장인들에게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선 최근 뷰티 디렉터로는 처음으로 서울 모터쇼 쌍용관의 아트디렉트를 맡으셨다는 게 무척 흥미로운데요. 


A. 처음 저에게 서울모터쇼 연출에 대한 요청이 왔을 때, 저 역시 뷰티 디렉터로서 자동차와 뷰티를 어떻게 연관 지어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민하다 결국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터쇼를 연출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원더풀 코리아”라는 테마로 레이싱걸이 아닌 실제 무대에 서는 패션모델들을 이용해서 뷰티와 모터쇼를 콜라보레이션 했습니다. 사실 PT를 할 때도 임원분들이 “도대체 어떤 일을 하시는 분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있게 제가 뷰티디렉터인만큼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모터쇼를 기획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렸죠. 결과적으로 쇼는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많은 화제는 낳았습니다. 헤어 디자이너가 머리만 만진다는 고정관념을 버렸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이죠. 잠재적으로 모든 디자이너는 트렌드 세터, 디렉터로 성장하는 것이 훨씬 큰 미래, 세계를 볼 수 있고 본인의 시야 또한 넓어진다고 생각해요. 



<오민 원장은 교육이 모든 일의 근간이라고 이야기한다>



Q. 보통 뷰티는 패션의 한 부분으로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A. 제가 30년 전 처음, 헤어 디자이너로 패션쇼에 뛰어들었을 때는 다들 미쳤다고 했었어요. 20, 30년 전에는 남자 미용사 자체도 드물었고 미용사가 헤어를 디렉팅 한다던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은 없었거든요. 패션 디자이너의 요구대로 헤어를 디자인하는 “하청”의 개념이 강했죠.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제 의견을 표출했고 때론 다른 디자이너들과 싸우기도 하면서 “헤어”는 패션의 종속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실제 지금은 그런 인식이 많이 바뀌기도 했구요.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합니다. 혼자서 중얼거리거나 투덜거리는 것은 그냥 그대로 남을 뿐이에요. 헤어는 패션의 종속이 아니라 실제로 전혀 다른 부분이고 두 부분이 잘 맞아 떨어졌을 때 멋진 패션쇼를 완성할 수 있는 거죠. 


Q. 그런 부분(헤어를 독립적인 개념으로 만들기 위한)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셨나요? 저변 교육 같은 환경면부터 개인적인 부분까지 많은 힘을 들이셨을 것 같은데요. 



<서울패션위크 뷰티 디렉터로 참가 오민 원장 작품>



A.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저도 교육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교육을 통해서 그 산업의 뿌리를 키울 수 있고 크리에이터로서의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업계의 경쟁력이라는 것은 교육에서부터 시작하죠. 제대로 된 교육이 없다면 그 영역은 약해지고 경쟁력을 상실합니다. 패션이나 헤어 역시 마찬가지예요. 


많은 디자이너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페이도 받지 못하면서 일을 하고 그것에 대해 아무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다른 곳에 가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패션쇼에 참여하는 메이저 헤어샵도 개런티 없이 작업하기 일쑤구요. 업계는 그걸 당연한 관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이 만연하면 업계 자체가 성장할 수 없죠. 업계의 성장이 저조해진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경쟁력이 없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몇몇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구축해 놓은 “한국”이라는 좋은 브랜드를 한국에서 스스로 까먹고 있는 셈이죠. 저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패션쇼에 참여해 각국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일을 해봤지만,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정말 뛰어납니다. 


 

<오민 원장은 연예인을 비롯한 많은 스타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했다>



뛰어난 이유는 명확한 팩트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아시아인 중에는 곱슬머리가 많기 때문이죠. 서양인의 모발은 만지는 대로 자연스럽게 스타일링이 가능한 데 반해 아시아인은 스타일링을 하고 난 다음에도 머리가 어디로 뻗칠지를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이 좋을 수밖에 없죠. 이렇게 훌륭한 기술,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고작 관행과 악습 때문에 국제적 경쟁력을 잃으면 안 되겠죠. 


Q. 말씀을 듣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드는데요. 업계도 그렇지만 사실 우리가 살며 가진 능력이나 역할에 대해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근본적 제도나 환경이 중요하지만 “개인”이 이것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일단 본인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이 부분은 뛰어난데, 이 부분은 조금 모자라. 그렇다면 내 평균의 가치는 얼마인가. 또 이것을 경제적인 수치로 바꾼다면 얼마의 가치인가. 하는 것들을 생각해 봐야죠. 


내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있다면 그 환경에 대해 맞서서 싸우고 얻어내야죠. 반대로 내가 좀 평가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면 안주하거나 운이 좋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본인의 실력을 그에 맞게 키워야겠죠. 실력도 없이 거품으로 부풀려진 상태는 반드시 좋지 않은 결과로 돌아옵니다. 더 실력을 키워 그 거품들을 거둬 내야죠. 


그렇게 본인의 역량에 맞는 목소리를 내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많아질 때 업계는 비로소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겠죠. 또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구요. 또 그런 개인들을 위해 메이저 샵이나 기업들을 환경적인 지원을 해줘야겠죠. 


저에게 가장 많은 피(fee)를 주는 것은 이상봉 선생님이에요. 나랑 일하는 사람은 모두 최고의 프로이기 때문에 그에 알맞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프로의 마인드인거죠. 




<디자이너 이상봉의 패션쇼에는 오민 원장의 모든 헤어를 담당한다>


 

Q. 패션, 헤어, 뷰티의 트렌드라는 것이 굉장히 빠르게 흐르고 매 순간 변화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점은 사실 요즘 직장인들이 겪는 빠른 세태 변화, 매일매일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는 능력과도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트렌드라는 것은 어떤 근본 없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은 아니에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하고 그 흐름 사이사이로 튀어나오는 것들을 잘 캐치해야하죠. 여기에 동반되어야 하는 것은 학습, 정보, 그리고 예측입니다. 

우선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기술, 기법부터 용어에 대한 이해까지 그런 기저적인 부분을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리 감이 좋아도 쓸모가 없죠. 이미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니까요. 


흐름을 잡을 수 있는 깊이 있는 공부, 또 그를 보완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합니다. 항상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열어두어야 해요.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인 이슈들을 잘 살펴야 하구요. 트렌드는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융합입니다. 이곳저곳에서 개성 있는 색들이 보기 좋게 혼합되는 것이에요. 이런 학습과 정보를 통해 흐름과 감이 잡힌다면 이것에 대한 예측이 필요합니다. 이 트렌드는 얼마나 갈 것인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렇다면 나의 디자인적인 요소들에는 어떻게 반영을 할 것인가 하는, 예측 말이죠. 


이 모든 걸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물론 부지런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다들 알지만 어려워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죠. 저는 사실 하루에 4시간 이상 자지 않아요. 자는 시간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보고 듣고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그 이상자면 제가 해야 할 일을 모두 할 수가 없어요.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한다는 것은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책임이라는 것과 연관 짓자면 내 이름이 걸린 책임이 허용할 수 있는 수면의 시간은 4시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 허용할 수 있는 수면의 최대치는 얼마일까요?


 

<난해해 보이는 패션들도 투 라인으로 생산이 되어 대중들에게 보급이 된다>



Q. 사실 일반 대중들에게는 패션쇼는 굉장히 멋있게 보이지만, 어떨 때는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런어웨이를 대중들이 좀 더 쉽게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과거 ‘패션쇼’라는 것은 패션의 개념적인 부분들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죠. 거의가 전위적이었고 대중들이 이해하기 힘든 작품도 많았구요. 그런데 요즘 패션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중들과 그런 갭들이 현격하게 줄어들었어요. 지금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쇼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죠. 과장된 측면들은 제하고 현실적인 부분에 많이 다가섰다고 해야 할까요. 쇼에 일부러 키가 크지 않은 모델들을 쓰는 경우도 많이 생겼구요. 


또 메이크업이나 헤어 역시 과거에는 패션 경향에 맞춰 과장된 면이 많았지만 이제 점점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이 주를 이루고 있어요. 특별한 쇼를 제외하고는 거의 그렇게 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옷들이 쇼에 올라오더라도 그런 것들을 보통 투라인으로 나와서 고객 라인은 별로도 생산을 합니다. 지금 패션쇼에 올라오는 옷의 80~90%는 바로 매장에서 판매가 가능한 옷들이에요. 한 2년 전부터 그런 경향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하이패션이 점점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거죠. 요즘은 쇼 자체도 옷만 거의 원바이원으로 보여주고 퍼포먼스나 안무 같은 것들도 배제되는 추세죠. 


 

<청주비엔날레 공연에는 단청과 기와의 조화를 콘셉으로 작업했다>



Q. 오민 원장님께서는 쇼 작업을 하실 때 특별하게 염두에 두는 부분들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패션, 헤어, 메이크업 등이 조화를 이루어야 되니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A. 어떤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조합, 화합의 완성도겠죠. 패션쇼 디렉팅을 할 때는 헤어쇼가 아니기 때문에 헤어나 메이크업이 과해서 옷을 헤치는 경우는 없어야겠죠. 옷이 아닌 다른 것에 시선을 돌리게 하면 안 돼요. 옷에 시선을 맞추게끔 만들되 옷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연출을 해야 하죠. 


Q. 블로그, SNS 등 대중들이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채널들이 많아지면서, 패션 트렌드는 빠르고 넓게 순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중들의 수준도 확실히 높아졌구요. 이런 변화는 사실 즐거운 일이죠. 뷰티 디렉터의 입장에서 대중들의 요구가 많아질수록 그 산업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다만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뷰티 업계, 헤어, 메이크업 같은 업계의 역량이 대중들을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드렸다시피 아직까지 메이저 헤어샵 같은 곳에서 처우의 개선 같은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환경도 예전보다 그리 나아진 것이 없으니까요. 채널이 많이지며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을 늘어났지만, 대중들의 요구를 못 따라가고 있는 입장이죠. 그런 면에서 우리 디자이너들이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오민 원장은 오민코삽스가 기점이 되어 한국 뷰티 업계가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다>



Q. 뷰티 업계 쪽에서는 가장 성공하신 분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요즘 청년 실업이나 직장 문제로 고민하는 청춘들이 많습니다. 이 시대의 젊은 영혼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말이 있을까요?


A. 지금의 고난이나 고통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없을까.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그런 것을 잊고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서 받아들이고 헤쳐서 나가는 것이죠. 그러면서 오는 스트레스나 고생은 딱 그 순간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자양분 삼아서 훗날의 더 큰 내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이 즐겁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은 잘 된 사람들도 언젠가 한번 겪었던 일들이고 지금이 나에게는 그 시기일 뿐이다. 라고 마음을 먹는 거죠. 하루살이는 하루만 더 살아도 영원을 더 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흘러가고 있는 1초, 1분은 다시 돌아오는 시간이 아니죠. 좌절을 할 것이냐, 즐길 것이냐, 선택하는 것은 여러분입니다. 무얼 선택할 지는 이미 정해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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